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고지 받은듯 살았던 20대, 시즌2 컴백 소망"..'지옥' 유아인의 특별함(종합)

이승미 2021. 12. 3.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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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어디서도 본 적 없던 완전히 새로운 사이비 교주. 배우 유아인(35)이 연기했기에 탄생할 수 있었다.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지옥'. 극중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 역을 맡은 유아인이 3일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한국 영화사에 길이 남을 악역 조태오를 탄생시킨 '베테랑', 조선 역사상 가장 비극적인 가족사의 주인공인 사도세자를 극적으로 연기한 '사도', 한 마디 없이 복잡한 인물의 모든 것을 섬세하고 완벽하게 그려낸 '소리도 없이'까지 출연하는 작품마다 절대 잊을 수 없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배우 유아인. 그가 자신의 첫 넷플릭스 작품인 '지옥'을 통해서 또 다시 필모그래피에 남을 역대급 캐릭터를 완성했다.

'지옥'에서 유아인이 연기하는 정진수는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지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신의 계시라고 주장하는 신흥종교 새진리회를 이끄는 리더다. 신의 의도를 깨달았다며 누구도 죄 짓지 않는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며 정의롭게 살 것을 사람들에게 설파하며 짧은 시간에 어마아머한 추종자를 불려온 그는 사실 다른 사람에게는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간직하며 살아왔다.
Jung Jinsu

이날 유아인은 '지옥'의 첫 감상부터 이야기하며 인터뷰를 시작했다. "처음 봤을때는 작업자 입장에서 보기 보다는 시청자 입장에서 보게 됐던 것 같다. 작업자 입장에서는 작품을 보면 그 작품을 평가 하게 되고 내 연기의 흠결을 찾아보게 되는데, 유독 '지옥'은 말 그대로의 감상이 가능했다. 극이 만들어 내는 몰입감을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몰아보다보니까 어새 6부가 다 끝나 있더라.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서 한꺼번에 전 회차가 공개되는 작품은, 그 작품을 한번에 몰아보게 하는 힘 같은게 중요한 것 같더라. 그런 의미에서 '지옥'은 그런 힘을 가지고 있는 작품인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 했다.

공개 직후 곧바로 전 세계 넷플릭스 콘텐츠 인기 순위 1위를 차지한 '지옥'. 1위를 차지한 소감을 묻자 유아인은 "다들 1등 좋아하니까 저도 좋아한다. 오래오래 1등 했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이어 "세계 1등이라는 타이틀을 아직은 어떻게 소화해야 할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냥 자연스럽게 플로우를 타보고 싶다. 신드롬과 1등이라는게 매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이런 플랫폼을 통해서 우리가 만든 작품이 월드와이드로 소개될 수 있다는 게 정말 기쁘고 반갑다. 작품에 대한 해석과 평가가 치열해지고 있는데, 더 많은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을 얻을 수 있다는게 배우로서는 굉장히 긍정적이고 고무적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품 자체에 대한 극찬 뿐 아니라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 유아인에게 역시 호평이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기분이 좋았던 반응에 대해 묻자 유아인은 "외국분들이 주시는 반응도 좋았지만 어떤 한국분이 유튜브에 남기신 댓글이 기억 난다. '그래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 격이지'라는 내용이었다. 국가대표가 된 것 같아 기쁘면서도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며 쑥쓰러워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연기는 점점 더 어려워진다. 많은 분들이 잘한다고 박수를 너무 쳐주셔서 저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아진 것 같다 부담감도 있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관객들의 칼날 같은 시선도 있기 때문에 내가 노력하지 않으면 정말 큰일 나겠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좋은 연기에 대한 연구와 함께 유아인에 대한 선입견 혹은 기대감을 가지고 계신 분들과는 어떻게 호흡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또 나를 처음 보는 외국 관객분들에게는 어떻게 나를 보여줘야 할까라는 고민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적은 분량에도 작품 전체에 계속해서 보이지 않는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 극중 정진수 의장. 유아인은 이 같은 캐릭터를 표현하는데도 고민이 컸다고 전했다. "내가 이 연기를 즐기면서도 잘못 해내면 어쩌나라는 고민이 컸다. 정진수라는 인물은 많은 장면에 등장해서 자연스럽게 빌드업되서 몰입감을 만들어내는 것이 힘들고 최소한의 등장으로 최대치의 긴장감을 만들어야 하는 인물이었다. 미스터리 속에 있으면서도 극 전체에 마수를 뻗치고 있다는 무드를 만들어 내는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평소 작업보다 훨씬 긴장하면서 작업했던 것 같다. 한 씬 한 씬이 목표로 하는 것들을 반드시 성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원작 웹툰 속 캐릭터에 크게 구애 받지 않으려고 했다는 유아인은 "원작 웹툰을 미리 보진 않았다. 감독님을 만나 뵙고 시나리오를 먼저 본 후에 봤다. 제가 원작이 있는 작품을 꽤 했는데, 원작이 있기 때문에 영상화가 가능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창작자 입장에서는 원작이 족쇄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원작과 조금 달라지는 해석을 하기를 원하면서도 원작 팬들을 만족시키기도 해야 한다. 잘못 해석하면 원작 팬들에게 어마어마한 실망을 안길 수 있으니 부담이 큰게 사실이다. 그런 부담감을 벗어나기 위해서는 원작을 오히려 멀리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유아인은 극중 정진수 의장을 그동안 매체에 그려졌던 사이비 교주와는 다른 결로 표현하려 했다며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사이비 교주와는 조금 더 동떨어진 반전을 주는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 실제로 사이비 교주의 영상이나 래퍼런스를 봤을 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믿습니까!!!'이러는 면은 없더라. 오히려 조근조근하고 사람을 빨아들이는 마력이 있더라. 그런 모습에서 소스를 따오려고 했다. 진수는 출연 분량에 비해 극의 에너지와 힘을 만들어야 하는데 진수는 뭔가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었다. 이런 차이를 다른 배우분들과 가져가면서 조화롭게 녹여낼수있을까라는 고민이 컸다"고 말했다.
Jung Jinsu

