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머니]"내년엔 여행 가자" 새해 앞두고 '목표 도전' 금융 상품 가입 '봇물'

유현욱 기자 2021. 12. 3.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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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돈·명품 구입 수요 등 겨냥
소확행 중시 MZ세대 욕구 자극
케뱅 '챌린지박스' 이틀만에 1만명
카뱅 '26주 적금'도 3년째 인기
우리銀, 200일간 소액 자동적립
농협銀 절약실천 상품도 호응
[서울경제]

직장인 나서경(35·가명) 씨는 3개월 앞으로 다가온 결혼기념일 기념으로 국내 여행을 떠나기 위해 300만 원 정도 목돈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매주 5만 원을 모을지, 10만 원을 적금할지 계산기로 두드리다 보니 생각보다 복잡해서 귀찮아졌다. “시작이 반이라던 옛말이 틀리지 않구나.” 포기하려던 찰나 서경 씨는 어제 한 경제 신문에서 본 케이뱅크의 목돈 모으기 신상품이 떠올랐다. 바로 휴대폰에 애플리케이션(앱)을 깔고 몇 차례 터치를 하니 12주간 매주 금요일 23만 256원씩 모으면 된다고 단숨에 알려줬다. 돈을 넣은 걸 잊지 않게끔 자동이체 설정도 손쉽게 할 수 있었다. 서경 씨는 돈을 모으다 급전이 필요하면 일부를 중도에 인출할 수 있다는 안내 문구에 한결 안심이 됐다.

새해를 한 달가량 앞두고 인터넷 전문 은행을 중심으로 결심 금융 상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 연말·연초에는 한 해를 돌아보고 새해를 맞이하면서 목돈 마련을 위한 적금 계획을 세우는 이들이 많다. 케이뱅크는 이런 수요를 포착해 지난 1일 자동 목돈 모으기 서비스인 ‘챌린지박스’를 내놓았다. 3일 챌린지박스에는 출시 이틀 만에 약 1만 명의 고객이 가입해 10억 원 이상이 쌓였다. 챌린지박스는 이름대로 도전 욕구를 자극하는 나만의 계좌명을 붙일 수 있는 가상 저금통이다. ‘2022년 유럽 여행가자’ ‘나에게 명품지갑 선물하기’ ‘가족모임 소고기 쏘기’ 등 케이뱅크가 추천하는 목록에서 고를 수도 있다.

케이뱅크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추구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취향을 감안해 목표 금액은 500만 원 이내로 제한했다. 목표 기간은 30~200일이다. 기본금리는 연 1.5%이며 목표일까지 목표액을 달성하면 우대금리 연 0.5%포인트가 적용돼 최고 연 2.0%의 이자를 받을 수 있다. 몇 주 돈을 못 넣어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남은 기간 모아야 하는 돈을 자동으로 재설정해줘 이를 납입하면 그만이다. 목표 금액과 ‘매주 입금액+이자 지급액’의 합이 차이가 날 때 케이뱅크가 10원 단위 내외로 보전하는 끝전 채움 기능은 짠테크(짠물+재테크)족들의 구미를 당기는 요소다.

/카카오뱅크

‘티끌 모아 태산’ 정신을 실천하려면 카카오뱅크가 2018년 6월 내놓은 ‘26주 적금’에 도전해도 좋다. 매주 납입 금액을 최초 가입 금액만큼 늘려가는 독특한 방식으로 1,000원 상품의 경우 첫 주 1,000원, 2주차 2,000원, 3주차 3,000원을 넣는 구조다. 26주 동안 모이는 원금만 35만 1,000원이다. 기본금리는 연 1.50%, 자동이체 시 최대 0.50%포인트 우대금리를 더 얹어준다.

26주 적금은 매주 납입에 성공하면 카카오프렌즈 캐릭터가 쌓여 재미를 더한다. 또 도전 현황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친구·가족들과 공유할 수 있어 서로 독려하며 의지를 다잡을 수도 있다.

카카오뱅크가 2019년 9월 17일부터 2021년 9월 26일까지 중도 해지된 계좌를 분석해보니 14.3%가 첫 주에 해지됐다. 2주 차부터는 중도해지율이 5%대로 떨어져 26주 차에 가까워지면 2%대로 감소했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노력한 시간이 쌓일수록 쉽게 포기할 수 없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26주 적금은 올 3분기 기준 109만 계좌가 신규 개설됐다.

인터넷은행들뿐만 아니라 시중은행에서도 유사 상품을 찾아볼 수 있다. 공통적으로 6개월에서 1년 사이의 단기 적금이다. 신한은행은 일주일에 세 번만 마음먹고 저축하자는 콘셉트의 ‘쏠편한 작심3일 적금’을 판매하고 있다. 가입 금액은 5,000~3만 원(5,000원 단위)으로 가입 기간은 6개월이다. 기본금리 연 1.5%에 우대금리 0.3%포인트를 더해 최고금리는 연 1.8%다.

우리은행은 200일간 출석 도장 찍듯 매일 소액을 자동 적립하는 ‘200일 적금’을 판다. 가입 금액은 하루 3만 원 이하다. 기본금리는 연 1.2%이며 우대 조건을 모두 충족한 최고금리는 연 2.5%다. 하나은행은 영업일마다 “커피값, 담뱃값을 아껴 저축하자”는 알림 문자를 발송하는 ‘오늘은 얼마니?’ 적금을 운영하고 있다. 친구·가족과 동반 가입하고 이자를 하나머니(포인트)로 적립하면 최고금리 연 1.85%를 적용 받을 수 있다.

농협은행 ‘NH샀다치고 적금’은 절약에 성공했을 때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출시 3개월 만에 2만 계좌를 돌파했다. 커피·교통·담배 등 소비와 관련된 아홉 가지 아이콘을 원하는 이름과 금액으로 설정하고 소비를 참았을 때 해당 아이콘을 클릭해 입금하면 우대금리를 적용해준다. 최고금리는 연 2.6%다.

대형 유통사들과 한시적으로 진행하는 제휴 이벤트도 따져보면 한 푼이라도 더 챙길 수 있다. BNK부산은행은 지난 5월 CJ CGV와 손잡고 40주 동안 매주 5만 원 이상 적금을 불입해 최종 200만 원을 모으면 최대 6만 9,000원 상당의 CGV 쿠폰 13장(영화 할인권, 매점 콤보 할인권, 포토플레이 이용권, 영화 무료 관람권 등)을 제공하는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유현욱 기자 abc@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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