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교실 파업 이틀 전 연락받은 부모들 발동동.."재택근무 좀 할게요"
학교에서 급식과 돌봄 등을 책임지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우개선을 촉구하면서 2일 '2차 총파업'을 강행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급식실 노동강도가 2~3배 높아졌다며 인력 확충과 안전보건 종합대책을 요구했다.
학부모들은 돌봄교실과 급식실 등 학교 주요 시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참여해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며 "돌봄 대책없는 갑작스러운 파업은 아이들에게 피해로 돌아온다"고 토로했다.
학비연대에는 돌봄전담사와 급식조리사, 방과 후 강사 등 전국 학교에서 근무하는 비정규직 17만여명 가운데 10만여명이 소속돼있다. 이날 집회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급식노동자들 1500여명이 참석했다.
학비연대는 이날 △급식실 인력 확충 △직업암 전수 검진과 환기시설 전면 교체 △정년 보장 등 급식실 안전보건 종합대책 수립 등을 요구했다. 집회에는재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석방된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도 참석했다.
박미향 학비노조 위원장은 "전국 1만여개가 넘는 학교 급식실은 코로나19로 인해 노동강도가 2~3배 높아졌다"며 "급식노동자들이 안전하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내겠다"고 말했다.
학비연대는 투쟁결의문에서 "2차 총파업은 3차 총파업의 경고이자 향후 노사관계 파탄의 불씨가 될 수 있다"며 "각 시도교육청은 비정규직 차별해소에 나서 근속수당 인상과 상한 폐지, 복리후생 차별 등을 개선하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2차 총파업 이후 재차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도 했다. 학비연대 측은 "2차 총파업 이후 내부회의를 통해 중대결심에 대한 최종 판단을 할 것"이라며 "중대발표 기자회견 날짜는 추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당초 집회는 여의도 일대로 예정됐지만 허가를 받지 못해 장소가 변경됐다. 교육청 앞에서도 경찰이 감염병 예방법 위반을 이유로 해산을 요구했지만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지적장애를 가진 자녀를 키운다는 김모씨(47)는 "돌봄교실에 매일 자녀를 보내야 하는데 지난 1차 파업 때처럼 이번 2차도 갑자기 이틀 전에 연락이 왔다"며 "오늘 결국 하루 일을 빼고 급한 일을 재택으로 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손이 필요한 아이라 조금이라도 도움의 손길이 없으면 어느 것 하나하나 살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돌봄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파업은 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고 불만을 표했다.
초등학교 3학년, 6학년 자녀를 둔 김모씨(49)는 이번 2차 파업을 두고 "돌봄교실 이용 아이들은 부모가 맞벌이인데 선생님이 안 계시면 아이들은 오갈 데가 없다"며 "요즘 코로나19 확산으로 엄마들이 외부 도우미도 많이 쓸 수 없어 믿고 맡길 데가 학교밖에 없다"고 했다.
또 "파업으로 손을 놓으면 결국 아이들을 사지로 몰고 가는 것"이라며 "집회 참석자들이 이번에 파업 관련 집회에 다녀와서 코로나19라도 걸려 아이들도 감염될까 걱정된다"고도 말했다.
앞서 학비연대는 지난 10월 1차 총파업을 강행했는데 당시 전국 1만2404개교 가운데 2899개교가 학교 급식에 차질을 빚었다. 돌봄교실이 운영되는 1만2402개교 가운데 1696곳도 운영되지 않았다.
한편 교육당국은 파업 여파를 최소화하기 위해 시·도교육청에 긴급 상황실을 마련하고 급식·돌봄 부문에 대한 파업 대응 체제를 가동하며 대책 마련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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