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뮤직 공세에 대항하라".. 드라마·메타버스로 눈 돌리는 토종 음원 앱

김윤수 기자 2021. 12. 3.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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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된 벅스, 내년 드라마 사업 진출
"차별화 필요..오리지널 콘텐츠 플랫폼 돼야"
유튜브뮤직 강세에 생존전략 찾는 업계
플로, SKT 메타버스서 팬덤 기반 신사업
지니는 오디오북, 바이브는 '네이버판 클럽하우스'
SK텔레콤이 운영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플로를 운영하는 SK스퀘어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는 내년 1분기 이프랜드에 팬덤 플랫폼을 만든다. /SK스퀘어 제공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벅스’를 21년째 운영 중인 NHN벅스가 드라마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내년 중 ‘뮤직 드라마’라는 새로운 장르의 오리지널 콘텐츠 ‘사운드트랙#1′을 선보이겠다는 것이다. 단순히 음악에 영상을 더하는 뮤직비디오와 달리, 이야기가 중심이 되고 음악은 이야기의 소재가 되는 4부작 로맨스 드라마를 만들 예정이라고 벅스는 설명했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유튜브뮤직이 국내 시장에서 입지를 넓혀가면서 다른 토종 음원 스트리밍 애플리케이션(앱)도 신사업 발굴이 생존의 필수조건이 됐다. 유튜브뮤직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의 프리미엄(유료) 기능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한국에서 구독자를 빠르게 모으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10월 국내 음원 스트리밍 앱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멜론 816만명, 지니뮤직 448만명, 유튜브뮤직 394만명, 플로 288만명, 바이브 86만명, 벅스 52만명 순이었다. 지난 1월과 비교해 유튜브뮤직만 281만명에서 394만명으로 약 40% 증가했고, 나머지 토종 업체들은 소폭 감소하거나 정체했다. 세계 1위 음원 앱 스포티파이도 꾸준히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올해 1~10월 음원 스트리밍 앱별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 /모바일인덱스 제공

음원 스트리밍 강자들 사이에서 고전 중인 벅스는 기존 서비스를 넘어 비디오, 오디오, 오프라인 공연 등을 아우르는 종합 문화 콘텐츠 플랫폼으로의 탈바꿈을 통해 시장 상황의 반전을 꾀하고 있다. 같은 그룹 계열사인 NHN티켓링크와 협업해 공연 기획, 하이브의 ‘위버스’ 같은 팬덤 플랫폼(아티스트와 팬들을 연결하는 커뮤니티와 굿즈 쇼핑몰 기능을 하는 공간) 사업도 검토 중이다.

벅스 관계자는 “기존의 음악 (유통) 서비스만으론 경쟁사와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라며 “올해 초엔 해외 서비스(스포티파이)도 들어오면서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 업체마다 고민이 많을 텐데, 우리도 벅스에서만 즐길 수 있는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가 필요해졌다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벅스는 멜론(카카오), 지니뮤직(KT), 플로(SK스퀘어), 바이브(네이버) 등 경쟁사와 달리 모기업이 대형 콘텐츠 플랫폼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에 더 과감한 변신이 필요한 상황이다.

첫 시도인 뮤직 드라마 사운드트랙#1은 ‘빈센조’ ‘왕이 된 남자’의 김희원 감독이 연출하고 배우 박형식과 한소희가 각각 사진작가와 작사가로 출연한다. 벅스는 자금 확보를 위해 지난달 29일 자사주 116억원어치를 처분했다. 드라마의 중심 소재가 될 음악 제작을 위해 음악 제작사 제나두엔터테인먼트와 계약했다. 작품 유통채널 확보를 위해 지상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업체들과 논의를 추진한다.

플로를 운영하는 SK스퀘어의 자회사 드림어스컴퍼니는 내년 1분기 SK텔레콤의 메타버스 ‘이프랜드’에 팬덤 플랫폼을 만든다. 플로에서 활동하는 아티스트와 창작자는 이프랜드에서 팬과 소통하고 후원, 굿즈 판매 등 새로운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여기서 나오는 팬들의 콘텐츠 수요를 발 빠르게 플로에 반영해 아티스트의 팬층을 늘리는 선순환을 이루겠다는 게 회사의 구상이다.

드림어스컴퍼니는 팬덤 플랫폼 구축에 필요한 기술력 확보를 위해 비마이프렌즈와 지난달 30일 손 잡았다. 비마이프렌즈는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를 개발한 핵심 인력들이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스포티파이 국내 서비스. /스포티파이 제공

지니뮤직은 지난 9월 국내에서 가장 많은 구독자를 가진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를 인수했다. 조훈 지니뮤직 대표는 “저성장 국면의 음악 스트리밍 시장을 극복하고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인수를 결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밀리의 서재가 보유한 약 400만명의 구독자와 10만권의 전자책, 3000여권의 오디오북을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지난주부터 이 오디오북 콘텐츠를 순차적으로 자사 앱에서도 유통 중이고, 두 서비스(음원과 전자책)를 함께 이용할 수 있는 번들형(묶음형) 구독 요금제를 연내 출시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바이브는 ‘파티룸’ 기능을 도입했다. 클럽하우스, 카카오 ‘음’ 같은 음성 소셜미디어(SNS) 서비스다. 이용자들끼리 음악을 들으면서 음성 채팅을 하는 데 주로 쓰이고 있는데, 비대면 공연이나 강연 등도 지원할 방침이다. 멜론은 지난 9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인수합병된 후 그룹 차원에서 다른 계열사들과 협업해 사업 시너지를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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