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경제성장률 0.3%..실질 국민총소득, 5개분기 만에 감소(상보)
전기비 0.3%, 전년동기비 4.0%..속보치와 동일
수출·소비 소폭 개선..투자 감소폭은 커져
실질GNI 0.7% 감소..작년 2분기 이후 첫 마이너스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우리나라 3분기(7~9월) 경제성장률이 전기 대비 0.3%를 기록했다. 10월에 발표된 속보치와 같았다. 7월부터 델타 변이바이러스 등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시작되면서 소비는 꺾이고 수출은 회복세를 보였다. 자동차 반도체칩 부족 등 공급망 병목에 설비투자, 건설투자 등이 크게 위축됐다.
성장률이 플러스를 기록한 것에 반해 국민들이 실제 쥐게 되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전기 대비 0.7% 감소했다. 작년 2분기 이후 5개 분기 만에 마이너스 전환이다. 교역조건 악화 등에 해외에서 벌어들인 소득이 줄어든 영향으로 해석된다.
수출 호조·소비 선방·투자 급감
한국은행이 3일 발표한 ‘2021년 3분기 국민소득(잠정)’에 따르면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비 0.3% 성장했다. 전년동기비로는 4.0% 성장했다. 이는 10월 발표된 속보치와 같은 수치다. 이에 따라 4분기 전기비 1% 넘는 성장률을 기록하면 올해 한은이 제시한 4.0% 성장이 가능해진다.
3분기는 코로나19 4차 대유행과 공급망 병목 현상 등에 소비와 투자가 성장률을 갉아먹은 대신 수출이 회복세를 이끌었다.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속보치(0.8%포인트)보다 소폭 높아졌다. 반면 내수의 성장기여도는 -0.6%포인트로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수출은 석탄 및 석유제품, 기계장비 등을 중심으로 1.8% 증가해 속보치보다 0.3%포인트 더 늘어났다. 재화 수출이 0.2%포인트 상향 수정된 영향이다. 수입은 반도체 부족난을 겪고 있는 자동차 등을 중심으로 -0.7% 감소해 속보치보다 0.1%포인트 하향 수정됐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서비스 등을 중심으로 -0.2%를 기록했다. 그나마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조정된 것이다. 정부소비는 1.3% 증가해 0.2%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투자는 속보치에서 발표한 것보다 더 나빠졌다. 건설투자, 설비투자는 각각 -3.5%, -2.4%로 속보치보다 0.5%포인트, 0.1%포인트 하향 조정됐다. 이에 따라 건설투자의 성장기여도가 -0.4%포인트에서 -0.5%포인트로 확대됐다. 건설과 설비투자만 성장률을 -0.7%포인트 깎아먹었다.
수출이 호조세를 보였으나 자동차가 우리나라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보니 제조업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건설업은 공급망 병목에 자재 값 등이 오르면서 2.4% 감소했다. 이는 속보치(-1.7%)보다 0.7%포인트나 하향 수정된 것이다. 농립어업과 서비스업은 각각 8.9%, 0.5% 증가, 속보치보다 0.1%포인트 상향 수정됐다.
◇ 플러스 성장에도 교역조건 악화에 국민소득은 감소 전환
3분기에도 소폭이나마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경제 성장에 비해 국민들이 얻게 되는 소득은 오히려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전기대비 0.1% 증가해 5개 분기 연속 플러스를 이어갔다. 전년동기비로도 6.7% 증가했다. 다만 1, 2분기 전기비 증가율이 각각 2.3%, 2.4%라는 점을 고려하면 증가세가 크게 둔화됐다. 물가상승률을 제거한 실질GNI는 전기비 0.7% 감소, 작년 2분기(-2.0%) 이후 5개 분기만에 첫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수출이 호조를 보였음에도 국제유가 상승 등 교역조건이 악화되면서 실질 국외순수취요소소득이 8조8000억원에서 4조원으로 반토막 이상 감소했기 때문이다.
모든 재화, 서비스의 물가 지수를 보여주는 GDP디플레이터는 1년전보다 2.3% 상승했다. 유가 등 원자재 가격 상승에 가공식품, 외식비 등 각종 서비스 품목까지 가격이 오른 영향이다.
한편 3분기 총저축률은 35.9%로 전분기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국민총처분가능소득 증가율이 0.5%로 최종소비지출 증가율 0.3%를 상회한 영향이다. 국내총투자율은 설비투자 등이 감소하면서 31.6%로 전분기비 0.1%포인트 하락했다.
최정희 (jhid020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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