극중 전반부에서 강렬하게 극장에 퇴장하는 정진수 의장이 시즌2에서 있을지 묻자 유아인은 "저야 돌아오면 좋죠"라며 웃었다. "적게 나오고 최대치의 효과를 내는 인물이 다가오면 올게 왔다 싶어서 하는 편이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정진수의 짧은 출연을) 아쉬워 해주셔서 감사하다. 저 역시 아쉬움 넘어로 재등장을 가장 바라고 있는 사람 중에 하나다"고 덧붙였다. 이어 "우리 작품은 6부작인데 1부, 2부로 나눠서 표현해주시더라. 그만큼 상당히 전반과 후반이 다른 느낌으로 하나의 시즌에 묶인 작품인데, 제가 등장했던 초반까지는 좀 불안하고 이걸 받아들여야 하나라는 혼란이 있고, 또 3부에는 큰 충격이 있고 그렇게 격정적으로 흘러갔던 것 같다. 반면 후반은 안정적인 드라마로 흘러가는 것 같다. 괴물들이 만든 디스토피아 속에 살아가는 이야기가 후반부에 진행되면서 인간성, 이 시대의 휴머니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볼 수 있게 해줬던 것 같다"고 감상을 전했다.

이날 유아인은 극중 정진수 의장처럼 '20년 뒤에 죽는다는 고지를 받는다면 어떤 삶을 살 것 같냐'는 질문에 "저는 작품 속 같은 고지를 받지는 않았지만 20대를 고지를 받은 것 처럼 살았다. 상당히 느끼한 겉멋과 느끼한 허세에 찌들어서 '난 서른쯤에 죽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살았다. 그런데 그런 분들 많더라"고 솔직하게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진수와는 좀 달랐지만 그렇기에 나를 좀 더 과감하게 던지고 과감하게 도전하고 과감하게 실험하면서 살아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정말 내일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에너지로 살았다. 정말 다음이 없는 것 같은 상태로 살았다. 진수를 연기하면서 저의 20대 시절이 떠올라서 그 시절의 치기를 비웃게 되더라"라며 "사실 우리가 작품 속에서 처럼 고지를 받지 않았지만 언젠가 다들 죽는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살지 않나. 죽음은 언제나 우리 주변에 존재하지 않나. 그 앞에서 유아인의 태도는 20대 보다는 조금 정제된 도전, 정제된 성정을 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최근 전 세계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 콘텐츠와 한국 아티스트들. 유아인은 세계 시장을 위해 지켜야 할 것들은 묻는 질문에 "오히려 너무 크게 의식하지 않는게 중요한 것 같다. 그냥 하던대로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리고는 "영화도 천만관객 영화가나오면 그런 비슷한 수많은 영화가 나오지 않나. 그런 건 지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뭔가 너무 많이 의식하는게 아니라 만들고자 하는 것을 계속 만들어낸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작품이 탄생한다고 생각한다. 세계 무대를 향한 용기와 내수시장을 향한 용기가 달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 또한 다르지 않다. 그렇게 해야 지금의 반응들이 단기적으로 끝나지 않고 장기적으로 이어질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지옥'은 '반도', '염력', '부산행' 등을 연출한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유아인을 비롯해 김현주, 박정민, 원진아, 양익준, 김도윤, 김신록, 류경수, 이레 등이 출연한다. 지난 달 19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돼 스트리밍 중이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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