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숙 후 개그복귀 노우진 "혼내주세요. 다신 그러지 않겠습니다" [단독 심경인터뷰 ②]

하경헌 기자 입력 2021. 12. 3.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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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자숙했던 개그맨 노우진이 지난 1일 서울 등촌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무대나 카메라 앞에서 항상 웃던 그의 모습이 이토록 긴장돼 보였던 건 처음이었다. 개그맨 노우진이 개그무대로 다시 돌아왔다. 그 과정이 순탄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7월 서울 올림픽대로에서 자차로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재판에 넘겨져 지난해 11월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그는 일체의 연예활동을 접고 자숙에 들어갔다.

1년여가 지난 지금 그는 한국방송코미디언협회가 주도가 돼 시도 중인 개그 전문 유튜브채널 ‘WAG TV’의 ‘개그챌린지’ 코너를 통해 웃음을 주는 현장에 복귀를 준비 중이다. 사건이 발생한 후 1년 4개월 정도를 침묵으로 일관했던 그가 ‘스포츠경향’의 심경 인터뷰 요청을 받아들였다. 그의 의도는 단순했다. 그의 지난 과오를 용서하거나 지금을 응원해달라는 게 아닌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고 혼이 더 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 그에게 사건 이후의 생활, 복귀로의 과정들을 들었다. (인터뷰 ①에서 계속)

이하 노우진과의 나머지 일문일답.

- 취업은 어떻게 하게 됐나.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월급을 받는 직업이 아니니 대출도 한계가 있었습니다. 그것도 모자라서 주변의 동료, 지인들에게도 빌려서 생활해야 했습니다. 지금 회사는 개그맨 동료인 이광섭씨가 다니는 회사라 소개로 가게 됐습니다. 출퇴근을 하면서 조금씩 마음의 안정을 찾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음으로는 조금씩 사회에 발을 내딛게 됐다는 작은 안도가 들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 무대에 대한 소중함을 많이 느꼈던 시간이었을 듯하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목표는 하나였습니다. 개그맨입니다. 웃기는 일만 평생 했고, 제 일이 됐는데 남들 앞에서 이제 웃기기는커녕 제가 웃는 것조차도 죄송한 마음이 드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개그맨 동료들의 부러웠고, 언젠가 무대에서 설 수 있는 날이 오기만을 바라면서 그렇게 기다렸던 것 같습니다.”

- ‘WAG TV’에 합류하게 된 이유는?

“지난해 ‘개그콘서트’가 폐지되고 많은 개그맨들이 설 무대가 없어졌습니다. 지금은 ‘개승자’가 새로 시작됐지만 아직 인지도 있는 개그맨들로 꾸려지니까 아직 무대에 서지 못한 이들이 많습니다. 이번에 개그맨들을 위해 열려있는 무대가 만들어진다는 이야기를 듣고, 같은 고민이 있는 사람끼리 모여서 어울려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취지가 좋았던 것 같습니다.”

지난해 음주운전으로 자숙했던 개그맨 노우진이 지난 1일 서울 등촌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스포츠경향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 정지윤 선임기자


- 지상파나 케이블 등 TV 방송 복귀에 대한 계획은 있나?

“그 계획은 전혀 없습니다. 이번 프로젝트를 계기로 어떻게 움직여야 할지 생각할 수 있는 입장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만약이라도 저를 불러주는 곳이 있다면 작은 소극장이나 행사 무대에 상관없이 열심히 제 일을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제 마음대로 한다 안 한다의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 인생의 큰 잘못을 겪은 후 가장 많이 바뀐 부분은 무엇인가.

“평범하게 보내는 일상이 정말 행복하고 소중한 것이었다는 사실을 느꼈습니다. 하고 싶은 걸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게 당연한 거라 여겼는데 평범한 삶이 진짜 소중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시는 어떤 사소한 것이든 하지 말라는 일은 하면 안 되겠다는 사실을 가장 크게 느꼈습니다.”

- 아직도 용서를 하지 못한 대중들이 있을 수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아직도 겁이 많이 납니다. 그저 많은 분들이 혼내주셨으면 합니다. 그냥 그것뿐입니다. 응원, 위로 등의 이야기는 하고 싶지 않습니다. 많이 혼내주시고, 다시는 어떤 죄라도 짓지 않고 살겠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개그맨 노우진으로서, 그저 개그맨답게 그렇게 살고 싶습니다. 다른 잘못이나 안 좋은 일로 비춰지지 않고 제 위치에 맞게 살고 싶습니다. 이미 가족들, 주변분들에게 죄를 지었기에 앞으로는 와이프에게는 좋은 남편, 아이들에게는 좋은 아빠, 좋은 사람으로 사는 모습을 보이고 싶습니다. 그리고 이동윤이나 이광섭, 안일권 등 개그맨 선후배, 동료들과 지금 다니고 있는 회사 대표님, 직원분들께도 고마운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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