오늘도 '욕먹을' 각오하고 지하철에 탔다

신지수 입력 2021. 12. 3. 15:45 수정 2021. 12. 3.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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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오전 7시 45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평소라면 1분도 안 돼 출발했을 전동차가 10분 넘도록 멈춰서 있습니다.

장애인 단체의 기습 시위로 서울지하철 5호선의 운행이 오전 한때 차질을 빚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늘 오전 7시 46분부터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공덕역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장애인 단체의 시위로 중단됐다가, 8시 35분부터 재개됐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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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3일) 오전 7시 45분, 서울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

평소라면 1분도 안 돼 출발했을 전동차가 10분 넘도록 멈춰서 있습니다. 장애인들이 휠체어로 전동차 문을 막았기 때문입니다.

"많은 시민들이 생업을 위해 출근하셔야 합니다. 지하철 운행 방해 10분 경과됐습니다. 출근길 발목 잡히신 시민들 고충을 생각해 주십시오."

영등포경찰서 경비과장의 경고방송이 울립니다. 열차에 탄 일부 시민들의 눈초리도 휠체어에 매섭게 꽂힙니다.


장애인 단체의 기습 시위로 서울지하철 5호선의 운행이 오전 한때 차질을 빚었습니다.

서울교통공사는 오늘 오전 7시 46분부터 지하철 5호선 여의도역에서 공덕역 구간의 전동차 운행이 장애인 단체의 시위로 중단됐다가, 8시 35분부터 재개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구간 외에 다른 곳에서도 연쇄적으로 전동차 운행이 지연됐습니다.

전국 장애인 차별철폐연대는 내년 예산안에 장애인 이동권 보장 예산이 반영되지 않은 데 항의하기 위해 서울 마포구에 있는 홍남기 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집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시위를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부 장애인들은 여의도 버스환승센터에서, 마포구 방향 도로를 막고 기습 시위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장애인들은 오늘 '세계 장애인의 날'을 맞아 20년이 지나도록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알리기 위해 지하철과 버스를 막았다고 말합니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은 2001년 1월 오이도역 장애인 노부부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20년이 지난 지금도, 장애인이 맘 편하게 이동하기는 어려운 게 현실입니다.

대표적으로 저상버스 보급률은 2020년 기준 27.8%입니다. 서울은 보급률이 57.8%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인천과 울산의 저상버스 보급률은 각각 22.7%, 12.3%에 불과합니다.

올해 상반기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반버스를 대·폐차할 때 저상버스 도입을 의무화하는 법안을 발의했습니다.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장애인 콜택시의 지역 간 편차를 줄이는 등의 내용이 담긴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하지만 이 법안들은 발의만 됐을 뿐, 12월이 되도록 여전히 국회에 멈춰서 있습니다. 장애인단체들은 올해 안에 이 법안들을 통과시켜달라며 거리로 나선 겁니다.

집회에 참여한 한 장애인 활동가는 "국회도, 청와대도 찾아가봤지만 바뀌지 않았다"라며 "출근길 지하철을 붙잡아야 시민들이 우리가 무엇을 요구하는지 알고, 세상이 조금씩 바뀐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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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지수 기자 (js@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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