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연 "제가 짊어지고 갈테니 죄없는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 선대위원장직 사퇴 시사

박홍두·김상범 기자 2021. 12. 2.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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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조동연 더불어민주당 신임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영입 인사 1호인 조동연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이 2일 자신의 과거 사생활 논란과 관련해 “제가 짊어지고 갈테니 죄없는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고 입장을 밝혔다. 선대위원장직 사퇴를 시사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조 위원장은 이날 저녁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누굴 원망하고 탓하고 싶지는 않다. 아무리 발버둥치고 소리를 질러도 소용없다는 것도 잘 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조 위원장은 “아무리 노력해도 늘 제자리이거나 뒤로 후퇴하는 일들만 있다. 열심히 살아온 시간들이 한순간에 더렵혀지고 인생이 송두리째 없어지는 기분”이라며 “아무리 힘들어도 중심을 잡았는데 이번에는 진심으로 저는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만 아이들과 가족은 그만 힘들게 해주셨으면 한다. 제가 짊어지고 갈테니 죄없는 가족들은 그만 힘들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아도 이미 충분히 힘든 시간들이었다. 그간 진심으로 감사했고 죄송합니다. 안녕히 계세요”라고 글을 남겼다.

앞서 민주당은 30대 워킹맘이자 군사·우주산업 전문가인 조 위원장을 지난달 30일 외부 영입인사 1호로 상임선대위원장에 임명했다.

조 위원장의 영입 직후 일각에선 조 위원장의 과거 이혼 전력 등 사생활에 대해 도덕성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처음부터 좀 기울어진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양쪽 다 상처만 남은 채로 결혼생활이 깨졌다. 아이들에게 당당하게 일하는 엄마의 모습을 다시금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허락받지 못하는 것인지 묻고 싶다”고 말하며 논란을 정면 돌파할 의지를 밝혔다.

당 안팎에서는 조 위원장이 사퇴를 할 경우 이 후보와 민주당에 대한 비판도 커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확실한 검증을 하지 못한 채 외부 인사를 영입한 데다가 이에 대한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오히려 조 위원장 개인에게 상처를 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날 조 위원장의 사생활 문제를 제보 받았다는 강용석 변호사 등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대선 정국에서 비판 여론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스스로 영입해온 인사에 대해 엇갈린 평가를 내렸다. 민주당 선대위 국가인재위원회 총괄단장인 백혜련 의원이 먼저 이날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적인 정서를 고려할 수밖에는 없지 않나”라고 말했고, 이재명 후보도 뒤이어 오전 선대위 신임 본부장 등 인선발표에서 “모든 정치인은 국민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라며 “국민 판단을 지켜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원래 이날 오전 선대위 영입 인사 및 본부장단 임명 발표 행사에 참석하기로 했으나 불참했다. 당 관계자들은 “아마 개인적인 숙고의 시간 중인 것 같다”고만 전했다.

한 중진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조 위원장의 도덕성 논란을 제기하는 시선도 있을 수 있지만 그를 모셔온 민주당이 제대로 이를 관리하지 못한 채 되려 여론의 뭇매를 맞도록 방치한 것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박홍두·김상범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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