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우가 최고 GK였을까? [미리보는 K리그1 시상식]
[스포츠경향]
올해 프로축구 최고의 골키퍼는 과연 누구일까.
5일 K리그1 최종전을 앞둔 가운데 팬들을 설레게 만드는 베스트 일레븐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이 공개한 골키퍼 부문 후보군에는 5년 연속 베스트 일레븐에 도전하는 조현우(울산)를 비롯해 송범근(전북)과, 최영은(대구), 김영광(성남) 4명이 이름을 올렸다.
공개된 기록만 따진다면 조현우의 수상이 유력하다. 그는 올해 37경기를 모두 뛰면서 가장 많은 110개의 선방과 최다 무실점 경기(14회)를 펼쳤다. 흔히 골키퍼의 주요 능력으로 손꼽히는 선방률에선 지난해 77%보다 조금 떨어졌지만 72.85%로 후보군에선 송범근(73.28%)에 이은 2위를 기록했다.
반면 매년 발전하고 있는 송범근은 골키퍼로 치명적인 실책 실점을 가장 많은 세 차례나 저질렀다는 점이 아쉬웠다. 올해 베테랑의 저력을 보여준 김영광은 순발력이 떨어진 나머지 선방률(66.15%)과 선방 횟수(86회)에선 최하위에 그쳤고, 최영은은 무실점 경기가 가장 적은 11경기에 그치면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그런데 프로축구연맹이 선정한 후보군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조현우를 위협할 만한 선수가 있다. FC서울 수문장인 양한빈과 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강현무가 그 주인공들이다. 양한빈은 35경기를 뛰고도 선방 횟수에선 조현우보다 2개 부족한 108개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선방률도 72%로 준수했다. 수술대에 올라 27경기 만에 시즌아웃된 강현무는 경기당 선방 횟수(3.1개)와 선방률(74.77%)이 가장 높다.
두 선수의 활약상은 실제 소속팀의 실점을 얼마나 줄였는지 따지는 2차지표에서 쉽게 확인된다. 스포츠통계 전문업체인 ‘옵타’가 제공한 유효슈팅 기대실점 대비 실점을 보면 이들이 베스트일레븐 후보군을 압도하기 때문이다. 양한빈은 50.84골을 내줄 위기에서 42실점만 내줬고, 강현무 역시 32.61골을 28실점으로 4골 넘게 줄였다. 조현우와 김영광, 송범근 모두 기대보다 1~2골씩 더 내준 것과 비교된다.
다만 조현우는 올해 약점인 패스 능력을 완벽하게 보완했다는 점에서 자신을 둘러싼 편견을 깼다. 조현우는 골키퍼의 주요 능력 중 하나인 롱패스에서 424회를 시도해 201회를 성공시키면서 가장 높은 성공률을 자랑했다. 단순히 패스 성공률만 높은 게 아니라 자신이 빌드업에 관여해 슈팅까지 이어진 장면이 36회로 가장 많았다. 이 부분에선 양한빈과 강현무가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는 점에서 올해 조현우의 베스트 일레븐 수상에는 이견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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