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목격한 범죄 현장, 신고할건가 방관할건가

기자 2021. 12. 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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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질문.

당신은 지금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중이다.

이때 '귀찮은 일에 휘말릴지도 모르니 상관하지 않겠다'와 '내가 유일한 목격자인 듯하니 신고하겠다'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나.

소설 '아임 워칭 유'의 주인공은 첫 번째 질문을 받았을 때 '상관하지 않는다'는 답을,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신고하겠다'는 답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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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포 김사장의 요즘 소설 - 아임 워칭유

첫 번째 질문. 당신은 지금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기차를 타고 서울로 향하는 중이다. 물론 가정이니까 기차가 아니라 비행기나 고속버스를 탔다고 여겨도 무방하다. 통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으로 앳된 모습의 여자아이가 보인다. 고등학생일까. 여자아이의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제법 잘생겼고 몸 여기저기에 문신을 새겨놓았다. 둘은 동행이 아니다. 그런 정도는 대화를 들으면 바로 알 수 있다. 엿들을 생각은 없었지만 신경이 쓰여 귀를 기울인 까닭은 남자가 여자아이에게 자꾸 수작을 걸었기 때문이다. 도착하면 한잔하자는 식으로. 한눈에 봐도 미성년자임이 분명한데 이건 좀 아니라는 기분이 드는 한편으로 자신이 지나치게 예민한가 싶기도 하다. 이때 ‘남의 일이니까 상관하지 않는다’와 ‘어떤 방법으로든 신고한다’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나.

두 번째 질문. 지인의 결혼식이 끝나고 볼일을 보느라 며칠간 호텔에서 묵은 뒤 당신은 이제 부산으로 내려가는 중이다. 도착까지 세 시간이나 남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던 그때. 화면에 낯익은 여자아이의 사진이 실린 뉴스가 보인다. 틀림없이 며칠 전 통로를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앉아 있던 바로 그 아이다. ‘명문 고등학교의 모범생 실종’이라고 적혀 있다. 기사를 클릭하자 상황은 좀 더 확실해졌다. 부모님에게 말하지 않고 콘서트를 보기 위해 서울행, 하지만 이후로 집에 돌아오지 않은 채 감감무소식, 납치가 의심되지만 아직은 단서도 목격자도 없다는 내용이었다. 이때 ‘귀찮은 일에 휘말릴지도 모르니 상관하지 않겠다’와 ‘내가 유일한 목격자인 듯하니 신고하겠다’는 두 가지 선택지가 있다면 당신은 어느 쪽을 택하겠나. 소설 ‘아임 워칭 유’의 주인공은 첫 번째 질문을 받았을 때 ‘상관하지 않는다’는 답을, 두 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신고하겠다’는 답을 택했다. 그로 인해 돌아온 것은 언론 보도를 통한 대중의 비난과 질타였다. 애당초 수상한 장면을 목격하자마자 신고했더라면 앞길이 구만리 같은 모범생이 실종될 일도 없었을 거라는 논리였다. 자, 이제 마지막 질문. 주인공에게 돌을 던진 당신은 같은 상황이었을 때 어떻게 행동했을까. 자신은 남들에게 없는 대단히 객관적인 판단력을 가졌다고 생각하는 분이라면 소설 ‘아임 워칭 유’를 읽어봐 주시길.

김홍민 북스피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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