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석구 "연기가 취미? NO, 살면서 가장 공들인 거예요" [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1. 12. 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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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배우 손석구, 사진제공|CJ ENM


배우 손석구를 따라다니는 수식어들이 많다. 그 중 가장 화제가 된 건 ‘55억 매출 기업 CEO’다. 이 때문에 ‘연기를 취미로 하는 것 아니냐’는 편견도 튀어나왔다.

“연기가 취미는 아니죠. 오히려 살면서 가장 오랫동안 공들인 건데요. 지금까지 갈고 닦은 제 열정의 결과물이기도 하고요.”

이런 유명세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할까. 그는 차분히 답했다.

“그런 건 진짜 제 현실과 괴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SNS나 온라인에서 제 이름을 쳐보면 그게 전부인 것처럼 느껴지지만 한발자국 밖으로 나오면 더 많은 모습이 있잖아요. 또 ‘그런 일회성 가십에 사람들이 얼마나 관심을 가지겠어?’란 생각도 들고요. 그렇게 생각하면 큰일은 아닌 것 같아요. 그냥 넘어가는 수밖에요.”

최근 ‘스포츠경향’이 만난 손석구는 여유로웠다. 그 어떤 질문에도 자신의 생각을 또박또박 밝혔다. 당당한 매력이 빛을 발했다.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 속 손석구(왼쪽)와 전종서.


■“정가영 감독이 장르 그 자체”

그는 영화 ‘연애 빠진 로맨스’(감독 정가영)서 연애 칼럼니스트 ‘우리’로 분해 ‘자영’(전종서)과 로맨스를 펼친다. ‘밤치기’ ‘하트’ 등 정가영 감독들의 전작들을 다 챙겨볼 정도로 팬을 자처한 그는 이번 작품에서 드디어 정 감독과 합을 맞추게 됐다.

“‘정가영 감독’이 장르 그 자체라고 생각해요. 대본을 다 보기도 전에 출연을 결심했는데, 완성본을 보니 역시나 정 감독의 스타일과 개성, 그리고 상업성까지 두루 잡았더라고요. 영리한 감독이라고 생각했어요.”


극 중 ‘우리’는 의뭉스럽지만 허당기 가득한 매력을 발산한다. 여기에 손석구의 매력이 더해져 인생 캐릭터를 탄생시켰다.

“아마도 정가영 감독이 생각하는 이상형이 ‘우리’에 가깝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저도 ‘너드미’(nerd)가 상당히 있죠. 하하. 제 매력은 허울없이 대화를 잘 하는 건데요. 누구를 대하든 다 편하게 대하는 게 제 매력이라고 생각해요. 그런 면을 정 감독이 잘 만져준 것 같고요.”

웃는 얼굴이 매력적이었다고 하자 ‘씨익’ 하는 특유의 미소가 입가에 걸렸다.

“옛날엔 웃으면 ‘바보’같아서 잘 안 웃었거든요. 그럼에도 배우들 중 멋있고 잘생긴 사람들이 진짜 많아서 그들을 따라갈 수도 없다고 생각했고요. 그러다가 어느 순간 그냥 제 자연스러운 매력이 얼굴에 붙었나봐요. 하하.”

전종서와 호흡도 만족스러웠다.

“전종서가 평소엔 외향적이거나 에너제틱하진 않아요. 처음 만났을 때에도 둘이 조용조용 대화하는 느낌이었고요. 그렇게 연기를 해서 그런지, 딱히 호흡을 맞춰야한다는 생각 없이 그냥 물 흐르듯 흘러간 것 같아요.”


■“삶의 만족도? 지금은 100% 행복하죠”

그의 작품 행보는 조금 특별하다.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지만 주연에 대한 큰 욕심이 없다. 특별출연 등도 잦은 이유다.

“전 분량에 대한 욕심이 없어요. 오히려 적을 수록 좋죠. 분량이 적은 캐릭터일수록 연기하기가 재밌거든요. 또 사실 제 인지도가 높은지도 잘 모르겠고요. 출연제안 오는 것 중 재밌는 작품은 분량 상관없이 선택하고 있어요.”

최근엔 tvN ‘지리산’에서도 카메오로 얼굴을 내밀었다. 전지현의 첫사랑으로 등장해 웃음을 선사했다.

“이번 카메오 출연도 너무 마음에 들었어요. 분량이 굉장히 적은데다가 마지막 제가 유부남이라고 고백하는 게 정말 웃기더라고요. 전지현 선배와 호흡이 좋아서 그 장면만 몇 번이고 돌려봤던 기억이 나요.”


배우로서 ‘열일’하는 지금 만족도도 최상이라고.

“몸만 안 피곤하다면 행복도는 100%예요. 요즘은 잠이 조금 모자라거든요. 그럼에도 촬영이 행복하고 제 작품이 주변에서도 다들 좋다고 하니까 굉장히 달콤하게 들려요.”

물론 유명해질수록 피곤한 소문과 불필요한 관심이 잇따르곤 하지만 차분히 걸어가겠다는 그다.

“가심에 마음의 상처를 받는 기분은 안 당해본 사람들은 모를 거예요. 그게 얼마나 마음 아픈지를요. 저도 예전엔 그 기분을 몰라서 그런 글들이 그냥 올라오나보다 생각했거든요. ‘진짜 그런 거 아냐?’라는 생각도 들었고요. 하지만 이젠 그게 얼마나 잔인한 일인지를 알죠. 괴로운 일이더라고요. 그렇게 계속 당하면서 상처가 아무는 거겠죠. 지금도 그럴려고 노력하고 있고요.”

올해 마흔살이 된 그에게 앞으로 펼쳐질 40대에 기대하는 바를 물었다. 그러자 독특한 대답이 돌아왔다.

“어릴 땐 시간이 너무 느리게 갔는데 나이가 들 수록 체감 시간이 너무 빨라지는 것 같아요. 올해도 다 갔잖아요? 무서울 정도예요. 그래서 제게 남은 시간이 이젠 좀 천천히 갔으면 좋겠어요. 하하.”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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