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추미애 함께 뿔났다..왜? 이재명의 '조국 사태' 사과 때문

강은영 입력 2021. 12. 3. 10:10 수정 2021. 12. 3.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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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2일 조국 사태 관련 사과
윤석열 "혼자 할 게 아니라 文대통령도 사과해야"
추미애 "조국 사태는 검찰의 난, 윤석열의 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시 중구 시그니처타워에서 열린 스타트업 정책 토크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한 것을 놓고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목소리를 높여 비난했다. 물론 이유는 다르다. 윤 후보는 문재인 대통령까지 사과해야 한다며 집권세력을 싸잡아 비판했고, 추 전 장관은 또다시 '조국 감싸기'에 나서며 윤 후보를 직격했다.

윤 후보는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조국 사태'가 어디 혼자 사과한다고 될 일이냐"고 성을 냈다.

그는 "어제 이 후보가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했다. 조국 사태가 어디 이 후보가 혼자 사과하고 넘어갈 일인가"라며 "조국 사태는 이 후보뿐만 아니라 문 대통령을 포함한 현 집권세력 모두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윤 후보는 "2019년 가을 우리 사회는 광화문과 서초동으로 분열됐다"며 "온 나라가 몸살을 앓았고 당시 많은 국민이 분노했다"고 적었다. 이어 "상식과 비상식이 뒤바뀌고, 불공정 앞에 공정이 맥없이 쓰러지는 것을 보면서 청와대를 향해 외쳤다. 제발 공정과 상식의 관점에서 장관 임명을 철회해달라고"라고 언급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로 대한민국이 둘로 쪼개졌던 지난해 서울 서초동에서는 조국 수호와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집회(왼쪽 사진)가, 광화문에선 이에 반대하는 집회가 각각 열렸다. 연합뉴스·류효진 기자

그는 "하지만 대통령은 묵묵부답이었다"면서 "정권은 오히려 공권력을 사유화하고, 검찰 죽이기를 강행하면서 끝내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지금 그 상처가 얼마나 깊은가"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그는 "대선이 채 100일도 남지 않은 지금, 여당 대선 후보의 무미건조한 사과 한마디가 뜻하는 것은 분명하다"며 "표를 얻기 위해서라면 일시적으로 고개를 숙여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차라리 안 하니만 못한 사과"라고 했다.

윤 후보는 "잘못을 인정한다면, 마땅히 책임이 있는 당사자가 고개 숙여 사과해야 한다"면서 "이 후보에게 묻는다. 진정으로 조국 사태에 민주당 대선후보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습니까. 당시 정권과 민주당의 행태가 잘못됐다고 생각합니까"라고 물었다.

이어 "그렇다면 문 대통령이 지금이라도 국민 앞에 사죄하도록 대통령을 설득하시라"며 "민주당 전체가 엎드려 용서를 구하도록 하시라. 그 정도의 용기를 보이지 않는 한, 이 후보의 사과는 사과가 아니다"라고 역설했다.


추미애 "조국에 대한 사과는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연합뉴스

추 전 법무부 장관은 전날 자신의 SNS에 '나는 고발한다. 시대의 비겁함을'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그는 "대통령 후보도 여론에 좇아 조국에 대해 사과를 반복했다"며 "대통령 후보의 사과를 이용해 다시 '조국은 불공정하다'로 한 번 더 낙인찍게 됐다. 조국에 대한 사과는 인간 존엄을 짓밟는 것"이라고 밝혔다.

추 전 장관은 윤 후보를 직격했다. "이른바 조국 사태는 '검찰의 난'이었고 정치검찰 '윤석열의 난'이었다"며 "표창장 위조 혐의로 징역 4년이라는 희귀한 중형을 선고했는데, 수십억 원의 국가보조금을 횡령한 윤 후보 장모의 3년형과 비교할 때, 도저히 공정한 형량이라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개혁이 기득권 유지와 확장에 걸림돌이라고 여기는 세력들이 조국을 통해 겁을 주는 것이다"라며 "누구든 함부로 개혁을 하고자 하면 조국처럼 만신창이로 만들겠다고 본보기 삼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마치 전두환 정권이 3S(스크린·스포츠·섹스)의 우민정책으로 5·18 무력 유혈 진압을 감추고 독재를 가렸듯이, 검찰은 검찰독재를 감추고 조국 사태를 수사 드라마로 엮었다"며 "실시간 수사내용을 언론에 흘리며 내내 중계 보도를 하도록 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추 전 장관은 "기득권세력은 그들이 차지한 막대한 불로소득과 특권이익은 가리고 조국 자녀 입시를 불공정으로 내세워 서민과 청년들의 불만을 돌리고 있다"며 "결국 조국은 개혁을 거부하는 세력이 시시때때로 불러내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럴 때마다 물러설 것이 아니라 불공정의 원인이 무엇인지 조국 사태의 본질이 무엇인지 말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추 전 장관은 이 후보도 비판했다. 그는 "지도자가 옳고 그름에 대해 '예, 아니요'를 분명하게 가르마 타지 않고, 본질이 무엇인지에 대해 정확하게 짚어주지 않고 애매하게 흐리면 국민이 희망을 갖지 못한다"면서 "그것으로 중도층 마음을 얻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반대다. 무기력한 국민이 의지를 거두고 지지를 거둘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재명 "조국 사태는 민주당이 외면·비판받는 근원 중 하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서울 양천구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 참석해 토론회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오대근 기자

이 후보는 전날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조국 사태와 관련해 "'내로남불'로 국민들의 공정성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을 시켜드렸다"면서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국민들로부터 외면받고 비판받는 문제의 근원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후보는 "민주개혁 진영은 사실 더 청렴해야 하고, 작은 하자도 크게 책임지는 것이 맞다"며 "'작은 하자인데 너무 억울하다. 지나치다, 왜 우리만 갖고 그러냐'라는 태도가 아마 국민들께서 민주당을 질책하는 원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소위 내로남불인데, 잘못이 있는 것은 당연히 책임져야 하고 특히 지위가 높고 책임이 클수록 비판의 강도도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공정성이 문제 되는 시대 상황에서 민주당이 국민들께 공정성에 대한 기대를 훼손하고. 실망시켜드리고 아프게 한 점은 변명의 여지없는 잘못"이라며 "제가 민주당 후보로, 민주당이 좀 더 국민 우선정당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에 저로서는 민주당의 부족한 점에 대해 이 자리에서 사과 말씀을 드리고 싶다. 다시 출발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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