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야드' 곧 여자 장타자 기준 된다..PGA선 100명 돌파 가능성 [오태식의 골프이야기]

오태식 2021. 12. 3.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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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 장타자 존 댈리 처음으로
PGA 투어서 300야드 이상 날려
2022 시즌 초반 101명 기록 중
올 LPGA투어 290야드 첫 돌파
LPGA 2부투어선 300야드 육박
PGA 장타 1위 브라이슨 디섐보. <사진 AP연합뉴스>
LPGA 장타 1위 아네 판 담. <사진 EPA연합뉴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처음 평균 300야드 이상을 친 선수는 1997년 존 댈리(미국)다. '장타의 전설' 댈리는 그해 평균 302.0야드를 날려 첫 '300야드 클럽'의 주인공이 됐다. 육중한 몸에다 엄청난 파워를 무기로 댈리는 장타자로서 한 시대를 풍미했다. 1991년부터 2002년까지 12년간 단 한 번을 제외하고 PGA 장타왕을 놓친 적이 없고 2002년까지 300야드 이상을 친 선수는 그가 유일했다. 댈리 이후 '300야드'는 장타자의 기준이 됐다. 장타자라고 한다면 적어도 300야드는 찍어야 통했다.

올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장타 랭킹 1위에 오른 아네 판 담(네덜란드)은 LPGA 사상 처음으로 평균 290야드를 넘겼다. 평균 290.8야드를 날렸지만 판 담은 올해 상금랭킹 120위에 머물러 시드를 잃고 퀄리파잉 토너먼트 최종전에서 2022 시드를 노리고 있다. LPGA 2부투어인 시메트라 투어에서도 처음으로 290야드 이상을 친 선수가 나왔는데, 장타 1위에 오른 사라 화이트(미국)는 무려 298.6야드를 기록했고 2위인 베일리 타디(미국)도 293.2야드를 기록했다. 여자골퍼 중에서도 '300야드 장타자'가 곧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한때 남자 장타자의 기준이었던 '300야드'는 이제 몇 년 후에는 여자 장타자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PGA 투어에서는 300야드를 치면 지금은 '평균 거리'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한 시즌 300야드 이상을 치는 선수들이 100명을 넘어설 날도 조만간 올 것 같다.

현재 9개 대회를 치른 2021~2022 시즌 PGA 투어에서 300야드 이상을 치고 있는 선수는 101명에 이른다. PGA 사상 처음으로 100명 돌파도 가능한 분위기다. 캐머런 영(미국)이 323.0야드를 날리면서 장타 랭킹 1위에 올라 있고 안병훈(322.4야드), 잰더 셔플레(322.1야드), 로리 매킬로이(321.1야드)가 2~4위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해 323.7야드를 날려 장타왕에 올랐던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아직 대회에 한번도 출전하지 않아 새로운 시즌 장타 통계에는 올라 있지도 않다.

2019~2020 시즌 72명에서 지난 시즌에는 61명으로 잠시 줄어 들기는 했지만 300야드 이상 치는 선수 숫자는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2015년 27명이던 '300야드 클럽' 선수는 2018년 50명으로 늘었고 올해 초반이기는 하지만 100명을 넘어 섰다.

PGA 투어 300야드의 역사는 '장타 혁신가의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 최초의 장타 혁신가로는 '골프 전설' 샘 스니드(1912~2005)를 꼽을 수 있다. 그가 활약하던 시절 경쟁자였던 바이런 넬슨(192~2006)이나 벤 호건(1912~1997)과는 전혀 다른 홀 공략을 했다. 넬슨이나 호건이 '정확성'을 무기로 당대를 풍미했다면, 스니드는 공이 러프로 가더라도 일단 멀리 치는 '장타'가 중요하다고 봤다. 당시에는 스니드의 홀 공략을 무지하다고 본 전문가도 많았지만 결국 그는 PGA투어 최다승(82승)을 기록하며 자신이 옳았다는 것을 증명했다. 그때는 광인 취급을 받았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당당히 혁신가로 평가받고 있는 것이다.

골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설' 타이거 우즈(미국)도 장타 혁신가 중 한명이다. 20대의 젊은 우즈가 전성기를 구가하던 시절, 그의 파5홀 공략은 늘 화제가 되곤 했다. 다른 선수들보다 10~20야드 더 멀리 치기 때문에 디봇 자국 하나 없는 완벽한 조건에서 샷을 할 수 있었고 버디 기회도 더 많이 만든다는 것이다. 댈리가 300야드를 처음 쳤던 1997년, 그해 장타 랭킹 2위에 올랐던 선수가 바로 우즈였다. 우즈는 2006년까지 10년간 한 해만 빼고 아홉 번이나 장타 랭킹 10위 안에 들었다. 그 10년 동안 '넘을 수 없는 벽' 같았던 댈리 때문에 장타왕에 오른 적은 없지만 2위에만 네 차례나 들면서 장타자로서 명성을 날렸다. 우즈도 2004년 301.9야드를 날리면서 '300야드 클럽'에 처음 들었다. 2005년에는 316.1야드(2위)로 자신의 최장타 기록을 세웠다.

지금 PGA 투어에는 또 다른 장타 혁신가가 있다. 바로 '필드의 과학자'에서 몸무게를 20㎏이나 늘리고 '필드의 헐크'로 변신한 디섐보다. 디섐보는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스니드와 비슷한 행보를 하고 있다. 장타를 만들기 위한 그의 노력은 거의 '광인'에 가깝다. 그는 장비를 바꾸고 근력 운동을 하는 것으로는 거리 늘리기에 한계가 있다고 봤다. 그래서 아예 헐크처럼 몸집을 키우기로 했다. 그리고 엄청난 기록을 만들어 내고 있다. 많은 골프팬들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심지어 디섐보는 400야드를 치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 놓고 있다. 그래서 골프가 계속되는 한 장타의 진화도 계속된다. [오태식 골프포위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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