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전문성 기반의 융합연구 2.0

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2021. 12. 3.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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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2011년 5월1일 미국 백악관 상황실엔 팽팽한 긴장감이 돌았다. 4개월 전 CIA는 파키스탄 북서부의 3층 저택이 9·11 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했다. 확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것은 아니다. 빈라덴 측근의 출입이 있었고 빨랫감이 빈라덴 가족의 구성과 같았다는 것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숙고 끝에 작전개시를 명령했다. 빈라덴을 제거하기 위한 '넵튠의 창' 작전의 시작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조 바이든 부통령, 국방장관, 합참의장 등 안보라인이 백악관 상황실에 총집결했다. 작전을 지휘하는 상황실 중앙자리의 주인은 군 최고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아닌 합동특수작전사령부 마셜 B 준장이었다. 작전 전문가에게 중앙자리를 양보한 것이다. 전문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온전히 담긴 당시 상황실 사진에서 미국의 경쟁력을 담보하는 소프트파워를 엿볼 수 있다.

전문성을 존중하는 문화가 항상 주어지는 것은 아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과학기술정책실을 19개월간 공석으로 방치했다.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하며 전지구적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무시했다. 코로나에 말라리아 치료제가 효과적이라는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정보도 퍼뜨렸다. 이번 미국 대선에서 과학기술계는 예외적으로 조 바이든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지난해 미국 대선은 과학기술을 존중하는 후보를 선택했다.

과학기술은 동료 연구자와 과학기술 지식에 대한 존중 없이는 존립 자체가 불가능하다. 17세기 독일과 영국은 미적분 논쟁으로 적대시했다. 하지만 독일 수학자 라이프니츠는 "뉴턴 시대까지 수학을 놓고 볼 때 뉴턴이 이룩한 업적이 반 이상"이라며 존경심을 보였다. 스티븐 호킹 박사는 뉴턴을 과학사에서 대적할 자가 없는 거인으로 칭송했다. 정작 아이작 뉴턴은 "내가 더 멀리 보았다면 이는 거인들의 어깨 위에 올라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몸을 낮췄다.

선도형 연구일수록 전문성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추격형 연구에서는 앞선 연구의 성공경로를 따라가며 전문성을 보완할 수 있었다. 그래서 정책과 전략을 더 중시하는 일도 가능했다. 하지만 선도형 연구에서는 아무리 뛰어난 정책과 전략일지라도 전문성이 결여됐다면 군맹무상(群盲撫象)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선도형 연구로 전환하려면 가장 먼저 전문성을 존중하는 연구·개발 사업으로 변모해야 한다.

지난달 3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STEAM융합연구사업 미개척분야 발굴보고회'를 개최했다. 융합연구는 인류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하고 기술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 중 으뜸이다. STEAM사업은 대표 융합연구사업으로 2011년부터 65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이어왔다.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가대표가 사용할 첨단장비를 공급하는 일부터 미래 건강과 삶의 질을 높이고 신성장동력이 될 뇌과학 연구를 키워냈다.

바둑에서 제자가 스승을 이기면 보은을 했다고 한다. 융합연구를 위한 투자요구에 "융합이 아닌 연구가 어디 있느냐"는 부정적인 피드백이 어쩌면 가장 큰 성과다. 지난 10년 동안 융합연구 확산에 전념했다면 앞으로 10년은 기획의 전문성을 강화해 대형 융합연구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 이를 위해 산학연 융합연구 전문가로 구성된 'STEAM융합협의체'에 유망분야 선정과 미개척 연구기획을 일임했다.

10년 전 백악관 상황실에서 오바마 옆을 지킨 바이든 부통령은 올해 1월 제46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4년 관련법 개정으로 시작한 대통령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PACST)와 같은 취지의 대통령 과학기술자문회의(PCAST)를 신설했다. 최근 '오징어게임' '지옥' 등 K콘텐츠가 넷플릭스라는 세계적 OTT(동영상스트리밍서비스) 플랫폼을 석권했다. K-R&D가 과학기술 선진국으로 역수출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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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우 KIST 융합연구정책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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