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닮사' 고현정 따라붙은 불륜 망령, 복수보다 끔찍한[TV보고서]

서유나 2021. 12. 2.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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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득바득 제 잘못이 없다고 우기며 제 가정만은 지키려 한 정희주(고현정 분)을 무릎 꿇린 건 결국 구해원(신현빈 분)의 복수가 아닌 불륜의 망령이었다.

12월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 연출 임현욱) 15회에서 집착이란 감정에 무너져 내리며 급기야 정희주의 목까지 조르는 서우재(김재영 분)은 이 드라마의 궁극적 메시지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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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서유나 기자]

아득바득 제 잘못이 없다고 우기며 제 가정만은 지키려 한 정희주(고현정 분)을 무릎 꿇린 건 결국 구해원(신현빈 분)의 복수가 아닌 불륜의 망령이었다.

12월1일 방송된 JTBC 수목드라마 '너를 닮은 사람'(극본 유보라, 연출 임현욱) 15회에서 집착이란 감정에 무너져 내리며 급기야 정희주의 목까지 조르는 서우재(김재영 분)은 이 드라마의 궁극적 메시지를 보여줬다.

'너를 닮은 사람'은 정희주와 서우재의 연상 연하 케미스트리로 한때 불륜 미화 오명을 쓰기도 했다. 아름다운 아일랜드를 배경으로 돈도 언어 실력도 부족한 유학생끼리 외로움을 달래며 나누는 위안, 서로만 있으면 모든 걸 견딜 수 있을 것 같은 그 잠깐의 격정적 사랑.

그러나 그 아름다운 사랑이 끝난 뒤는 흙탕물이었다.

결국은 남편 안현성(최원영 분)의 돈으로 유지한 가짜 안정, 가난이 지긋지긋해지는 순간 깨져버리는 사랑이라는 환상. 뒤늦게 모든 걸 바로잡으려 해도 자꾸만 따라붙어 다시 그때로 돌아가자고, 발목을 붙잡는 망령. 시댁과 외로움의 도피처처럼 심취한 불륜이 사실은 얼마나 후진 흑역사였는지 정희주는 그 진정한 의미를 모든 것이 망가져가는 속에서 깨달았다.

중요한 건 서우재를 눈 돌게 만든 건 정희주 본인이라는 것이다. 배우자가 있는 걸 알면서도 유혹하는 서우재의 마음을 받아주며 여지를 준 것도, 서우재와의 삶이 질린 순간 수면제를 먹여 도망치며 깔끔하게 관계의 끝을 내지 않은 것도, 남편 안현성의 신뢰를 깨 그가 서우재를 교통사고 낼 만큼 증오하게 만든 것도 전부 정희주 본인이었다. 과거를 분노하고 과거에 집착하는 미친 듯한 서우재의 모습은 정희주의 업보 자체였다.

결국 수면제를 먹여 '잠재운' 서우재로 상징되는 과거 불륜의 망령은 15회에 그려진 것처럼 서우재의 '죽음'으로 끊어낼 수밖에 없다. 다만 문제는 이후 정희주가 짊어져야 하는 현실이 너무도 무겁고 버겁다는 것. 정희주가 그린 가족 그림을 뒤덮은 절대 지울 수 없는 서우재의 피처럼 이는 애초에 불륜을 시작한 것에 대한 정희주에 대한 벌이자 낫지 않는 생채기였다.

더욱이 이 고통을 안고 살 이는 정희주뿐만이 아니라 정희주가 그토록 지키려 노력한 정희주의 가정 전체다. 앞서 구해원은 정희주를 무너뜨리기 위해 정희주의 미성년자 자녀를 건드는 모습으로 비판의 중심에 섰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아이들에게 더 잔인한 건 정희주였다. 정희주는 과거 아일랜드에서 불륜의 실마리 한 조각을 딸 안리사(김수안 분)에게 남겼을뿐더러 아직까지도 관계를 이어가며 자해 행동을 하게 하고, 남편과 시모가 아들 안호수(김동하 분)의 친자를 의심해 검사하게 했다. 때문에 안리사는 자신이 이렇게 된 게 모두 엄마 "정희주 때문"임을 외쳤다.

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가 피해자와 가해자의 전복이라고 했던가. 일련의 사건과 정희주의 태도를 되짚어 봤을 때 가해자가 과거의 정희주라면 피해자는 현재의 정희주가 된다. 어쩌면 가해자 피해자의 전복이란 과거와 현재라는 시간을 기점으로 정희주가 가해자에서 피해자로 변모하는 과정일지도 모른다. 정희주가 저지른 불륜의 원죄가 망령이 되어 정희주를 무너뜨리고 있다.

지난 1회 정희주는 서우재로 짐작되는 시신을 유기하며 스스로의 파멸을 전하고 시작했다. 남은 단 한 회차에서 복수보다 끔찍한 망령의 가해자이자 피해자가 된 정희주가 어떤 형태의 비극적 결말을 맞이할지 시청자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사진=JTBC '너를 닮은 사람')

뉴스엔 서유나 stranger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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