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어 에반 핸슨 | 화제의 뮤지컬, 브로드웨이에서 스크린으로

2021. 12. 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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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비클릭]
뮤지컬, 드라마/ 스티븐 크보스키 감독/ 12세 관람가/ 137분/ 11월 17일 개봉
인생이라는 긴 여정은 어쩌면 끝없이 외로운 길을 쓸쓸히 걸어가야 하는 괴로운 일일지도 모른다. 세상 풍파에 흔들리고 있을 때, 나를 위해 손을 내밀어줄 사람이 하나도 없다고 느낄 때면 누구나 끔찍한 고독에 몸부림치기 마련이다. 그리고 여기, 그런 사람들을 위한 한 편의 뮤지컬이 있다. 2015년 워싱턴DC에서 초연한 후 2017년에 토니상 6개 부문을 석권하고, 이듬해 그래미상까지 수상한 화제의 뮤지컬 ‘디어 에반 핸슨’이다.

현재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뜨거운 작품으로 부상한 이 뮤지컬은 ‘라라랜드’와 ‘위대한 쇼맨’의 작곡가로 잘 알려진 파섹 앤 폴이 작사와 작곡을 맡아 토니상에서 2개의 음악 부문 상을 받아내며 뛰어난 넘버를 지닌 뮤지컬로 평가받았다. ‘넥스트 투 노멀’과 ‘렌트’ 연출을 맡았던 마이클 그라이프가 연출로 참여해 화려한 무대와 빈틈없는 구성을 펼쳐냈다. 특히 이 뮤지컬의 주요 넘버인 ‘You Will Be Found’는 강렬한 무대 연출로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 뮤지컬이 영화가 돼 우리나라까지 날아왔다. 영화 ‘디어 에반 핸슨’은 뮤지컬 초연부터 에반 핸슨 역을 맡은 배우 벤 플랫을 내세운 작품이다. ‘라라랜드’와 ‘위대한 쇼맨’ 제작진이 참여해 영화화에 공을 들였다.

줄거리는 뮤지컬 그대로 진행된다. 주인공 에반은 사회 불안 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다. 에반은 의사로부터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라는 주문을 받는다. 정신과적 치료를 위해 쓴 자전적 편지를 코너라는 다른 학생이 가져가는데, 하필이면 그 코너가 자살을 하고 만다. 코너의 가족은 코너가 지니고 있던 편지를 유서로 받아들이고, 코너와 에반이 친한 친구라고 착각하게 된다. 이에 에반은 코너와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디어 에반 핸슨’은 무거운 소재를 다룬 작품이다. 10대 청소년의 외로움과 불안, 따돌림과 정신적 질환, 장애 등이 이 영화가 귀를 기울이는 이야기다. 에반 핸슨의 거짓말은 점점 커져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데까지 나아간다. 에반의 이야기는 거짓이지만, 거짓으로 꾸민 절절한 호소에는 진심이 담긴다. 영화는 거짓으로 시작돼 끝이 괴로울 수밖에 없는 이 이야기를 마지막까지 힘껏 끌어간다.

다만 원작 뮤지컬과 비교하면 아쉬운 점이 없잖다. 원작에 비해 줄어든 넘버는 그만큼 원작의 이야기를 다 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노래와 춤, 무대 연출로 가릴 수 있던 이야기 사이 공백도 영화에서는 크게 느껴진다. 벤 플랫의 나이가 에반 핸슨을 하기에는 너무 많다는 점도 한계다. 뮤지컬에서는 무대 분장과 조명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지 몰라도 영화는 다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디에이징’이라는 CG 기술을 적용했지만 이는 배우의 얼굴을 더욱 부자연스럽게 만들었을 뿐이다.

[라이너 유튜버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 운영]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136호 (2021.12.01~2021.12.07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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