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문서중앙화로 랜섬웨어도 방어.. 피해 당한후 솔루션 문의 안타까워"

안경애 2021. 12. 2. 19: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5명으로 시작 100명 이상 규모로 성장
콘텐츠 관리 등 고객사 1000여곳 확보
통합문서보안시스템 완성 장기적 목표
내년초 日 특화버전 등 글로벌 공략도
김경채 사이버다임 대표 D파이오니어 인터뷰. 박동욱기자 fufus@

D파이오니어를 만나다 김경채 사이버다임 대표

"방치된 문서는 기업의 경쟁력을 갉아먹을 뿐 아니라 자칫 치명적인 재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문서중앙화 솔루션의 저변을 넓히고 문턱은 낮춰 '문서 지킴이' 역할을 하겠다."

김경채 사이버다임 대표는 "랜섬웨어 공격으로 심각한 피해를 겪은 후에야 솔루션 도입 문의를 하는 기업들을 만나면 안타깝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사이버다임은 문서중앙화라는 한 우물을 23년간 묵묵하게 파 온 고집 있는 기업이다. 5명의 창업멤버가 뭉쳐 1998년 포스텍 1호 벤처기업으로 출발한 회사는 100명 이상 규모로 성장했다. '비정형 콘텐츠 관리 기술을 국산화하겠다'는 목표로 창업한 회사는 콘텐츠 관리, 문서중앙화, 협업, 지식경영, 시스템통합 등의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들과 당당히 겨루며 1000곳 이상의 고객사를 확보했다.

닷컴버블, 모바일 혁명 등 거대한 파고 속에서도 잔잔한 '마이 웨이'를 고수해온 이 회사는 클라우드의 물결을 타고 새로운 항해를 시작했다. 클라우드 플랫폼 위에서 문서중앙화·문서보안 솔루션을 구독서비스 형태로 제공하고 글로벌 시장에서의 승부를 시작했다.

김경채 사이버다임 대표는 "클라우드를 기회로 문서중앙화 솔루션의 저변을 넓히고, 장기적으로는 통합 문서보안시스템을 완성하겠다"면서 "내년초 일본 특화 버전을 내놓는 것을 시작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다.

대담=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IMF '엄동설한'에 창업 전선으로= 천상 개발자의 분위기를 풍기는 김 대표는 "대학교 때 좋아서 시작한 프로그래밍이 직업이 된 데 이어 창업까지 이어졌다"면서 "한글과컴퓨터에서 개발자로 일하던 당시 포스텍이 진행하던 문서관리시스템 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한 게 인연이 돼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서울의 잘 나가는 직장을 그만두고 1997년 포항으로 내려갔다. 포스텍 연구실 출신 3명과 김 대표를 포함한 업계 출신 2명은 자신감에 차 있었다. 포스텍 강의실 한켠에 사무공간을 마련하고, 창고에 있던 회의탁자와 의자를 빌려서 1998년 5월 회사를 세웠다. 사명은 '사이버세상의 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는 뜻을 담았다.

당시 IMF 한파가 불어닥쳐 시장과 경제가 급속하게 얼어 있었다. 제품을 팔아도 사줄 사람이 있을 지, 시장이 열릴 지 한 치 앞을 보기 힘든 시기였다.

김 대표는 "어떻게 보면 전화위복인 게 우리는 본격적인 비즈니스를 하지 않고 창업준비를 하는 단계였다. 사업을 한창 진행 중이었으면 어려움이 컸을 텐데, 서두르지 않고 시장 흐름을 보면서 준비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는 문서관리라는 개념 자체가 없고, 외산 솔루션이 하나씩 선보이고 있었다. 이들 제품은 매우 높은 가격에 기업에 팔리고 있었다. 잘만 개발하면 충분히 시장이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뭉친 5명은 호흡이 척척 맞았다. 1995년 12월 출시돼 만 2년도 안된 개발언어인 자바를 채택해 1년간 개발에 몰두했다.

김 대표는 "젊었고 돈들 일도 없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학교 기숙사에서 지내면서 솔루션에만 집중했다"고 밝혔다.

1년 후 창업투자회사의 투자를 받고 본격적인 시장 개척에 나선 회사는 꾸준한 성장의 길을 걸어왔다. 1999년과 2000년을 뜨겁게 달군 IT 붐과 닷컴 열기는 회사에도 온기를 가져다 줬다. EDMS(전자문서관리시스템)와 ECM(전사콘텐츠관리) 솔루션 수요는 안정적으로 이어졌고 회사는 큰 어려움 없이 시장을 키워갔다. 정부·공공기관의 지식관리, 자료관 투자도 사업기회를 만들어줬다.

