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표 긴 잠행에 '尹 마이웨이' 분수령

한기호 2021. 12. 1. 19:5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준석, 당무 거부 후 부산행
장제원 사무실 찾아 해석 분분
尹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을것"
윤석열(오른쪽)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충남 천안시 서북구 충남북부상공회의소에서 열린 기업인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이준석(오른쪽) 국민의힘 대표가 1일 오전 장제원 의원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방문하고 있다.이준석 대표 측 제공·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문제로 갈등하던 중, 당무 거부에 돌입한 이준석 당 대표의 잠행에 갖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른바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에 이어 제2의 옥새 파동에 빗대는가 하면, 윤 후보 측을 향한 견제 포석이란 관측도 나온다. 양측 갈등의 '핵'인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이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전혀 모른다"며 관망하고 있다. "무리하게 (이 대표에) 연락하지 않겠다"는 윤 후보가 당 대표와 김 전 위원장을 빼고, 선대위 '마이웨이'를 택할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이 대표는 1일 윤 후보의 핵심 측근 일원인 장제원 의원의 지역구인 부산 사상구 당원협의회 사무실을 찾았다. 전날(지난달 30일) 부산 땅을 밟은 그는 이성권 부산시 정무특보, 정의화 전 국회의장을 만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장 의원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 국민의힘 대표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이 대표가 (장 의원) 사무실을 격려차 방문했다"고 공지하면서, 사무실 내에서 활짝 웃으며 기념촬영을 가진 모습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 이어선 전남 순천을 찾아 당협위원장이자 지난해 21대 총선을 앞두고 당에 함께 합류한 천하람 변호사를 만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부산에 이어 이날 오후 전남 순천, 여수를 방문했다. 이 대표는 이틀째 휴대전화 전원을 끄고 접촉을 피하고 있다.

이 대표가 행적을 공개한 건 그가 지난달 29일 초선 의원들과 술자리 도중 페이스북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한마디와 야유 표시의 이모티콘인 '^_^p' 등을 남겨 대표직 사퇴 등 '중대 결심' 관측마저 낳은 지 이틀 만이다. 첫 출몰지역이 부산이란 점에서, 5년 전 제20대 총선을 앞두고 후보 공천장 날인을 거부한 채 잠적했다가 부산 영도다리에서 나타난 김무성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대표의 '옥새 파동'과 유사하단 평가가 정치권 안팎에서 나왔다.

다만 이 대표가 장제원 의원과 긴장이 조성된 뒤 그의 지역사무실을 찾았단 점에서 도피보단 '경고성' 행보 아니냔 해석도 있다. 장 의원은 앞서 이 대표에 대해 "영역 싸움을 윤 후보 앞에서 한다"며 비판 조로 말했다. 장 의원은 윤 후보의 경선캠프 종합상황실장을 맡았다가 아들 논란에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사퇴했으나, 캠프에서 여전히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구설이 최근 불거진 터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상경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오는 2일 오전 예정된 국민의힘 선대위 회의와 최고위원회의 일정도 취소됐다. 이 대표와 윤 후보 간 갈등이 더 길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충남 천안 상공회의소에서 취재진을 만나 "리프레시(재충전) 하기 위해 간 것 같다"면서 "당으로부터 얘기를 듣기론 이 대표가 당무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는 그러나 "이 대표에게 무리하게 연락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앞서 윤 후보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영입할 계획을 밝히면서도, 김병준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을 임명해 전권(全權) 부여 가능성과 거리를 둬 이 대표와 대립해왔다. 김병준 상임위원장은 이날 "제가 무너지면 지금 윤 후보의 인사권이 무너지는 것"이라며 자진사퇴 가능성을 "제로(0)"라고 했다. 이에 따라 윤 후보가 김병준-김한길 선대위 체제를 밀어붙이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한편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나타나 '민주당에 합류할 가능성도 있냐'는 취재진 질문에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마라"고 답했다. 이어 국민의힘 선대위 합류 여부에 대해선 "내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모르기 때문에 묻지 마라"고 말했다. 한기호기자 hkh89@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