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한국형 항모의 부활..역대 해군총장들 일제히 환영 "부석종 잘 버텼다!"
말 그대로 우여곡절이었습니다. 경항모 설계 내년 예산안이 국회 국방위에서 대폭 삭감돼 본 사업 착수가 무산된 것이 지난달 16일이었습니다. 국방위의 여야뿐 아니라 정부 측도 삭감에 동의하는 바람에 예산 복구의 가능성은 '0'에 가까웠습니다. 지난달 25일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이 해군 페이스북에 "국민적 공감대를 이뤄 반드시 추진하도록 노력하겠다"며 경항모 건조의 의지를 표명해 꺼진 불씨를 살리는 반전의 전기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 경항모 예산 72억 원이 되살아났습니다.
지금도 미스터리인 삭감의 과정, 부석종 해군 참모총장의 강단이 빛난 부활의 과정 모두 극적이었습니다. "이왕 하는 것 한국형 항모로 가자"는 국방위 안규백 의원의 말처럼 어렵게 살린 경항모를 한국형 항모로 제대로 건조해 해군의 기함(旗艦·flag ship)으로 우뚝 세우고, 국산 유무인 전투기를 태워 해외에 수출하는 기념비적 방산 프로젝트로 발전시키길 기대합니다. 한국형 항모와 국산 전투기의 결합, 그리고 항모-전투기 패키지 수출은 꿈같은 이야기이지만 꿈꿔봄직한 도전입니다. "돈 먹는 경항모"라는 가성비 논란을 "돈 버는 항모"로 잠재우는 길입니다.
"본전 뽑고도 남는다"…"어려움 잘 버텼다"
심승섭 33대 참모총장은 "대북 억제 전력으로 가장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 한국형 항모"라고 단언했습니다. 심 전 총장은 "현재 해군 전력으로도 충분히 항모를 방어할 수 있다", "지상 활주로가 적 공격에 취약하기 때문에 한반도는 불침항모가 될 수 없고, 한국형 항모는 반격의 시발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독도함, 마라도함 등 대형 함정을 만들어 왔는데 거기에 조금만 더 노력을 기울이면 어렵지 않게 항모를 지을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호섭 31대 참모총장은 "중국이 20~30년 내 인도태평양의 해양 패권을 넘보며 해상 교통로를 좌지우지 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해상 교통로에 의존하는 무역국가 대한민국은 해양 안보, 경제 안보를 위해 항모를 반드시 보유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해양 안보와 경제 안보는 엄청난 경제적 이익을 보장한다"며 "항모는 그 자체로 해외 영토이자 해상 교통로 보호의 억제 수단"이라고 역설했습니다.
최윤희 29대 참모총장은 "이지스함 건조를 추진할 때도 반대가 참 많았지만 그때 포기했다면 현재 대한민국 해군의 모습은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며 "항모도 지금은 반대가 있지만 2030년대가 되면 이야기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는 "국제 갈등도 국가가 살 길도 모두 바다에서 생기는데 이에 대한 대비와 준비는 하루아침에 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돈 버는 항모" 한국형 항모 프로젝트
미국 항모 전단과 달리, 한국형 항모는 한반도 주변 바다에서 거창한 기동함대를 대동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미 공중, 해상, 수중에 대한 감시망과 방어망이 촘촘하기 때문에 기동함대의 규모는 최소화될 것입니다. 먼바다로 나아갈 때는 다국적 연합 함대로 편성될 공산이 커서 다른 나라 해군과 십시일반 호위 세력을 분담하면 됩니다.
무엇보다 한국형 항모의 매력은 경제성에서 창출돼야 합니다. 비핵 항모를 원하는 나라들이 제법 되기 때문에 조선 강국 대한민국이 건조한 항모는 수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임현택 한국 스마트해양학회장은 "한국형 항모를 조선업계와 방산업계의 미래 먹거리를 담당할 국가적 프로젝트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며 "바다는 대한민국이 생명줄이고, 한국형 항모는 우리의 미래를 세계의 바다로 이끄는 마중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훈 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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