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 유아인 "'세계 무대엔 유아인이 제격이란 댓글 기억남아"[EN:인터뷰①]

이민지 2021. 12. 3.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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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일부 포함돼 있습니다

지난 11월 19일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지옥'은 예고 없이 등장한 지옥의 사자들에게 사람들이 지옥행 선고를 받는 초자연적인 현상이 발생하고, 이 혼란을 틈타 부흥한 종교단체 새진리회와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는 이들이 얽히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배우 유아인은 새진리회 의장 정진수로 분했다. 고지와 시연으로 세상이 혼란해진 틈을 타 자신만의 정의를 설파하며 새진리회를 일으킨 인물이다. 유아인은 정진수의 강렬한 카리스마, 속내를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모습을 완벽하게 표현하며 '지옥' 초반부를 이끌었다.

- '지옥' 시청 소감은? ▲ 처음 봤을 때는 작업자 입장에서 보기 보다 관객, 시청자 입장에서 더 크게 봤던 것 같다. 작업자 입장에서 보게 되면 평가하고 판단하게 되고 내 연기의 한계를 찾아내려고 애쓰는 시도들이 가해져 정상적 감상이 불가능한데 '지옥'은 감상이 가능한 작품이었다. 극이 만들어낸 몰입감을 나도 쭉 따라가면서 자연스럽게 몰아보기 하다보니 6부가 끝나있더라. 신기하고 재밌는 경험이었다. 넷플릭스란 플랫폼을 통해 한번에 전회차가 공개되는 드라마는 몰아보기를 하게 하는 힘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더라. 그런 면에서 힘있는 작품이라는 안도감을 가질 수 있었다.

-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데 뜨거운 반응을 실감하나 ▲ 다들 1등 좋아하고 나도 1등 좋다. 오래오래 했으면 좋겠다. 세계 1등 그런걸 어떻게 소화할지 모르겠어서 그냥 느껴보고 있는 중이다. 배우로서 이런 걸 느낄 수 있는 걸 감사하며 어떻게 소화해야하지 정도의 상태다. 신드롬, 1등은 전세계를 무대로 매일 일어나는 현상은 아니겠지만 이런 플랫폼을 통해 우리의 작품이 월드와이드로 소개될 수 있다는게 가장 반갑다. 작품의 해석, 평가가 점점 치열해지는 과정 속에서 조금 더 폭넓은 반응들, 세계 관객들의 피드백들을 얻으면서 총체적으로 가져올 수 있다는게 배우로서 고무적이다.

- '지옥'이 다소 어려운 주제에도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 나는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유행하는 소재들이 있지만 지옥과 천국의 콘셉트는 영원 불멸 트렌디한 소재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렇다면 수도 없이 해석되고 표현되고 은유됐을 지옥이라는 것을 2021년 연상호라는 창작자가 만들어낸다면 어떤 재미가 있을까 생각해서 참여했다. 그렇게 어렵게 받아들일게 없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인터넷 세상, 정치판에 대한 풍자일 수도 있다. 검증되지 않은 믿음과 정보에 대한 맹신과 공격 같은 현상은 너무 쉽게 목격할 수 있다. 괴수가 나오는 것 같은 오락적인 작품, 그런 흥미진진한 진행 속에서 기저에 깔려있는 메시지가 현실적이고 동시대의 맥락을 정확히 짚어내고 있다고 생각해서 만듦새가 마음에 들었다. 무겁게만 한게 아니라 오락성 짙은 작품에서 간결하게 메시지를 녹여냈다고 봤다.

- 뜨거운 세계적 호응 속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평이 있나 ▲ 너무 기분 좋다. 제일 기분 좋았던건 외국분들이 주시는 반응도 좋았지만 어떤 한국 분이 유튜브에 남기신 댓글이었다. '세계 무대에 내놓으려면 유아인이 제격이지'라는 말씀을 주셨다. 국가대표가 된 것 같은 기분도 들고 기분 좋고 부담스러웠던 기억이 있다.(웃음)

- 배우 유아인의 연기에 대한 극찬이 쏟아지고 있는데 ▲ 연기는 사실 점점 어려워진다. 그동안 박수를 많이 쳐주셔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다는 부담감이 생겨나는 것 같다. 조금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것 같은 관객분들의 칼날 같은 시선도 느껴져서 정신 바짝 차리지 않으면 위험할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한다. 단순히 좋은 연기에 대한 연구와 함께 유아인이란 이미지를 저마다의 것으로 가져가는 관객분들과 어떤 호흡을 만들어나가야 하지 생각도 한다. 아예 처음 접한 외국 관객분들께는 다르게 받아들여질테니 어떻게 깨끗한 표현을 전달할까 고민이 여러가지로 뻗쳐나가고 있다. 이미 만들어진 캐릭터가 있고 나는 소화하는 인물이니까 내 마음의 끌림에 가장 가깝게, 내 이해에 가장 근접하게 표현하려고 노력하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현장에 임하고 있다.

- 연상호 감독이 가장 마음에 가는 캐릭터로 정진수를 꼽았고 유아인이 정진수 캐릭터를 예민하게 포착하고 섬세하게 표현해줬다고 말했다. 어떻게 정진수 캐릭터에 접근했나 ▲ 주어지는 캐릭터 정보들이 있다. 사이비 종교의 교주, 비교적 젊은 나이에 그런 일을 감당하고 있다, 처음부터 밝히고 가는 전사는 아니지만 충격적인 전사를 가지고 있고 미스터리한 인물이다. 그 정도 정보를 가지고 감독님과 레퍼런스 공유, 토론을 통해 구체화 시켜나가고 입체적으로 인물을 만들어나갔다. 크게 유념한건 우리가 생각하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 동떨어진, 반전을 줄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드는게 재밌지 않을까 생각했다. 실제로 사이비 종교 교주분들 영상이나 오디오를 접해서 봤을 때 우리가 생각하는 '믿습니까?!' 그런 분들은 없더라. 나긋나긋 조근조근하고 마력을 가지고 있더라. 오히려 그런 분들께 정진수와 비슷한 힘이 느껴져서 소스를 따오기도 했다. 진수는 특히 출연 분량에 비해 핵심적으로 극에 에너지와 긴장감을 만들어내야 하는, 장르적 표현이 이뤄져야 하는 인물이라 그 수위를 어느 정도로 가져갈지 고민이었다. 다른 인물들에 비해 선이 굵은 캐릭터이다. 다른 인물들이 땅에 발을 붙이고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 것 같은데 진수란 인물은 떠있는 것 같은 느낌이 있어서 그런 차이를 가져가면서도 다른 배우들과 어떻게 조화롭게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이 컸다. 촬영이 진행되고 다른 배우들과 합을 이루면서 밸런스를 잡아갔다.

(인터뷰②에 이어)

뉴스엔 이민지 o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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