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수출 금액' 신기록 이면의 3大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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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월 수출(통관 기준)이 604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월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율로도 32.1%이고 1∼11월 연간 증가율도 26%를 넘었으니 대단한 수출 호황임은 맞다.
지난 3분기 경우 경제성장률은 4.0%(전년 동기 대비)였는데 26%나 증가했던 수출에도 불구하고 순수출, 즉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부문의 성장률 기여도는 그것의 10분의 1인 0.4%P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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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지난 11월 수출(통관 기준)이 604억 달러로 집계되면서 월간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증가율로도 32.1%이고 1∼11월 연간 증가율도 26%를 넘었으니 대단한 수출 호황임은 맞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내수 성장 기반이 거의 무너진 상황에서 수출이라도 활황인 것은 정말 하늘이 돕는 다행이다.
그러나 찬찬히 들여다보면 기록적인 증가율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우리 경제를 떠받들고 있지는 않음을 알 수 있다. 지난 3분기 경우 경제성장률은 4.0%(전년 동기 대비)였는데 26%나 증가했던 수출에도 불구하고 순수출, 즉 수출에서 수입을 제외한 부문의 성장률 기여도는 그것의 10분의 1인 0.4%P에 불과했다. 2분기도 성장률은 6.0%였는데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절반 정도인 3.2%P에 지나지 않았다. 1분기도 성장률은 1.9%였으나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6%P에 불과했다. 수출 증가율이 몇 십 퍼센트가 돼도 순수출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정도는 미미하기 그지없다.
왜 그런가. 가장 중요한 이유는, 수출 통계는 금액통계이고 경제성장 통계는 물량통계라서 그렇다. 수출 물량이 같아도 수출 가격이 올라가면 수출 금액은 당연히 올라간다. 수출 물량이 증가하지 않으면 성장률 상승이나 고용 증가가 없다. 실제로 지난 4∼10월 연속 7개월 동안 달러 표시 수출 가격 상승률은 20%를 넘었다. 올해 수출 증가는 거의 대부분 수출 가격의 상승 때문임을 말해 준다. 수출 가격이 오르면 대체로 수출 물량의 감소로 이어진다. 실제로 수출 물량은 계속 줄어 9월에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 이상 줄어들었다.
둘째 이유는, 우리나라 수출의 특성상 수출이 늘기 위해서는 반드시 원료나 원자재 등 수입이 늘어나야만 하는 구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출증가율 이상으로 수입증가율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의 기록적인 수출증가율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쌓이는 이유는 이렇다. 수출 증가가 주로 수출 가격 상승이라서 수출 물량은 줄어들고 있으며 수출 물량 감소 때문에 수출 금액마저도 그 증가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이유는, 국내 기업이 해외로 빠져나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2010년대 전반만 하더라도 연간 300억 달러를 넘지 않던 해외 직접투자가 2019년 644억 달러, 2020년 569억 달러를 기록했고, 올해 상반기에는 278억 달러로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에도 거의 600억 달러, 원화로는 72조 원의 해외 집접투자가 일어나는 셈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내 설비투자 총액이 174조 원인 데에 비춰보면 국내 기업의 해외 직접투자는 국내 설비투자의 41%나 되는 셈이다. 결국, 기업의 국내투자가 위축되면서 수출 기지를 국내에서 해외로 빠르게 옮겨가는 중이라는 것이다. 앞으로 수출 기반과 성장 기반 및 일자리가 동시에 사라질 것임을 시사한다.
이제 정부는 무엇이 우리나라 기업을 해외로 내몰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 녹슬어 고철 덩어리가 돼 가고 있는 수출공단을 되살리는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도시 재생만 필요한 게 아니라, 1990년대 이후 한국 경제를 꽃 피웠던 구미·울산·대불·군산 등 대표적 수출공단을 재생시켜야 한다. 그리고 그 재생의 중심에는 돈만 뿌리는 정부가 아닌 기업이 자리 잡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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