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한미 국방, 작계 최신화 합의..북핵·미사일 철저 대비해야

연합뉴스 2021. 12. 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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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협의회의 마치고 기자회견 하는 한미 국방장관 (서울=연합뉴스) 서욱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부 장관이 2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에서 열린 제53차 한·미 안보협의회의(SCM) 회담을 마치고 브리핑룸에서 공동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1.12.2 [사진공동취재단] phot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한국과 미국 군 당국이 북한의 고도화하는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작전계획(작계)을 최신화하기로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2일 서울 국방부에서 서욱 국방장관과 제53차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개최한 뒤 공동회견에서 전시작전통제권 보완을 위한 "새 전략기획지침(SPG)을 승인했다"고 말했다. 오스틴 장관은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가 역내 안보를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는 게 공통된 평가라고 했다. 이번 SPG 승인으로 양국이 합참 차원에서 본격적인 작계 수정작업에 들어가게 된다. 마지막 SPG 승인이 2010년 이뤄졌다고 하니 11년 만에 대대적인 수정작업에 돌입하는 셈이다. 또한 서욱 장관은 전작권 전환과 관련, 내년에 미래연합사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FOC 평가는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 사령관(대장)이 지휘하는 미래연합사령부의 운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3단계 평가 절차 중 2단계에 해당한다. 양국 군 수뇌부의 이번 합의로 한미 양국 군이 유사시에 대비한 연합 대응 능력을 더욱 강화하고, 한국으로의 조속한 전작권 전환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번 합의는 무엇보다도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고도화함에 따라 그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현재 한미 연합사의 작계는 '작계 5027'과 '작계 5015'가 있는데 5027은 북한이 남침해올 경우 반격 격퇴하는 내용의 전면전 대응 작전계획으로 40여년전 만들어졌다. 작계 5015는 국지전, 우발상태 등 다양한 상황에 대응하도록 작성됐다고 한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집권한 10년새 핵과 미사일 능력 고도화에 집중해왔다. 특히 핵 능력은 김정은 시대 들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6차 핵실험이 이뤄진 2017년 말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을 계기로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전문가와 외국기관은 북한이 보유한 핵무기가 30~60기 또는 100기 안팎에 달할 것으로 추정한다. 북한은 '핵무기 투발수단'인 다양한 탄도미사일의 개량 및 신형 미사일 개발에도 열을 올려 양적·질적 측면에서 모두 능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28일 극초음속 미사일인 '화성-8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다. 아직은 초보적인 단계라고 하지만 극초음속 미사일은 빠른 속도로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차세대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10월 19일에는 '미니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잠수함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최근 개발한 여러 종류의 단거리 탄도미사일은 현재 구축 중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로는 사실상 방어하기가 쉽지 않아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전문가 지적도 나온 바 있다. 한미 군당국은 이번 전략지침 승인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비해 한 치의 빈틈도 없는 작전 계획을 마련하기 바란다.

이날 합의를 통해 그동안 지지부진한 모양새를 지닌 전작권 전환에도 박차가 가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고 한다. 오스틴 장관은 회견에서 "내년 후반기 연합지휘소훈련(CCPT) 훈련 간에 미래연합사의 FOC를 평가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핵심 평가에 해당하는 FOC 평가를 내년에 시행하고 나면 새 정부에서 '전환 시기'가 도출될지도 관심사다. 전작권의 조속한 전환을 위해선 현재처럼 '조건에 기반한' 전환이 아니라 시한을 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편 일부에선 미국 측이 작계 최신화를 강하게 요구했다는 점에서 북한 위협뿐 아니라 인도태평양지역으로 군사력을 확장하는 중국의 위협 대응까지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고 한다. 또한 한미의 작계가 '참수작전'을 포함한 '북침계획'이라며 비난해 온 북한이 반발할 경우 종전선언 등 외교적 노력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하지만 서욱 장관은 작계 수정과 종전선언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종전선언을 가능하게 하는 것은 외교의 몫이지만, 국방의 힘으로 뒷받침하는 것은 군의 몫"이라고 말했다. 튼튼한 국방력이야말로 한반도 평화를 견인하고 미·중 대치 구도에서 우리나라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더없이 중요하다는 점은 이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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