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테니스 '중국 보이콧'

김혜리 기자 2021. 12. 2.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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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펑솨이 폭로 투명한 조사를”
수천억 손실에도 대회 중단

세계여자테니스협회(WTA)가 중국 공산당 고위 관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彭師)의 폭로에 대한 투명한 조사를 요구하며 홍콩을 포함한 중국 내 대회 개최를 즉각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스티브 사이먼 WTA 회장은 2일 공식 성명을 통해 “펑솨이가 자유롭게 의사소통을 할 수 없고, 성폭행 피해를 함구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는 듯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그곳에서 경기를 해달라 부탁할 수 없다”며 “현 상황을 봤을 때 2022년 중국에서 대회를 열 경우 선수와 스태프들 모두 위험에 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뉴욕타임스 인터뷰에서 “성폭행 관련 사건들을 회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회피한다면) 성폭행을 묵인하는 게 괜찮다고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라 말했다.

WTA의 이번 조치는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개최를 준비 중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행보와 극명하게 엇갈린다. IOC는 지난달 21일 성명을 통해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중국 스포츠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펑솨이와 30분간 화상통화를 한 후 펑솨이가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하지만 펑솨이와의 통화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졌는지는 설명하지 않아 IOC 발표 이후에도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테니스 관계자들은 WTA의 발표에 즉각 호응했다. 미국의 테니스 거장인 빌리 진 킹은 “WTA는 우리 선수들의 권리를 보호하는 데 있어서 역사의 바른 편에 서길 선택했다”며 찬사를 보냈다.

WTA는 중국에서 잠정 철수를 결정하면서 수천억원의 손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WTA는 시즌 최종전인 WTA 파이널스를 2030년까지 중국 선전시에서 개최하도록 10년짜리 계약을 맺었다. 선전시 측에서 해당 대회의 상금에 투자하는 금액만 1억5000만달러(약 176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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