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사법원, '공군 8비 성추행 사망사건' 강제추행 분리 심리 신청 기각
[경향신문]

공군 8전투비행단 하사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뒤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군 재판부가 강제추행 사건을 분리해 심리해달라는 유족 측의 요청을 기각했다.
2일 공군 공군공중전투사령부 보통군사법원 재판부는 경기도 평택시 오산 공군기지에서 열린 4차 공판에서 “고등군사법원의 결정 이후에 특별한 사정 변경 사유가 없다”면서 “관할 분리 신청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8전투비행단 소속 이모 준위는 피해자가 사망한 지난 5월11일 피해자가 출근하지 않자 피해자의 아파트로 찾아갔다. 이후 수차례 진입을 시도하다 곧이어 도착한 박모 주임원사와 함께 방범창을 뜯고 주거지에 침입했다. 피해자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나 이들은 112나 119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준위는 피해자의 책상 위에 놓인 물품 일부를 만졌다. 이후 군 경찰 조사에서 이 준위는 피해자의 볼을 잡아당기는 등 신체를 수차례 만진 사실을 인정했다.
군 검찰은 6월 초 성추행 가해자 이 준위와 박 주임원사를 공동주검침입, 주거수색, 공동재물손괴 혐의로 기소했다. 이후 유족들이 이 준위를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으로 수사해달라고 요청하며 수사기록 정보공개를 청구한 이후인 10월14일 이 준위를 군인 등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했다.
재판부는 지난달 2일 이 준위의 강제추행 혐의 사건을 주거침입 혐의 사건에 병합하고 변론을 종결했다. 유족 측은 “사건 병합을 결정한 당일 변론을 종결한 것은 진술권 행사 방해”라며 강제추행 건을 분리해 심리해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피해자 아버지 A씨는 증인신문에서 이 준위가 사망 현장에 미리 도착해 증거를 인멸했다고 주장했다. A씨는 “스치기만 해도 나오는 유전자와 지문이 현관문 도어락과 손잡이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다”며 “(이 준위가) 현장을 훼손하고 증거를 인멸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조사관이 노트에서 페이지 일부가 뜯긴 것을 확인했다”며 “딸아이가 남긴 마지막 한마디가 듣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는데 아직도 유서를 못 찾았다. (이 준위가) 미리 들어가 유서를 숨겼을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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