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방정부가 못써 남은 돈 '40조'..곳간에서 쿨쿨

이승욱 2021. 12. 1.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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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정부가 지난해 쓰지 못하고 남은 돈이 39조7000억여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40조원에 가까운 돈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한 재난 위기 극복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사실상 순세계잉여금의 '저금통'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예산도 7조600억원에 달해 39조7000억원이 지방정부의 곳간에 방치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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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방정부가 지난해 쓰지 못하고 남은 돈이 39조7000억여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40조원에 가까운 돈을 쓰지 못했다는 점에서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통한 재난 위기 극복에 소극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나라살림연구소가 전국 243개 지방정부의 2020년도 일반회계 세입·세출 결산서를 전수조사한 결과 보고서를 보면, 세입예산은 474조원 세출예산은 408조6000억원으로 65조4000억원의 잉여금이 발생했다. 이는 중앙정부가 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해 4차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 증액한 43조원보다 더 큰 규모다.

전체 잉여금 중 2021년도로 사업이 넘어간 이월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지방정부가 집행하지 못한 순세계잉여금은 32조1000억원이다. 여기에 사실상 순세계잉여금의 ‘저금통’ 역할을 한다는 지적을 받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예산도 7조600억원에 달해 39조7000억원이 지방정부의 곳간에 방치된 셈이다.

특히 2020년은 코로나19로 지방교부세가 줄어들고 본예산에 편성되지 않았던 재난지원금 등 각종 코로나19 관련 지출이 급증했던 시기지만, 순세계잉여금과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은 2019년에 비해 오히려 2조8000억원 늘었다. 순세계잉여금은 2019년 31조7000억원에서 5조5000억원 늘어났으며 통합재정안정화기금도 같은 해 5조5000억원에서 2조1000억원 늘어났다.

나라살림연구소 제공

2020년도 잉여금 및 순세계잉여금이 증가한 이유는 지방정부가 본예산을 짜면서 세입 규모를 지나치게 낮게 예측했기 때문이다. 2020년 전국 지방정부 본예산 금액은 세입과 세출 모두 균형재정 원칙에 따라 345조원으로 같다. 하지만, 결산상 세입이 예산상 세입보다 129조원이 증가할 때 세출은 63조6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예비비, 기타지출잔액의 과다 편성 및 발생도 순세계잉여금을 만드는 원인이다. 2020년 순세계잉여금 중 예비비는 7조4000억원이다. 이는 일반회계 예산 규모 407조5000억원의 1.8% 수준이다. 통상 예비비를 일반회계의 1% 내로 편성한다는 점에서 지금의 예비비 편성 규모는 예산 지출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순세계잉여금을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타지출잔액(불용액)도 11조4000억원 발생했다는 점에서 지자체의 사업도 효과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코로나19 상황에서 순세계잉여금이 늘어난 것은 지방정부가 재난 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된 역할을 못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방정부가 순세계잉여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 더욱 정확한 세입 예측을 해야 한다. 예산을 편성할 때 예비비를 최대한 줄이고 사업도 효과적으로 추진해 불용액 발생을 최대한 막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결산 과정에서 확인되는 순세계잉여금 특성상, 예산안 마련할 때 이를 정확하게 반영할 수 없다는 점도 문제다. 2020년 발생한 순세계잉여금 32조1000억원 중 2021년 예산에 반영된 액수는 절반도 안 되는 15조7000억원(48.9%)뿐이다. 이는 다시 2021년도 순세계잉여금 과다 발생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작용해 순세계잉여금 발생을 둘러싼 악순환 구조를 만들기도 한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순세계잉여금을 적어도 1차 추가경정예산에는 반영해서 그에 맞는 지출 규모를 짜야 한다. 이 외에도 통합재정안정화기금의 성격도 구체적으로 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승욱 기자 seugwook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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