◇문서관리 한 우물을 파다= 문서관리 한 분야만 파고들었지만 시장은 크고 작은 변화를 거듭해 왔다. 한때 뜨거웠던 지식관리 트렌드는 지나갔고 자료관 사업도 그만뒀다. 회사는 문서관리에 문서보안을 결합한 '문서중앙화'의 개념을 내놓고 관련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김 대표는 "문서중앙화는 사용자 PC에 파일을 저장하지 않고 중앙의 서버에 문서를 저장하는 개념"이라면서 "사용자 PC의 하드디스크에 문서 저장이 원천적으로 차단돼 문서관리와 보안의 강점을 모두 얻을 수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이후 많은 기업들이 원격근무와 보안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VDI(가상 데스크톱 인프라)를 도입하고 있지만 문서관리와 보안솔루션은 이와 별도로 필요하다.

김 대표는 "VDI를 도입해도 서버 상 VM(가상머신) 위에 문서가 흩어져 있으면 중앙에서 관리가 안 되는 것은 마찬가지"라며 "VDI를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통합 문서관리를 위해 우리 솔루션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문서중앙화 시장은 지난해 기준 약 300억원 규모로,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사이버다임은 50% 가까운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작년 매출 145억원과 영업이익 30억원 이상을 올린 회사는 올해 매출 190억원, 영업이익 40억원 가량을 기대하고 있다.

◇언택트 솔루션 기회가 열리다= 문서중앙화 솔루션은 비대면 업무 수요와도 밀접하게 연결된다.

김 대표는 "접속 서버 정보만 갖고 있으면 집이든 PC방이든 어디서나 똑같이 중앙의 문서 드라이브에 접속할 수 있는 만큼 원격업무에 최적"이라면서 "일반적인 기업 파일서버는 집에서 접근이 안 되는 것과 차별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작년과 올해 재택근무를 도입한 많은 기업들이 솔루션을 신규 도입했다. 1000개 이상 고객이 솔루션을 채택한 것은 이런 효율성에 문서보안의 강점이 더해졌기 때문이다. 회사 문서를 안전하게 조회하고 밖으로 내보낼 수 없도록 하려면 암호화와 유출제어가 필수다. USB나 이메일로 파일을 외부로 유출하거나 로컬 디스크에 저장하는 것을 원천 차단해 준다.

◇랜섬웨어 공격에도 안전= 갈수록 기능을 부리면서 대규모 피해로 이어지는 랜섬웨어 방어도 핵심 기능이다.

사이버다임의 문서중앙화 솔루션은 '샌드박스'라는 독특한 기능을 통해 최악의 경우 랜섬웨어에 걸려도 안전하게 문서를 지켜준다. 샌드박스는 문서중앙화 서버와 통신을 주고받는 PC 안의 가상 공간으로, 사용자가 파일을 요청하면 이 영역에 두게 된다. 애플리케이션이 서버의 파일에 직접 액세스하지 않고 샌드박스 안의 파일만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서버 접근은 원천 차단된다.

김 대표는 "랜섬웨어 프로세스가 PC에서 실행되면 파일을 검색해 암호화한 후 원본파일을 삭제해 버리는데, 우리는 샌드박스란 별도 공간에 암호화된 상태의 파일이 있고, 접근하는 모든 프로세스를 식별해서 허가받지 않은 프로세스가 아니면 공간을 열어주지 않는다"면서 "워드 작성 등 허가된 프로세스가 아닌 프로세스는 아예 접근불가"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기관이나 기업이 랜섬웨어 공격으로 데이터를 몽땅 날린 후에야 무서움을 알고 문서보안 솔루션을 찾는데,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문서관리를 체계화하는 것은 비즈니스 안정성을 확보하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뿌듯한 순간은 랜섬웨어가 고객사를 휩쓸고 지나갔는데 사이버다임 시스템만 안전한 경우다. 김 대표는 "여러 시스템이 감염피해를 겪은 상황에도 우리 시스템 안의 파일은 안전하게 보관돼 기업이 필수 사업활동을 이어가도록 해 준다. 고객들이 고맙다는 인사를 해 오기도 한다"면서 "예상치 못한 피해를 막으려면 모든 기간계 시스템의 파일은 문서중앙화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전과 편리, 두 마리 토끼 잡는다= 사이버다임이 내세우는 가치는 안전과 편리 두 가지다. 대개 안전하면서 편리하기는 쉽지 않은데 어느 하나도 포기해선 안 된다는 것.

그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탐색기로 로컬 드라이브 쓰듯이 쓰고, PC 로컬디스크를 쓰는 것 이상의 편리를 누릴 수 있다. 자신의 파일뿐 아니라 조직 내 파일도 권한만 있으면 다 볼 수 있다. 내부 URL을 사용자에 보내면 그것만 클릭해도 조회할 수 있고, 한번 공유가 되면 문서가 수정될 경우 계속 최신 버전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정 파일이 언제 누구의 승인으로 외부로 유출됐고, 누가 작성하고 활용했는지 이력이 하나도 빼놓지 않고 저장된다. 기업들은 똑같은 파일을 여러 PC나 기기에 두고 있으면서 저장공간을 낭비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사이버다임 솔루션은 파일이 물리적으로는 하나만 존재하게 해서 저장공간 다이어트를 해준다. 그런 식으로 저장공간을 35%까지 줄인 사례도 있다.

