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상호의 '지옥', 안 보면 후회? 맞습니까 [손남원의 연예산책]

손남원 2021. 12. 3. 08:4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흘려들을 게 없다.

작품성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처럼 돌팔매 한 번으로 꿰뚫다니, 한국 드라마의 역사는 이제 연상호의 '지옥'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 않을까 싶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지옥'에서는 배역 자체와 몸과 정신이 합일한 덕분인지 진짜 공포 그 자체다.

흥행 대표작 부재가 좀 아쉬웠는데 '지옥' 출연으로 한 방에 역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 흘려들을 게 없다. 연기 한 장면 한 장면 눈을 떼지 못한다. 빠르게 흘러가는 스토리에 몰입하다보면 드라마 6회가 어느새 엔딩이다. 스릴러 좀 봤다는 당신, ‘지옥’의 반전도 예상 가능 했는가.

글쓴이는 연상호 감독의 ‘지옥’ 입문이 늦었다. 넷플릭스 시청율 부문에서 최단기간 세계 1위 달성이라는 언론의 호들갑 극찬이 오히려 걸림돌로 작용했다. 소문난 잔칫집에 먹을 거 없다고 옛 분들이 말씀하지 않았던가. “보고나서 괜히 연상호를 향한 팬심 사라지는 거 아냐”라는 기우가 앞섰다. 기대가 크면 실망은 곱배기로 돌아오는 까닭이다.

하룻밤을 꼬박 새웠다. 길다면 긴 6회 분량을 단숨에 정주행했다. 집콕 TV 시청의 단골 메뉴인 빨리감기와 건너뛰기 신공은 단 한 번도 시전하지 않았다. 그냥 연상호 감독이 보여주는 ‘지옥’에 그대로 빠져들어 허우적대느라 정신을 못차린 셈이다.

언론의 ‘지옥’ 예찬이 이번 만큼은 단 1%의 과장을 담지 않았다. 그 정도로 ‘지옥’의 완성도는 높았고 재미 흥미 감미가 철철 넘친다. 작품성과 상업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이처럼 돌팔매 한 번으로 꿰뚫다니, 한국 드라마의 역사는 이제 연상호의 ‘지옥’ 이전과 이후로 나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기자의 사심이 잔뜩 담긴 견해일 뿐이다.

그래도 감히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죽기전에 꼭 봐야할 드라마 버킷 리스트에 ‘지옥’을 꼭 담으라고. ‘지옥’의 내용이 종교적이든 반종교적이든 중요하지 않다고. 드라마는 그냥 드라마일 뿐이라고. 영화와 만화도 마찬가지다. 요즘 우리 사회는 창작물에서 다루는 사소한 이슈에도 발끈하고 죽일듯이 악을 쓰는 일이 잦다. 온라인 게임하다 ‘현피’ 뜨겠다고 나대는 철부지 아이들조차 웃을 일이다.

줄거리 소개는 모두 생략한다. 스포일러는 드라마 보는 재미를 반감시키는데 ‘지옥’의 경우에는 99%다. 배우 칭찬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하는 게 마땅하다. 유아인? 말이 필요없다. 원래 연기를 잘하는 배우지만 ‘지옥’에서는 배역 자체와 몸과 정신이 합일한 덕분인지 진짜 공포 그 자체다. 김현주? 당신의 인생작품 나왔습니다. 이처럼 멋진 컴백, 최근에 드물었죠. 박정민? 연기로는 대한민국 톱 텐에 늘 꼽히는 배우다. 흥행 대표작 부재가 좀 아쉬웠는데 ‘지옥’ 출연으로 한 방에 역전했다.

주연뿐 아니라 조 단역들의 연기력 역시 요즘 속된 말로 ‘찐’이고 ‘쩐’다. 수많은 출연진의 개성 넘치고 찰진 연기가 ‘지옥’ 안에서 골고루 섞여 빛을 발하는 건 연상호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다.

기자의 인생 드라마 1위는 엊그제까지 미드 ‘체르노빌’이었다. ‘지옥’을 보고 순위를 바꾸었다. ‘국뽕’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서다. 이제 한국 드라마 수준은 월드 클래스 정상에 올라선게 확실하다. ‘지옥’ 한 작품의 성공이 부른 일과성이 아니다. ’오징어게임’ ‘구경이’ 등 최근 글로벌 스트리밍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진가를 인정받은 한국 드라마를 두루 접하고 내린 결론이다. K팝과 더불러 K드라마 르네상스의 도래가 반갑고 기쁠 따름이다./mcgwire@osen.co.kr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