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도 몰랐다, 아직 살아있는 울산의 희망

황민국 기자 2021. 12. 3.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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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울산 이청용(가운데)이 지난달 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전북과의 올해 마지막 맞대결에서 공을 안고 하프라인을 달려가고 있다. 프로축구연맹 제공


아직 전북 현대가 안심할 때가 아니고, 울산 현대도 포기할 때가 아니다. 올해 프로축구는 오는 5일 최종전을 앞두고 마지막까지 우승컵의 주인공을 장담할 수 없는 짜릿한 각본이 나왔다.

2위 울산(승점 71)은 지난달 28일 수원 삼성과의 K리그1 파이널A 37라운드에서 0-0으로 비기면서 선두 전북(승점 73)과의 승점 차가 2점으로 벌어졌다. 울산은 승점에 이어 순위를 결정짓는 다득점에서도 전북보다 7골이 부족한 터라 전북이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컵을 내줄 가능성이 높다.

홍명보 울산 감독(52)은 무관의 그림자가 짙어지는 어려움 속에 희망을 찾는다. 우승 가능성이 희박해진 것일 뿐 아예 사라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울산은 대구FC와의 안방 맞대결에서 최대한 많은 골 사냥과 함께 승점 3점을 따낸 뒤 전북의 최종전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전북이 제주를 상대로 비기거나 혹은 진다면, 역전 우승이 나올 수 있다.

원래 홍 감독의 장기가 위기에서 빛나는 라커룸 장악력이다. 그는 한국 축구가 처음이자 마지막 메달을 따낸 2012 런던올림픽에서 개최국 영국을 상대로 하프타임 ‘영국 X도 아냐’라는 육두문자까지 쓰면서 분위기를 뒤집은 이력이 있다. 울산 지휘봉을 잡은 올해에는 순위 싸움으로 선수들이 힘겨워할 때 합숙 대신 바비큐 파티를 열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홍 감독은 “선수들이 최대한 편한 마음으로 승리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게 나의 일”이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이 2년 전 최종전에서 전북에 우승컵을 빼앗겼던 악몽이 거꾸로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 울산은 그해 포항 스틸러스와의 최종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전북을 제치고 우승할 수 있었으나 1-4로 패배해 준우승에 그친 아픔이 있다. 이번엔 울산과 전북의 입장이 정반대다. 울산이 별다른 주축 선수의 누수 없이 최종전에 나선다면, 전북은 수비형 미드필더 류재문과 측면 수비수 김진수가 경고 누적으로 마지막 경기를 뛸 수 없다는 점도 변수다.

역전 우승을 꿈꾸는 울산에 반가운 일은 전북이 제주에 올해 고전을 면치 못했다는 사실이다. 전북은 올해 제주와 세 차례 만나 모두 비겼는데, 수원FC와 함께 유이하게 승리하지 못한 팀이다. 홍 감독이 파이널라운드 5경기를 시작하기에 앞서 경쟁팀을 잡아줄 동지구단으로 서로 약속한 팀들이기도 하다.

수원FC는 실제로 전북을 3-2로 꺾으며 약속을 지켰고, 제주만 남았다. 남기일 제주 감독은 “올해 전북과 승부를 내지 못했는데, 전북을 꼭 이겨보고 싶다”고 말했다. 올해 K리그1 득점왕(22골)을 사실상 예약한 제주 골잡이 주민규도 전북을 상대로 승리를 다짐하는 것은 똑같다. 울산 출신인 그는 직전 맞대결에서도 전북을 상대로 두 골을 터뜨렸다. 주민규 “제주가 내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를 가기 위해서라도 승리는 필요하다”며 “울산 팬들을 위해 내가 전북전에서 더욱 각성해 골을 넣으면서 이기겠다”고 말했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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