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TV 장점은 유연한 시장 대처..'개미뚠뚠' IP는 계속" [N인터뷰]②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박진경 CP "전세계에 한국 예능 포맷 익숙해질 세상올 것"

박진경 CP/카카오TV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카카오TV는 지난해 9월 출범 이후 1년 3개월동안 다양한 콘텐츠를 선보였다. 그중 카카오TV라는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콘텐츠로는 단연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 꼽힌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시류를 제대로 읽은 예능이기도 하다. 부동산 가격 폭등을 경험하며 '내 집 마련'의 꿈이 좌절된 MZ세대들의 재테크에 대한 높은 관심과 주식 투자 열풍 속 '주린이'들의 유익한 인포테인먼트 예능으로 호평을 받았고, 누적조회수 8000만뷰를 넘어서며 챕터5를 끝으로 종영을 맞이했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투자 시장의 핫이슈와 관심 분류를 반영, 챕터5까지 구성됐다. 챕터1은 기초 지식을 쌓고 기본기를 다질 수 있는 '주린이'들을 위한 '개미들의 훈련소'였고, 챕터2는 언택트, 바이오 등과 관련한 주제를 다뤘다. 챕터3는 미래의 자동차 산업을 이해할 수 있는 '자동차'를 주제로한 챕터였고, 챕터4는 '보복 소비'를 주제로 했다. 챕터5는 더 전문적인 실전 투자를 위해 가상의 투자 회사 '뚠뚠 인베스트'를 세운 형식을 선보였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은 MBC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과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 등 신선하고 참신한 예능을 선보였던 박진경 CP의 콘텐츠라는 점에서 많은 기대를 주기도 했다. 박CP는 "'잘 보고 있어요'가 아니라 '많이 배웠어요'라고 해주시더라"며 "'돈과 시간을 헛되게 낭비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주고 싶었는데 그런 피드백이 왔을 때 정말 뿌듯했다"고 소감을 털어놨다. 그러면서 "'개미는 오늘 뚠뚠'이 주식에 투자하시는 분들에게 참고서와 같은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의 성공 이후 주식 투자를 소재로 한 많은 유사 인포테인먼트 예능이 생겨났지만, 2030 세대들의 관심사와 화제의 아이템을 빠르게 선점하고 재미와 유익한 정보까지 다잡은 것이 차별점이자 인기 비결이었다. 박진경 CP는 출연료를 걸고 투자한 노홍철과 김종민 딘딘 미주 장동민 등 예능인들과 멘토 김프로와 슈카의 활약 덕분에 이 같은 성과를 이뤄낼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박진경 CP를 만나 '개미는 오늘도 뚠뚠'의 제작 과정과 카카오TV의 방향성 및 목표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카카오TV © 뉴스1

<【N인터뷰】①에 이어>

-카카오 오리지널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콘텐츠로 꼽힌다. 카카오 내부적인 평가는 어땠나.

▶이 프로그램의 제목을 모르시는 분들은 많이 없더라. 그럼에도 부족함을 많이 느끼지만 덕분에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았다는 생각이다. 개인적으로는 백상예술대상에 후보로 노미네이트 됐을 때, 기존 방송 플랫폼이 아닌 디지털 기반 플랫폼으로는 나름대로는 인정을 받은 것 같다. 디지털 플랫폼으로 옮겨오면서 그런 (성과 같은) 지점이 필요했는데 내부적으로는 고무적이었다. 그때가 카카오TV라는 게 알려진지 7개월 정도 됐을 때이기도 했다. 지금은 다수가 보는 채널이긴 하지만 과거 종합편성채널이 자리잡기까지 3년이 걸렸는데, 저희도 그 이상의 시간이 걸릴 줄 알았다. 그래서 그에 비해 속도가 빠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많은 콘텐츠들이 급속도로 빠르게 디지털 시장으로 넘어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방향성과 목표는.

▶카카오TV에서도 여러 플랫폼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는데 지금 워낙 디지털 콘텐츠 시장이 급변하고 있다. 콘텐츠 산업에서 워낙 많은 일이 일어나고 있지만, 저희가 느끼기에 (카카오TV가) 괜찮은 건 확실히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장이 그렇게 변하면 그럼 이렇게 맞춰보자' 하고 있는 중이다. 방향과 비전을 (시장에) 완벽하게 맞출 순 없지만 타 방송국에 비해 소규모이기도 해서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것 같다. 이 같은 장점을 최대한 극대화해서 시장에 대응하는 게 목표다.

-카카오TV의 해외 진출 비전은.

▶종국에는 세계로 가야 한다. 전세계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예능이 가장 독특한 편이다. 자막 플레이를 하고 CG를 삽입하고 음악도 다이내믹하게 쓴다. 한국과 중국 일본 외 국가에는 '예능'이라는 분류가 없으니까 전세계 예능과는 조금 다른 결이다. 최근 K팝과 한국 드라마가 주목받으면서 예능 제작하는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 됐다. '기생충' 개봉 때만해도 서구권 관객들이 자막 달린 영화를 왜 보냐 하다가도 어느새 우리나라 드라마를 즐기고 있듯, 외국의 예능에도 자막이 달리는 효과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시기가 오지 않을까 한다. 전세계에 한국 예능과 같은 포맷이 익숙해질 세상이 올 것도 같다.

-콘텐츠 기획에 있어 중시하는 점은 무엇인가.

▶디지털 플랫폼의 특성이나 장점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기획들이다. '다른 데선 못하고 여기선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게 뭘까' 생각한다. '톡이나 할까'나 '맛집의 옆집' 이런 것도 다른 데서 보여드리기 쉽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미디어든 플랫폼이든 기존의 답답했던 것을 속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기획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 또 유튜브와 같은 콘텐츠는 플랫폼의 파워를 많은 부분 이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제작자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지 않다. 카카오로 이적한지 2년 가까이 됐고, MBC엔 10년 있었으니까 양쪽을 조금씩 경험해본 입장에선 새로운 수익 모델을 과연 어디서 찾을 것인가 고민이 된다. 기존 방송기 디지털의 괴리가 점점 더 커지고 있는데 중간 지점에서 만날지, 아예 다른 길을 가게 될지 정말 궁금하다. 그런 와중에 시장에 유연해지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카카오TV로 이적한 후 개인적으로 어떤 변화를 가장 크게 느끼나.

▶아직까지 그렇게 큰 변화라고 느낄만한 것은 없다. 어차피 PD가 하는 일은 같다. 카메라에 담아 편집해서 내보내는 일, 그건 지금이나 예전이나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변화를 굳이 이야기하자면 '생각을 굳이 제한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MBC 시절엔 젊은 층을 타깃으로 프로그램을 하려고 했는데, 지금 TV 앞에 앉아있는 시청자들을 생각하다 보니 내가 하고 싶은 것과 방송 시장이 원하는 것과 괴리가 컸다. 지금은 그런 생각을 안 해도 되다 보니까 '자유'라고까지 하긴 어렵지만 스스로를 제한하거나 가두려고는 하지 않아도 되는 게 좋다.

-해보고 싶은 콘텐츠가 있나.

▶해보고 싶은 건 너무 많다. '뚠뚠' 멤버들의 케미가 너무 좋아서 주식이 아니더라도 뚠뚠 IP(지식재산권)를 계속 같이 끌고 갈 생각이다.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