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부 학폭 누명에 2차 피해까지..유망주들 '강제 은퇴'
[앵커]
지난해 대구의 한 고등학교 야구부에서 선배 선수가 야구 방망이로 후배들을 폭행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학교 측이 진상조사 없이 사건을 서둘러 축소, 은폐하는 과정에서 여러 선수가 야구를 그만두게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박진영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해 1월, 대구의 한 고교 야구부에서 고3 A 군이 야구 방망이로 후배들을 마구 폭행한 사건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학교는 우발적으로 일어난 경미한 사건으로 교육청에 보고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로부터 1년 뒤, 야구선수 윤정훈 군은 이 학폭 사건의 가해자란 이유로 자격 정지 1년을 통보받게 됩니다.
폭행을 당한 후배들이 윤 군이 가해자가 아니라고 밝혔지만 징계는 번복되지 않았고, 윤 군은 선수 생활을 포기해야 했습니다.
[윤정훈/대구 ○○고 야구부 : "학교 측에서 어떠한 조사도 없이 사실 관계도 확인 안 하고 학폭을 한 사실이 없는데, 학폭 가해자라고 말하니깐 당황스럽고"]
하지만 최근 교육청 감사에서 학교가 사실 확인도 없이 윤 군을 가해자로 잘못 기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게다가 학폭 피해 학생들이 2차 피해를 봤다는 의혹도 제기됐습니다.
학폭 피해자인 투수 B 군이 당시 머리를 맞아 피가 난 것을 많은 학생들이 목격했는데, 학교에선 B 군의 부상이 폭행과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후, B 군이 경기에 집중적으로 출전하게 됐다는 겁니다.
실제 B 군과 다른 고3 투수들과의 등판 이닝 수는 많게는 16배 차이 납니다.
때문에 다른 선수 3명은 4년제 대학 입학 기준인 최소 10이닝 이상 규정을 충족시키지 못했습니다.
[피해학생 아버지/음성변조 : "학폭 사건을 무마시키고 조작하려고 특정 학생만 밀어주고 나머지 애들은 전혀 기회를 못 얻고 대학 원서를 못 쓰는 입장.."]
KBS가 해당 학교와 감독에 사실 여부 확인을 요청했지만 끝내 답변을 거부했습니다.
KBS 뉴스 박진영입니다.
촬영기자:신상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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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기자 (jyp@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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