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와우리] 진영보다 능력이 우선이다
한국의 외교안보역량 시험대 직면
與野 대선 주자들은 '색깔' 대결만
현실 인식.. 전문가 조언 중시해야
세계 주요 국가들은 세계화 과정에서 파생된 양극화와 빈부격차의 극적 확대로 몸살을 앓고 있다. 신자유주의가 표방하는 개인의 능력과 시장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세계화는 뜻밖에 부작용을 낳았다. 강자는 쉽게 더욱 강해지고, 약자는 갈수록 어려운 처지에 빠지게 됐다. 불안과 분노로 가득 찬 국내 정치 환경은 점차 극단적인 갈등의 온상으로 치달으며 분열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이재명 지사나 윤석열 총장의 부상은 이러한 불안과 분노에 기반한 국내 정치 환경의 토양을 먹고 자라났다. 국제적으로 자유주의적인 대외정책을 추구할 국내적 기반과 동력도 약화됐다. 무역에 의존하는 전형적인 통상국가인 한국에는 이러한 국제 정치경제의 추세가 국가적인 도전이 아닐 수 없다.
대한민국의 차기 5년을 이끌어 갈 지도자와 진영이 과연 현재의 국제정세 변화를 얼마나 객관적으로 잘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여지껏 우리가 경험해보지 못한 수많은 변수가 등장하고, 전쟁 심리를 가지고 대결하는 강대국을 향한 후보들의 언어는 과거지향적이고, 외교적 상상력은 결여돼 있고, 경박스럽기까지 하다. 한 번의 잘못된 판단과 선택이 5년이 아니라 50년의 국가 운명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전략경쟁의 상황에서 한국의 현 상황은 불안하기만 하다.
미국과 중국에서 기존에는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진행 중이다. 미국 바이든 정부의 현 국제개입주의는 큰 변곡에 직면할지도 모른다. 중국은 우리의 기존 편견을 넘어, 새로운 외교·안보적 도전과 모험을 시도하고 있다. 그 성패와 미래는 누구도 단언할 수 없다. 자신감이 넘칠수록 나는 이를 사회과학적인 분석이 아니라 신앙에 가깝다고 본다.
우리 외교안보 진영에도 탐욕으로 가득 찬 신앙인이 넘친다. 외교·안보에 대한 지도자의 지속적인 무지와 무능으로 국내 생태계는 거의 무너졌다. 복원에는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하다. 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이제 외교·안보 영역에서는 당파성에 입각한 연역적인 사고나 선험의 세계를 넘어서야 한다.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무지를 인정하고, 말을 삼가며 전문가를 중시해야 한다. 말하는 것보다 듣는 역량이 중요하다.
이제는 보수와 진보의 구분이 아니라 능력의 유무가 인재 채용의 기준이 돼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유능한 현자를 다 모아 격론을 벌이면서 공감대 영역을 확대해야 한다. 과거가 기준이 아니라 미래가 기준이 돼야 한다. 그래야 대한민국이 망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을 가질 것 같다.
김흥규 아주대 미중정책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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