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잊혀진 여성들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2021. 12. 3. 05:5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닐 암스트롱, 유리 가가린, 그 밖의 수많은 우주과학자들을 생각하면 우주는 어쩐지 남성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지난달 3300도의 뜨겁고,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먼 우주로 힘차게 날아가는 '누리호'를 보면서 몇몇 여성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후보생이었던 '월리 펑크'는 뛰어난 성적으로 훈련을 마쳤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에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사진제공=여성가족부


닐 암스트롱, 유리 가가린, 그 밖의 수많은 우주과학자들을 생각하면 우주는 어쩐지 남성적이라는 생각이 들곤 한다. 하지만 지난달 3300도의 뜨겁고, 거대한 화염을 내뿜으며 먼 우주로 힘차게 날아가는 '누리호'를 보면서 몇몇 여성들의 얼굴이 스쳐 지나갔다.

1960년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후보생이었던 '월리 펑크'는 뛰어난 성적으로 훈련을 마쳤지만, 여성이라는 이유로 우주에 갈 수 없었다고 한다. 절실했기 때문일까, 지난 7월 그녀는 민간 우주비행선을 타고 82세의 나이로 평생의 꿈을 이뤘다. 2017년에는 1960년대 나사에서 일하며 미국 첫 유인우주탐사 계획 '머큐리 프로젝트' 성공에 일조했던 여성들의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영화의 제목 '히든 피겨스'(잊혀진 사람들)는 여성들의 성취가 역사로 기록되기까지 인내해야 했던 긴 시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우주에 도전해온 여성들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우주 공간은 우리 모두의 것이라는 사실이 새삼 체감된다.

우리에게도 가슴 벅차고, 기억해야 할 여성들의 역사가 있다. 1908년 미국 여성 노동자들이 '일할 권리'를 외치며 궐기한 날을 기념하는 '세계 여성의 날(3.8)' 보다 10년 앞서 여성의 교육권, 직업권, 참정권을 주장한 '여권통문', 항일 운동에 목숨을 바친 여성 독립운동가들, 그리고 전시 성폭력의 피해자이면서 여성 인권운동가로 거듭나 평화의 가치를 일깨우고 있는 일본군'위안부' 할머니들. 우리가 해방의 자유를 누리고, 보다 평등하고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도록 앞서 노력해온 여성들의 역사가 있다.

이들 역시 최근 들어서야 그 의미를 인정받고, 역사의 한 부분으로 기록되고 있다. 기록되지 않아 미처 알 수 없었던 여성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면, 우리의 역사는 한층 더 풍부해질 것이다.

여성가족부는 한국 여성사의 장이 될 든든한 집을 마련중이다. 지난 19년간 국립여성사전시관이 그 역할을 해왔으나 협소한 규모와 예산으로 여성의 문화유산을 수집하고 전시, 교육하는 데 많은 제약이 있었다.

2024년 개관을 목표로 추진 중인 국립여성사박물관은 일제강점기 대표적 독립·여성운동단체인 근우회 회원명단, 여성 독립운동가 조화벽 지사가 독립선언서를 담아 다녔던 가죽가방 같은 귀중한 사료를 체계적으로 수집·전시하고,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상설 기림관을 마련해 부당한 역사왜곡에 맞설 힘을 키워가는 공간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또 여성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함으로써 미래 세대를 위한 여성의 복합문화공간으로 새롭게 자리매김할 예정이다. 양성평등 관점에서 보다 균형 잡힌 역사관을 확립하기 위한 노력도 당연한 전제가 될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여성 관련 박물관은 확산되는 추세다. 미국, 호주, 덴마크, 독일, 중국, 베트남 등 세계 36개국에 79개의 여성사 박물관이 있다. 미국은 1980년부터 뉴욕 주 인근의 여성운동 유적지 4곳을 묶어 '여성권리 국립역사공원'으로 운영 중이며, 이곳은 뉴욕의 주요 관광지로 유명하다. 1987년에 생긴 베트남 여성박물관은 54개 민족 여성의 평등, 발전, 평화를 위한 국제여성문화교류의 장으로 활용되며, 다양한 관광 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새로 개관할 국립여성사박물관이 누군가에게는 새로운 지식과 자부심을, 누군가에게는 위로와 공감을, 또 누군가에게는 주체적인 삶을 살아갈 용기를 얻어가는 의미 있는 역사적 공간이 되기를 바란다.

[관련기사]☞ 손담비♥이규혁, 열애 인정 "3개월 전부터 교제…결혼은 아냐"방출→재기→결혼→사망…전 야구선수 김동은에 벌어진 비극"백종원 대표님, 이러시면 어찌합니까"…눈물 흘린 남성, 왜?'60억 건물주' 기안84, 새 집 이사 가더니…8000만원 새 차 샀다모모랜드 아인, 엉덩이 드러난 '파격' 비키니 자태…팬들 '깜짝'
정영애 여성가족부 장관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