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중국의 대만 무력침범 용납 못 한다”, 中 “극단적 오류… 불장난하다간 일본 태울 것”

도쿄/최은경 특파원 2021. 12. 3. 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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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언론 인터뷰서 대만 有事시 미·일동맹 개입 시사
中, 일본 대사 초치해 강경 항의 “중국 주권에 대한 엄연한 도발”

내년 중·일 수교 50주년과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내각 출범을 계기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됐던 중·일 관계가 악화하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대만 문제를 거론하면서 중국을 비판하자, 중국은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불장난을 하다가는 자신을 태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과 군사·경제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일본이 대만 문제까지 건드리자 중국이 발끈한 것이다.

자민당 내 최대 계파를 이끌고 있는 아베 전 총리는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 안보 전략에 대해 “대두하는 중국에 어떻게 대응하고 북한의 위협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가 핵심”이라며 “안보 정책 기본은 결국 미·일 동맹의 강화”라고 했다. 그는 “중국의 잠수함·항공기 숫자가 일본의 2배 이상”이라며 “인도·태평양 지역 균형을 잡는 것은 미·일 동맹이다. 일본 전력 자체를 올려야 한다”고 했다. 또 “자민당의 최대 파벌로서 (기시다) 정권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이 민감해하는 대만 문제도 직접 거론했다. 아베 전 총리는 “대만에 대한 군사적 위압을 강화하는 중국을 전 세계가 우려한다”며 “대만의 유사(有事·전쟁 등 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것)는 곧 미·일의 유사”라고 했다. 아베 전 총리는 전날에도 대만 국책연구원이 주최한 화상 강연에서 “대만의 유사는 곧 일본의 유사”라며 대만에 문제가 생길 경우 미·일이 개입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행동을 “경제적 자살로 가는 길”이라고 표현하며 “일본은 대만에 대한 (중국의) 무력 침범을 용납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중국 외교부는 1일 밤늦게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해 아베 전 총리의 화상 강연 발언에 대해 항의했다.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는 일본 대사에게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이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극단적 오류를 범하고 중국의 내정을 거칠게 간섭했다”며 “공공연히 중국의 주권에 대해 도발하고 ‘대만 독립’ 세력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항의했다고 밝혔다. 화 부장조리는 “잘못된 길을 더 가서는 안 되고 불장난을 하다가는 자신을 태울 것”이라고도 했다.

아베 전 총리가 중의원 의원 신분이긴 하지만 현직이 아닌 전직 총리의 발언에 대해 대사까지 불러 외교적으로 항의한 것은 드문 일이다. 중국 외교부는 일본 대사를 소환하기 전, 대변인 정례 브리핑에서도 아베 전 총리의 발언을 비판하면서 중국 인민에 대항할 경우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표현은 지난 7월 중국 공산당 창설 100주년 행사 당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연설에 쓴 표현이다.

기시다 총리는 취임 이후 일본의 중·장기적 외교·안보 정책 기본 방침을 규정한 국가안보전략(NSS)을 개정해 상대국의 미사일 발사 거점 등을 자위 목적으로 선제 공격하는 ‘적 기지 공격 능력’ 보유를 명기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는 중국과 북한을 겨냥한 것이다. 일본 방위성이 2020년대 후반 배치를 목표로 사거리 1000㎞가 넘는 순항미사일 개발에 착수했다는 보도도 일본 언론에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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