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M] 동굴 많은 석회암 폐광까지 매립장 추진..'식수 오염' 반발

입력 2021. 12. 1. 20:51 수정 2021. 12. 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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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산업 생산량이 증가하면서 폐기물 배출량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데요. 한 해 매립되는 산업폐기물만 수백만 톤에 달하는데, 문제는 앞으로 몇 년 후면 더는 묻을 곳이 없다는 겁니다. 매립장을 새로 만들려고 해도 주민 반발 등으로 쉽지 않아 '산업폐기물 대란'이 올 것이란 우려마저 나오고 있습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실태를 안진우, 장진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부산의 유일한 산업폐기물 처리장입니다.

폐기물 처리업체나 소각장 등을 거쳐, 더이상 줄이거나 없앨 수 없는 최종 폐기물이 이곳 땅속에 묻힙니다.

하루 매립량은 350톤.

그런데 운영이 순조롭지만은 않습니다.

지난해에는 매립장 인근 주민들이 악취가 난다며 잇따라 민원을 제기해 한 달간 문을 닫기도 했습니다.

▶ 인터뷰 : 폐기물 매립장 인근 주민 - "(악취로 인해) 숨을 못 쉴 정도였죠. 여름에는 창문을 못 열어 놓을 정도고…."

우여곡절을 겪으며 운영되는 이 산업폐기물 매립장의 수명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축구장 30개 크기로 방대하지만, 오는 2025년 3월이면 매립용량이 다 차는 겁니다.

반면 공장은 자꾸 늘어납니다.

부산 지역 산업단지는 현재 23곳인데, 19곳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라 2023년 포화상태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 인터뷰(☎) : 부산시 관계자 - "(신설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 사업은) 아직 진행 상황은 없습니다. 2025년 매립 기간이 끝나는데…."

매립장을 새로 만들면 되지만,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습니다.

부산시는 기장군에 폐기물 매립장 건립을 추진했다가 주민 반대에 부딪혀 결국 무산됐습니다.

다른 지역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 스탠딩 : 장진철 / 기자 - "이곳은 강원 영월군입니다. 이곳에 강원도에서 처음으로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이 추진되면서 주민들이 1년 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남한강 줄기인 강원 영월 쌍용천이 형광색으로 변했습니다.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에 앞서 지하수 흐름 확인을 위해 뿌린 시료입니다.

그런데 뿌린지 사흘 만에 산 너머 있는 하천까지 유입된 겁니다.

▶ 인터뷰 : 김진선 / 강원 영월군 옹정리 이장 - "저희 마을도 100%가 지하수를 먹고 있거든요. 지하수를 먹는데 이런 것이 들어오면 건강에 해롭죠."

한 시멘트업체는 60년 넘은 폐광을 산으로 되돌려 놓는 대신 산업폐기물 매립장 조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축구장 25개 면적으로 16년 동안 560만 톤의 폐기물을 묻을 수 있는 규모입니다.

문제는 폐광이 석회암지대라는 겁니다.

석회암 지대는 지하에 텅 빈 굴, 이른바 동공이 많은 지형적 특성상 침출수가 쉽게 유출돼 지하수가 오염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실제로 34곳을 시추했더니, 지하 동공이 47개나 발견됐습니다.

자칫 침출수가 유출되면 수도권 식수원인 한강으로 이어지는 하천까지 오염돼 그야말로 식수대란이 일어날 수도 있습니다.

해당 업체는 침출수가 새지 않게 막는 차수막을 보강해 오염을 막을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 인터뷰 : 업체 관계자 - "(차수막을) 2중으로만 하면 되거든요. 법적으로는. 저희는 4중으로 하겠다는 노력을…. "

현재 전국의 사업장 폐기물 매립장은 31곳, 이 시설들의 잔여 매립량은 채 40%도 안 됩니다.

하지만, 추가 매립장을 놓고 전국 곳곳에서 주민 반발이 이어지면서 얼마 안 가 '폐기물 대란'이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먼저 자원순환률을 높여 폐기물 양을 줄이고, 그럼에도 매립장 조성이 불가피하다면 더 안전한 건설 계획으로 주민들을 설득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합니다.

포커스M 이었습니다.

영상취재 : 김영환 VJ 정의정 기자 영상편집 : 오혜진 오광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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