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디추싱, 결국 상장폐지..자국 기업 안 내준단 中 전략 통했나

김무연 2021. 12. 3. 11:19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공유차랑 업체 디디추싱이 결국 자진 상장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중국 기업은 해외에 지주사를 만들어 이를 통해 외국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해외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고, 외국자본은 지주사를 통해 중국 내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압박에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중국이나 홍콩 증시로 선회하는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뉴욕증시 자진 상장폐지..향후 홍콩 증시 입성 계획
中, 디디추싱 뉴욕 상장 이후 고강도 압박 지속
베이징증권거래소 여는 등 자국 상장 독려
美도 중국 기업 상장폐지 지침 내놓으며 퇴출 예고

[이데일리 김무연 기자]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중국 공유차랑 업체 디디추싱이 결국 자진 상장 폐지로 가닥을 잡았다. 디디추싱은 대신 홍콩 증시 상장을 노린단 계획이다. 미·중 두 패권 국가의 대립으로 상장을 준비 중인 다양한 중국 기업의 명운도 크게 뒤바뀔 전망이다.

디디추싱 로고(사진=AFP)
무릎 꿇은 디디추싱…뉴욕 증시 상폐 절차 들어가

3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디디추싱은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상장폐지 작업을 시작했다. 디디추싱은 이사회의 승인을 얻은 후 홍콩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디디추싱 측은 “필요한 절차에 따라 향후 적절한 시기에 이번 사항을 의결하기 위해 주주총회를 소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공개매수 일정 등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로이터통신은 지난주 중국 규제 당국이 데이터 보안을 이유로 회사의 최고 경영진에게 뉴욕증권거래소 상장폐지 계획을 강구하도록 압력을 가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앞서 회사는 중국 당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뉴욕 증시 상장을 택하면서 44억 달러(약 4조 9790억원)의 대규모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후 중국 당국은 디디추싱을 강하게 압박해 왔다. 국가인터넷정보판공실(CAC)은 개인정보 보호 규정을 심각하게 위반했다며 공식 조사에 착수했고 자국 앱스토어에서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을 퇴출시켰다. 또, CAC 등 7개 부처가 디디추싱을 방문해 현장 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재 디디추싱의 주가는 공모가 기준(14달러) 절반에 불과한 7.5달러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중국은 국가 보안을 이유로 자국 빅테크 기업의 해외 상장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지속적으로 보여왔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당국이 ‘가변이익실체(VIE)’ 구조를 이용한 중국기업 해외상장 금지를 추진 중이라고 전한 바 있다.

VIE는 외국 자본의 중국 기업 직접 투자를 막는 중국 당국의 규제를 피하는 일종의 우회 투자 기법이다. 중국 기업은 해외에 지주사를 만들어 이를 통해 외국자본으로부터 투자를 받거나 해외 증시에 상장해 자금을 조달하고, 외국자본은 지주사를 통해 중국 내 자회사를 실질적으로 지배하는 구조다. 알리바바나 바이두, 디디추싱도 이 방법으로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中 자국 거래소 증설 vs 美 중국 기업 상장폐지 지침 설정

대신 중국은 본토에 새로운 거래소를 잇따라 출범하며 본토 상장을 권고하고 있다. 자국 기업이 해외 증시에 상장되면 해외 규제기관의 감사 문제가 발생해 관련 정보가 유출될 수도 있다는 이유에서다. 중국 당국의 일련의 움직임은 기업의 민감 정보 유출에 따른 정치적 리스크를 줄이고 국내 자본 시장을 활성화하겠단 의도로 풀이된다.

지난달 15일에는 ‘베이징증권거래소’를 새롭게 출범했다. 이 거래소는 상장 기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혁신적인 기술이 검증된 중소기업의 장외 주식을 거래하는 거래소 ‘신삼판’에 등록된 기업 가운데 우수 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중국판 나스닥’인 커촹반을 만들어 중국 IT 기업을 적극 유치하기도 했다.

중국 당국의 이 같은 압박에 미국 증시 상장을 포기하고 중국이나 홍콩 증시로 선회하는 기업은 늘어나는 추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홍콩의 한 고위 자본시장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디디추싱의 선례를 보고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이제 홍콩 상장으로 선회해야 할지 살펴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도 중국 및 홍콩에서 상장한 기업이 감사에 응하지 않자 칼을 빼들면서 중국 기업의 미국 진출은 한동안 요원해질 전망이다. SEC는 기업에 중국 정부의 통제 여부 및 중국 정부가 보유한 지분율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할 수 있는 내용을 담은 세부지침을 정했다.

김무연 (nosmoke@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