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2살 아이 배 속서 부러진 수술 장비..사과 요구하자 "돈 원하냐"

이서준 기자 입력 2021. 12. 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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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복강경 수술을 받던 두 살 아기 뱃속에서 수술 장비가 부러졌습니다. 결국 배를 더 절개해서 부러진 쇳덩이를 빼내고 퇴원했지만 다음날 아기는 일시적으로 장이 마비되는 장폐색 진단을 받았습니다. 아기 부모는 병원 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병원 측은 결국엔 돈을 원하는 거 아니냐면서 거절했습니다.

추적보도 훅, 이서준 기자입니다.

[기자]

어린이 복강경 수술을 전문으로 하는 서울 강남의 한 병원입니다.

2살 이모 군은 지난 9월 24일 이 병원에서 복강경 수술을 받았습니다.

병원은 "흉터도 남지 않고 10분이면 수술이 끝나 바로 퇴원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군 수술은 2시간 넘게 계속됩니다.

수술을 마치고 나온 의사는 황당한 말을 전했다고 합니다.

[A씨/피해자 어머니 : (의사가 말하길) 수술 도구가 일부 떨어져 나가서 장 속으로 떨어졌다. 그래서 배꼽을 째고 장을 드러내서 손가락으로 (수술용)집게를 찾느라 한참 걸렸고, 정 안 돼서 자석으로 결국 찾아냈다. 모래밭에서 금반지 찾기나 마찬가지였는데 본인이 잘 찾았다고…]

수술 당시 배 속을 찍은 내시경 사진입니다.

처음엔 양쪽 모두 달려 있던 수술집게가 한쪽이 부러져 다른 한쪽만 달려 있습니다.

간호기록지에도 "수술 중 수술기구가 떨어져 배를 절개해서 찾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배에는 4~5센치미터가량 흉터가 남았습니다.

[A씨/피해자 어머니 : 간호차장 하는 말이 '우리 원장님은 얼마나 놀라셨겠어요. 어려운 건데 우리 원장님이 그걸 어떻게 자석으로 찾아낼 생각을 하셨는지 모르겠다' 이렇게 얘기를 하더라고요.]

갑작스럽게 배를 여는 '개복수술'을 했지만 금식을 하라는 안내도 없었습니다.

간호기록지를 보면 주치의는 퇴원을 시키라는 지시만 반복합니다.

수술 3시간 만에 물과 주스 그리고 죽까지 먹게 한 뒤 당일 퇴원을 시킵니다.

다음 날 오후 이군의 배는 딱딱하게 굳기 시작했습니다.

[A씨/피해자 어머니 : (다음 날 오후) 아이가 엄청 힘들어하면서 배가 아프다고 하고, 배가 돌처럼 딱딱하게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보였습니다. 너무 깜짝 놀라서 아이를 안고 그대로 가까운 응급실로…]

이군은 대학병원에서 장기가 기능을 멈추는 '마비성 장폐색' 진단을 받습니다.

3일 간 입원 치료를 받아야 했습니다.

이군 부모는 변호사를 통해 병원 측에 사과를 요구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이랬습니다.

[병원 행정실장 : 돈적인 문제죠, 변호사님. 그럼 뭐가 문제입니까? 종국에는 돈 아닌가요?]

다시 사과를 요청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피해자 변호사 : 피해자들은 돈도 돈이지만 지금 병원 태도에 대해 너무 화가 난다는 거예요.]

[병원 행정실장 : 아 그러면 저희 대표원장이 가서 '아이고 죄송합니다' 하고 지금 사과해 달라는 얘기인가요?]

[피해자 변호사 : 그건 당연히 수반돼야 하는 것 아닌가요?]

[병원 행정실장 : 하하하]

이군 부모는 수술을 한 병원 원장을 업무상과실치상 혐의로 강남경찰서에 고소했습니다.

병원 측은 "허가된 기구를 사용했는데 조작과 무관하게 부러졌다"며 "배 안에 두고 나왔으면 과실이지만 자석으로 빼냈다"고 했습니다.

"장폐색은 수술 다음날 발생할 수 없다" 고도 했습니다.

또 "피해 부모에게 사과를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 / 영상그래픽 : 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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