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400조원 규모 투자전략 발표.."中 일대일로의 진정한 대안"

유럽연합(EU)이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 육상·해상 실크로드)에 맞서 2027년까지 기후변화 대응, 공급망 안보 강화 등에 3000억유로(약 400조9500억원)를 투자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일(현지 시각) 유럽의 공급망 강화와 무역 촉진, 기후변화 대응 지원 등을 골자로 하는 ‘글로벌 게이트웨이(Global Gateway)’ 전략을 발표하고 “각국은 (중국의 제안보다) 더 나은 다른 제안, ‘진정한 대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이어 글로벌 게이트웨이가 디지털, 건강, 에너지, 교통뿐만 아니라 교육, 연구 분야에도 초점을 맞출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보조금, 대출 및 보증 형태의 EU의 자금은 금융기관과 국가 개발 은행, EU 기관, 각국 정부로부터 끌어쓴다는 방침이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2021년 12월 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U 집행위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개요에서 중국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기자회견에서 “높은 품질과 투명성, 신뢰할 수 있는 표준으로 글로벌 게이트웨이를 신뢰하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며 “글로벌 게이트웨이는 제3국이 부채 문제를 겪지 않도록 공정하고 유리한 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중국을 정조준한 발언으로,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앞서 일대일로에 참여한 중·저소득 국가들의 숨겨진 부채가 3850억달러(약 45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대일로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2013년부터 중국의 대외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고 있는 핵심 전략이다. 일대(一帶)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 실크로드, 일로(一路)는 중국에서 동남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으로 이어지는 해상 실크로드를 뜻한다.

일대일로 선상에 있는 60여개 연선국가의 인구는 약 44억명으로, 전 세계 인구의 63%를 차지한다. 이들 국가의 경제 규모는 21조달러(약 2경4870조원)로 전 세계의 29%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