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베 전 日 총리의 '美·日 대만 개입' 발언에 강력 반발

한밤중 주중 日 대사 불러 원색적 항의…미·일 동맹 견제 차원

베이징=박준우 특파원

중국 정부가 대만 유사시 미·일의 군사개입을 시사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의 발언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히 중국은 이례적으로 1일 늦은 밤 주중 일본대사를 초치한 뒤 “불장난을 하면 스스로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는데, 전직 국가 정상의 발언에 대한 반응으로는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중국 외교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는 1일 밤 다루미 히데오(垂秀夫) 주중 일본대사를 ‘긴급약견’(緊急約見)했다. ‘약견’(約見)은 중국 외교부가 중국 주재 타국 외교관을 외교부로 부르거나 별도의 장소에서 만나 항의 등을 표시하는 것으로, 한국에서는 ‘초치’로 알려진 항의 방식이다.

화 부장조리는 이 자리에서 “아베 전 총리가 오늘 대만 문제와 관련해 극단적으로 잘못된 발언을 해 중국 내정에 간섭하고 대만 독립 세력을 지지했다”면서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하며 과거 중국에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은 대만을 언급할 자격도 권리도 없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은 국가 주권과 영토의 완전성 수호에 대한 중국 인민의 굳은 결심과 확고한 의지, 강대한 능력을 과소평가하지 말라”면서 “잘못된 길로 점점 더 멀리 나가지 말라. 그렇지 않으면 필경 불장난을 하다가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왕원빈(汪文斌)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아베 전 총리 발언에 대해 “중국 인민의 마지노선에 도전하면 반드시 머리가 깨져 피가 흐를 것”이라며 원색적 경고를 한 바 있다. 앞서 아베 전 총리는 1일 대만 국책연구원 주최 화상 강연에서 “대만에 일이 있다는 것은 일본에 일이 있다는 것이고, 이것은 미·일 동맹에 일이 있다는 것”이라며 대만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미국과 일본이 공동대응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중·일 언론이 전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이 자리에서 “일본은 대만에 대한 무력 침범을 용납할 수 없으며, (중국이 대만에) 군사적 모험 행위를 하는 것은 경제적 자살로 가는 길”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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