모든 사람이 어디에 있든 동일한 문서를 공유할 수 있다 보니 원격협업에도 유용하다. 문서중앙화 시장은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작년에도 성장세를 유지했다. 올해는 20% 이상의 성장이 기대된다.

김 대표는 "시장이 커지는 것은 제품이 가진 효용성 때문이다. 솔루션을 쓰던 이가 회사를 옮긴 후 새로운 회사에도 도입하는 사례가 많다. 보안제품이라 해도 불편하기만 하면 한번 써본 이들이 다른 곳에서는 되도록 안 쓰려고 할 텐데, 써보고 좋으니 다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솔루션 진화는 계속된다= 회사는 문서관리시스템에서 기업용 콘텐츠관리시스템을 거쳐 문서중앙화로 솔루션을 진화시킨 데 이어 새로운 영역을 꾸준히 도전하고 시도한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분석 수요에 주목해, 문서를 파일 자체로 다루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의미를 추려내고 다른 문서와의 관계성을 파악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김 대표는 "어떤 문서도 혼자 태어난 경우가 없다. 일부 내용은 다른 과거 문서에서 오고, 내용 간에 계층구조를 이루기도 한다. 모아진 문서에서 더 많은 활용가치를 만들고, 콘텐츠에 보다 고급스럽게 접근하고자 한다"면서 "간단하게는 인공지능 기반 분류체계를 예로 들 수 있다"고 밝혔다.

◇클라우드 SaaS로 진화= 회사는 전통적인 구축방식 솔루션에 더해 하드웨어와 솔루션을 일체형으로 제공하는 어플라이언스 모델, 클라우드 기반 SaaS(SW서비스) 모델로 공급방식을 다각화했다. KT, LG유플러스와 SaaS 서비스에 협력하고 있다.

52시간 근로제에 맞는 근태관리 솔루션도 선보였다.

김 대표는 "특히 올해 7월 내놓은 근태관리 솔루션의 평가가 좋다. 시중에서 드물게 SaaS 형태로 개발하고, 유연근무를 정교하게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게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 솔루션을 이용하면 근로자별로 원하는 근무제를 만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선택근무, 탄력근무 정도를 선택할 수 있는 다른 솔루션들과 다른 점이다. 휴식 시간에는 PC 이용을 막거나 지정된 장소가 아니면 로그인이 안 되도록 지정할 수도 있다. 회사나 특정 지역에서만 근무할 수 있게 설정하는 것도 가능하다.회사는 특히 이 솔루션을 이용해서 사내 유연근무제를 매우 다양하게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솔루션을 이용하면 회사에서 직원들의 근무시간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고 다양한 근무제를 관리자 없이 스스로 관리할 수 있으니 개인과 회사 모두 만족도가 높다"고 밝혔다.

서비스는 월구독 방식으로 7월 출시 후 10월부터 유료 전환했는데 일반 기업, 병원, 건설현장, 자산운용사 등 다양한 곳에서 도입하고 있다. 회사는 가격을 낮게 책정해 시장을 빠르게 키우는 전략을 펴고 있다. SaaS의 특성 상 대면 마케팅이 필요 없으니 가성비 높은 서비스가 가능하다.

◇"클라우드 타고 시장 넓힐 것"= 내년 최우선 사업전략도 '공격적인 클라우드 사업 확장'이다. 금융기관과 대기업 중심에서 중견기업, 중소기업으로 시장을 넓혀가는 과정에서 더 낮은 가격에 솔루션을 제공하려면 SaaS를 통해 대면영업과 기술지원을 최소화하고 자동화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2017년부터 파트너를 통해 SaaS를 제공해 온 일본 시장에서도 내년초 일본 특화버전을 내놓고 본격적인 승부를 걸 계획이다.

김 대표는 "내년은 클라우드를 활용해 문서중앙화의 저변을 넓히는 해로 만들겠다. 장기적으로는 통합 문서보안시스템을 완성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일본이란 큰 시장이 근처에 있으니 그 기회부터 살리고 차분히 준비해서 동남아, 선진국 시장에도 진출하겠다는 생각이다.

"글로벌에 이름 날리는 회사를 만들자고 한 서른살 때의 꿈은 아직 못 이뤘지만 아직 젊고 기회는 충분히 있다"는 김 대표는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쉼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안경애 ICT과학부 부장 naturean@dt.co.kr

사진=박동욱기자 fufus@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