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훈 안보실장, 중국서 양제츠 정치국원과 회담.."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진전 협력 기대"
[경향신문]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일 중국 톈진(天津)을 방문해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종전선언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서 실장은 이날 톈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양 정치국원과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국제정세가 전환기적 상황에 있고 한반도와 역내 평화·안정이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양국간 소통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양국은 그동안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협력해왔다”며 “앞으로도 한반도 정세의 안정적 관리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진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 실장은 또 “한·중 양국은 전 세계가 코로나로 어려움을 겪는 와중에도 정상간 통화 등 각급에서 활발한 소통을 유지하며 흔들림 없이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왔다”며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앞두고 갖는 이번 회담은 앞으로 새로운 30년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서 실장 그러면서 최근 요소수 사태와 관련해 “중국 정부의 신속한 협조에 사의를 표한다”며 “유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게 상호간에 긴밀히 협의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양 정치국원도 모두발언에서 한·중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중·한 양국은 중요한 이웃이자 협력 동반자로 수교이래 상호존중과 평화공존, 협력상생의 정신에 따라 양국 관계를 빠르고 전면적으로 발전시켜 국가간 관계 발전의 모범을 세웠다”며 “중·한관계 발전은 시대 흐름에 순응하고 양측 공동이익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재 국제·지역 정세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 중·한 양측이 제때 전략적 소통을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또 필요하다”면서 “새로운 시기, 새로운 정세 하에서 중국은 한국과의 우호를 튼튼히 다지고 협력에 초점을 맞춰 보다 더 좋은 양국 관계를 실현함으로써 양국 국민에 더 많은 혜택을 주고 지역과 세계 평화·안정 및 발전 촉진을 위해 더 큰 기여를 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서 실장과 양 정치국원의 대면 만남은 1년3개월여만에 이뤄진 것이다. 앞서 양 정치국원은 지난해 8월 한국을 찾아 부산에서 서 실장과 회담을 가졌다. 서 실장의 이번 중국 방문은 그에 따른 답방 성격이다. 양 정치국원은 이날 “오랜친구와 다시 만나 기쁘다”며 “중·한관계와 공동 관심사에 대한 폭넓고 깊이있는 의견 교환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 실장도 “오랜만에 만났지만 여러 번 서한과 구두 메시지를 교환해서인지 계속 만난 것 같은 친밀감이 느껴진다”며 “따뜻하게 맞아줘서 고맙다”고 화답했다.
이날 회담에서 두 사람은 한·중 양자 관계와 한반도 문제,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한 폭넓은 논의를 했다. 가장 큰 관심사는 한반도 종전선언 문제다. 현재 종전선언에 관한 한·미 간 조율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만큼 서 실장은 이날 양 정치국원에게 그간 논의 상황을 전하고 중국 측의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도 문재인 대통령의 3자 또는 4자 종전선언 제안 이후 정전협정 서명국으로서 종전선언 당사자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기 때문에 이날 회담에서 얼마나 진전된 논의가 이뤄졌을지가 관심이다.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종전선언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도 있는 만큼 이에 대한 논의도 주목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문제 역시 양국 간 지속된 관심사다.
서 실장의 모두발언에서 언급된 것처럼 최근 불거진 요소수 문제를 비롯한 양국 경제·무역 관계나 내년 한·중 수교 30주년을 전후한 교류 활성화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서 실장은 이날 회담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내년이 한·중 수교 30주년이기 때문에 양자 관계에 대해 전반적으로 논의할 것”이라며 “최근 요소수 사태에서 봤듯이 서로 긴밀하게 사전에 주의깊은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전반적으로 의논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반도 문제도 빼놓을 수 없다”며 종전선언에 관해서도 전반적으로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실장은 이날 회담을 마치고 3일 전용기편으로 귀국하며 귀국 전 언론에 회담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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