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 확진자 10배 폭증에도 오미크론 감염은 고작 77명..왜?

최서윤 기자 2021. 12. 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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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 극히 일부 249개 게놈 시퀀싱 결과 74%가 오미크론..지배종 됐다는 의미
보건당국 연구원"검진 못 받는 이들 많아..현재 감염 사태 오미크론이 원인"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탐보 국제공항에서 2021년 11월28일(현지시간) 우간다로 출국하려는 한 승객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최서윤 기자

(서울=뉴스1) 최서윤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매서운 속도로 늘면서 우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남아공 보건당국은 지금까지 오미크론 감염자가 77명 나왔다고 보고했는데, 전체 코로나 확진자 수가 2주 만에 10배 증가한 뒤 매일 2배씩 폭증하는 배경을 설명할 별다른 논리가 변이 외엔 없기 때문이다.

각국이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을 향해 신속히 내린 입국금지 조치가 투명한 정보 공유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한 직후 신속히 전 세계에 정보를 공유했지만, 사흘 만에 최소 70개국으로부터 입국금지 조치를 당하게 됐다.

AFP 통신과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남아공 국립전염병연구원(NICD)은 1일(현지시간) 집계한 전일 신규 확진자 수가 8561명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일(11월30일) 발표한 확진자 수는 4373명, 그제(29일)는 2273명이었는데, 사흘 연속 2배씩 증가한 것이다.

남아공의 현재 확진자 증가 속도는 2년이 돼 가는 팬데믹 상황에서도 전례 없을 만큼 가파르다. 2주 전만 해도 300명 안팎이던 확진자 수는 오미크론 검출 사실을 보고한 지난달 25일 전후 3000명대로 10배 늘었다. 남아공 전문가들은 이번 주말 확진자 수가 1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같은 확산 사태에 대해 미셸 그룸 NICD 연구원은 이날 의회에 출석해 "우려스러운 정도"라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수치는 4차 유행의 매우 초기 단계에 진입해 있음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그룸 연구원은 "종강 시즌을 맞은 10~29세 사이에서 먼저 감염이 확산했다면, 이제 더 연령이 높은 집단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현재 '실제' 확진 건수가 과소평가되고 있다"면서 "일부는 무증상인데, '모든 종류의 이유'로 검진을 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도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현재 빠르게 증가하는 일일 확진 건수는 오미크론에 의해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룸 연구원의 의미심장한 발언은 코로나 확진자가 8000명을 넘어서는데도 오미크론 감염자는 여전히 77명에 머물러 있는 당국 발표치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남아공의 오미크론 감염자 집계는 지난달 말부터 움직이지 않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NICD가 전국에서 수집된 바이러스 게놈(유전자) 중 일부인 249개를 시퀀싱한 결과 74%가 오미크론으로 나타났다. 남아공은 매주 수집된 샘플 중 극히 일부분만 유전자 분석을 하고 있다.

이에 이번 주 시퀀싱 결과가 나오면 남아공의 오미크론 감염자 수는 전체 코로나 확진자 증가 폭과 같이 급증할 수 있다.

다만, NICD는 지금까지 총 오미크론 감염자 수를 확인해준 적은 없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30일 (현지시간) 코로나19 새 변이 오미크론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한 일본의 도쿄 하네다 국제공항의 전광판에 도착 항공기가 줄줄이 취소된 모습이 보인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일각에선 세계 각국이 남아공 등 아프리카 국가들을 향해 신속히 내린 입국금지 조치가 투명한 정보 공유를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된다.

남아공은 오미크론 변이를 발견한 직후 신속히 전 세계에 정보를 공유했지만, 26일 당일 영국과 이스라엘을 시작으로 사흘 만에 최소 70개국으로부터 입국금지 조치를 당하게 됐다.

시릴 라마포사 남아공 대통령이 "우리 경제에 추가 피해가 생기기 전에 여행 금지를 철회해 달라"고 촉구한 데 이어, WHO도 "국경을 성급히 닫기보다는 과학을 따라 달라"고 촉구했지만, 소용없었다.

마이크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영국 등 국가들이 아프리카 남부 국가들에 취해 온 입국 금지 조치에 반대한다"면서 "일부 국가를 완전히 고립시키면 된다는 발상은 역학이나 공중보건의 관점에서는 찾을 수 없는 논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오미크론 변이는 남아공 9개 주(州) 중 5개 주에서 발견, 국가 전역에 확산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는 관측했다. 오미크론 검출 주는 Δ인구가 가장 많은 가우텡을 비롯해 Δ이스턴케이프 Δ콰줄루나탈 Δ음푸말랑가 Δ웨스턴케이프 등이다.

전일 이뤄진 코로나 진단 검사는 5만1977건이었으며, 이 중 Δ가우텡에서 6168건 Δ웨스턴케이프 626건 Δ콰줄루나탈 476건 Δ음푸말랑가 375건 Δ노스웨스트 356건 Δ림포포 271건 Δ프리스테이트 138건 Δ이스턴케이프 115건 Δ노스턴케이프 36건 순으로 확진됐다. 남아공 인구는 6000만 명 정도다.

sabi@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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