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정부 임기내 전작권 전환 불발..내년 FOC는 가능할까
(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임기 내(2022년 5월까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이 결국 불발됐다.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3단계 검증' 중 지난 2019년 1단계 검증 이후 멈춰 있다가 내년 하반기에 2단계 절차를 밟기로 한미가 합의하면서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은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열린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의 결과물인 공동성명을 통해 "양 장관은 2022년에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미 양국은 지난 2014년 합의한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에 따라 전작권 전환 이후를 대비한 우리 군 주도 미래연합사의 3단계 역량 평가를 시행 중이다.
역량 평가는 1단계 '기본운용능력'(IOC) 평가,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평가,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 평가로 나뉜다. 그러나 이 중 IOC 평가만 2019년에 종료된 상황. 2단계는 시작도 못했다.
FOC 평가가 2019년 이후 진행되지 못한 가장 큰 요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이다. 또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전작권 전환 의지 또한 미온적이었다는 군 안팎의 평가도 나왔다.
이같은 상황에서 이번 SCM에서 한미 장관은 내년에 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한 것이다. 이와 관련 오스틴 장관은 이날 "내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 훈련 간에 미래연합사의 FOC를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구체적인 시기를 전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내년에 FOC 평가가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의문 부호를 붙인다.
먼저 차기 정부가 얼마만큼 전작권 전환에 적극적인 의지를 보이느냐가 변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지난달 10일 관훈토론회에서 "전작권 전환이나 반환은 신속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지난 1일 충남 천안 독립기념관을 방문한 뒤 취재진과 만나 "전작권 환수라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대원칙"이라면서도 북핵 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일정 수준의 정찰자산·경계능력·미사일 대응 능력을 갖추고 안보환경이 조성될 때 이뤄지는 게 맞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최근 '오미크론'과 같은 새로운 코로나19 변이가 확산된다면 FOC 검증이 또 다시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함께 북한과의 관계 등을 고려해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실시 될 경우 전작권 전환에 필요한 우리 군 주도의 미래연합사령부의 역량평가는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한국의 정권 후 북한이 도발 카드를 꺼내든 전례가 있는 만큼, 그에 따른 FOC 검증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한미는 이번 SCM을 통해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 SPG는 한미 국방 당국이 작전계획(작계)를 수정하거나 새로 작성할 때 근거가 된다.
한미가 이번에 고도화하고 있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작계를 최신화하기로 한 만큼, 현실적으로 새로 바뀐 작계가 전작권 전환 과정에 반영돼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새로운 작계가 나오기 까지는 걸리는 기간은 통상 1~2년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SPG에 따라 작계가 바뀐다면 전작권 전환을 해놓고 바뀐 작계를 적용할 것인지 아니면 작계를 먼저 바꿔놓고 전작권 전환을 할지 그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며 "단 실질적으로 새로운 작계에는 재래전과 핵전이 융합된 형태로 갈 것인데 새로운 작계가 나온 뒤 전작권을 전환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되는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예를 들어 한국군 장성이 연합사 사령관을 하더라도 핵전에 대응할 능력이 없는 상황"이라며 "거기에 대해서는 미군사령관이 맡게 된다면 이는 전형적인 '역량의 분리', 대응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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