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경제] JPG 파일이 790억?..새로운 디지털 자산 'NFT'

류재현 2021. 12. 2. 1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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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생활 속 경제 뉴스를 함께 풀어보는 시간, 같이 경제입니다.

지금 보는 이 그림, 지난 3월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790억 원에 낙찰됐습니다.

하지만 실물 그림이 아닌 300메가바이트 크기의 이미지 파일인데, 쉽게 복제가 가능한 JPG 파일 가격치고는 너무 비싸죠.

뿐만 아니라, 트위터 창업자 잭도시의 첫 트윗은 32억 원에 팔렸는데요.

이것 역시 트윗을 캡처한 이미지 파일일 뿐인데도 낙찰자가 거액을 주고 소유권을 샀죠.

디지털 이미지 원본에 수십, 수백억 원의 가치를 부여한다니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데요.

자. 여기 박지성 선수에게 직접 받은 사인 볼이 있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박지성 선수의 사인을 대량으로 인쇄한 사인볼도 시중에 있죠.

겉보기에는 모두 같은 제품이지만 직접 받은 사인볼은 인쇄한 사인볼이 가지지 못하는 고유한 가치를 가집니다.

바꾸자고 해도 절대 바꿀 수 없는데, 이처럼 똑같은 이미지 파일이라도 원본이 가지는 가치를 더 중요하게 생각해 비싼 가격에 거래하는 것, 이해 못 할 일도 아니죠.

그런데 궁금합니다.

이 이미지가 원본이라는 증명, 어떻게 하는 걸까요?

디지털상에서는 복사 키만 누르면 똑같은 파일이 뚝딱 만들어지는데, 이때 적용하는 기술이 바로 NFT입니다.

영어로 '대체가 불가능한 토큰' 이라는 뜻인데 그림이나 영상의 소유권을 적어 놓은 공인된 디지털 문서라고 보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그렇다고 진짜 문서는 아니고,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요.

클릭해보면 작품의 최초 제작일, 소유자 정보, 거래 이력 등의 데이터가 블록체인 기술로 저장돼 있어 위조나 변조가 불가능하죠.

원본임을 증명하는 단 하나밖에 없는 토큰, 그래서 가치가 높을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경매 시장에서는 디지털 이미지 자체가 물건으로 올라온 것이 아니라.

이미지 파일이 원본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이 토큰에 가격을 매겨 판매가 이뤄지죠.

그렇다면 정작 중요한 원본 이미지는 어디에 있을까요?

토큰을 클릭하면 원본 이미지 파일을 다운 받을 수 있는 주소가 기록돼 있는데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의 용량이 생각보다 커서 토큰 내부가 아닌, 외부 서버에 저장하고 있죠.

여기서 외부 서버란 통상 해당 코인을 발행해주는 NFT 마켓 플레이스를 말합니다.

NFT를 인터넷 거래소에서 손 쉽게 사고, 팔 수 있다 보니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요.

게임 아이템 음악에서부터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국 영상 또 최근에는 프로야구 주요 장면 등이 NFT로 제작돼 팔리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NFT의 잠재적 투자 가치를 보고 열광하는데요.

메타버스 즉 가상 세계에서 누구나 복제 그림보다 진품 그림을, 위조품이 아닌 명품백을 갖고 싶어 하겠죠.

디지털 세상 속 진짜에 부여될 가치를 미리 선점하려는 사람이 많아지자 가치가 상승하고 또 거래가 활발히 일어나는 겁니다

하지만 특정 NFT를 갖고 있더라도 원본 이미지를 보관하는 마켓플레이스의 서버가 해킹되거나 삭제되면 비싼 작품이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습니다.

또 가격이 수시로 변하기 때문에 거액을 주고 샀다가 손해를 볼 수도 있습니다.

소위 거품에 대한 우려죠.

막 태동하는 시장이다 보니 거래 당사자들이 피해를 보더라도 구제받지 못할 가능성이 있어 관련 법과 제도를 만드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같이 경제였습니다.

류재현 기자 (jae@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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