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무' 용의자가 제보자로, 전과 37범 이두홍 암수살인 '공분' [어제TV]

유령살인마 이두홍(가명)의 암수살인이 공분을 자아냈다.

12월 2일 방송된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에서는 유령살인마 이두홍 사건을 돌아봤다.

김정수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경찰은 2010년 9월 1일 박경호 하사 모친 유골 발견 보름 전 제보를 받았다. 김정수 형사는 “노숙자 풍이라고 하나. 꽁지머리에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신고 편안한 동네 복장으로 나왔다. 저 친구가? 한 번 이야기 들어보자 했다”고 말했다. 그 제보자가 이두홍. 상해, 폭력, 절도, 사기, 업무방해, 도로교통법 위반 등 전과 37범이었다.

이두홍은 “누구 부탁을 받고 까만 봉다리에 든 물건을 묻었다”고 말했고, 김형사는 토막시신을 추측했다. 이두홍은 “노름방 진사장 아는 놈들이 노름빚 3천만 원을 탕감해준다고 해서 묻는 걸 도와줬다”고 주장했지만 김형사는 이두홍의 범죄를 직감했다. 이두홍은 제보의 대가로 3백만 원을 요구하며 “2003년도 대구 여자 신순임을 찾아봐라”고 말했고, 신순임은 2003년 실종된 박하사 모친이었다.

신순임은 누군가의 전화를 받고 실종됐다. 다들 전 동거남을 의심했지만 통화기록이 없었다. 심증은 가지만 물증은 없었고 동거남은 수사망을 빠져나갔다. 그 동거남이 이두홍. 7년 전 용의자가 제보자로 나타난 것. 이두홍은 왜 제보를 한 걸까. 그게 최대 미스터리였다.

이두홍은 김형사와 심리전을 하며 입을 열지 않았고, 혼자만 나오라며 뭔가 털어놓듯 굴다가 또 입을 닫았다. 그 자리에 부산 서부경찰서 경찰들이 들이닥쳐 이두홍을 신순임이 아닌 다른 여종업원 살인 혐의로 체포했다. 이두홍이 김형사를 만나 신순임 사건을 말한 건 9월 1일, 여종업원을 살해한 건 9월 3일이었다.

이두홍은 현장 검증을 하며 “아저씨 얼굴 찍지 마이소”라고 말하는 뻔뻔함을 보였고 “살인범은 저 말고 따로 있다. 나는 파묻는 것만 도왔다”고 주장했다. 김형사도 답을 못 찾고 있다가 한 달 후 또 이두홍의 전화를 받았다. 이두홍은 김형사를 감옥으로 찾아오게 해 2시간 동안 헛소리를 하다가 1분 정도만 사건 이야기를 했다. 그런 만남이 1년 10개월째, 이두홍이 신순임 살인을 자백했다.

이두홍은 직접 적은 살인리스트, 자술서에는 총 11명을 살해했다고 적혀 있었다. 김형사는 살인 수사를 위해 형사과로 옮기고 본격적으로 게임에 뛰어들었다. 김형사는 눈이 빛나는 조주연 형사와 팀을 이뤘고 이두홍 자술서에서 신순임과 여종업원 사건을 지우고 남은 9가지 사건 중에서 실명이 언급된 사건부터 뒤지기 시작했다.

실명이 언급된 3개 사건은 거짓말이었다. 남은 6개 사건 중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된 것은 택시, 여성, 매장. 이두홍은 2004년에서 2006년까지 택시운전을 했고, 유흥업소 진상손님이었다. 이두홍은 양복을 빼입고 술집에 나타나 돈이 많다고 사기치고 많은 여자를 만나다 무자비한 폭행했다. 김형사는 부산에서 실종된 이희순을 피해자로 의심 이희순을 포함한 여러 여자의 사진을 이두홍에게 가져갔다.

이두홍은 이희순의 사진을 보고 표정이 바뀌었고 영치품 위시리스트를 주며 징역수발을 들면 단서를 주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형사가 발길을 끊자 이두홍은 편지를 다시 보냈다. 김형사는 춥고 배고플 쯤 다시 찾아가 이희순에 대해 물었고 두 사람이 싸우는 사이 조형사는 틈을 노려 전략적으로 질문했다. 쓸 만한 말이 나오면 김형사가 사비로 5만원, 10만원씩 영치금을 넣어줬다.

그 기간이 무려 8년. 이두홍이 시간을 끈 이유는 사체유기죄 공소시효가 끝나길 노린 것이었다. 이두홍은 2010년 여종업원 살인 혐의로 검거 후 징역 15년 형을 받았고 신순임 사건 무죄를 받으면 2025년 자유의 몸이 됐다. 모범수가 되면 더 일찍 나올 수도 있었다. 김형사는 이두홍이 신순임 집 근처에서 중국음식을 주문한 기록을 찾았고, 재판부는 이두홍이 김형사에게 한 자백 등 정황 증거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김형사와 조형사는 이두홍의 암수범죄를 더 밝히려 했지만 게임은 강제 종료됐다. 2018년 7월 이두홍은 감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두홍은 죽는 순간까지 피해자나 유가족에게 사과의 말 한마디 없었다. 이희순 사건에 대한 진실도 말하지 않았다. 김형사와 조형사는 이두홍이 죽을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다며 더 많은 암수범죄를 밝히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 (사진=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 캡처)

[뉴스엔 유경상 기자]뉴스엔 유경상 y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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