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고 노동자·시의원·국회의원 되기까지 묻어둔 가슴 속 이야기"

정대하 2021. 12. 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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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이나 노동자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눈물부터 났다."

지난 1월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을 발의한 강은미(51]) 정의당 의원은 1일 "소수 의석을 지닌 정당의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꼭 필요한 일은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눈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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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미 의원 '사람 속에 길이 있다' 출간
1994년 전남대 졸업 뒤 노동현장으로
2004년 출산·육아휴직 이유로 '해고'
복직 투쟁 이기고 2005년 지역정치 입문
자전 에세이집을 펴낸 강은미 정의당 의원. 의원실 제공

“서민이나 노동자가 일어나서는 안 될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는 소식을 접하면 눈물부터 났다.”

지난 1월 제정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중대재해법)을 발의한 강은미(51]) 정의당 의원은 1일 “소수 의석을 지닌 정당의 의원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늘 고민하고 꼭 필요한 일은 실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눈물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출산휴가를 냈다고 공장에서 해고당한 여성 노동자였던 그는 최근 진보정당 소속으로 기초·광역의원 거쳐 국회의원이 되기까지의 역정을 담은 자전 에세이 <사람 속에 길이 있다>(문화창작소 청춘 냄)를 펴냈다. 그는 부제를 ‘꾸꿈스런 발품정치’라고 붙였다. ‘꾸꿈스럽다’는 전라도 입말로, 남들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을 꼼꼼히 기억하거나 챙긴다는 뜻이다.

강 의원은 지난해 6월 ‘중대재해법’을 대표 발의했다. 고 김용균씨 사망 이후 전면 개정된 산업안전보건법의 시행에도 재해사고가 줄지 않았기 때문에 ‘정의당 1호’로 낸 법안이었다. 하지만 정기국회에서 상임위 논의조차 한 번 못한 채 넘어가버렸다. 이에 그는 지난해 12월 중대재해법 제정을 촉구하며 고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씨, 고 이한빛 피디의 아버지 이용관씨, 이상진 민주노총 부위원장 등과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단식 농성 시작 29일 만인 올 1월8일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강 의원은 “중대재해처벌법이 경영자 면책조항 등 미흡한 점은 있지만 ‘노동자가 일하다 죽는 것은 그냥 사람이 재수가 없어서가 아니다’라는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졌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2004년 1월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장을 맡은 강은미 의원이 로케트전기 서울 본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고 있다. 강은미 의원실 제공

전남대 자연대 부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1994년 졸업 후 노동운동을 선택했다. 광주 하남산단에 있는 대기업 하청업체에서 냉장고 가장자리에 스티로폼을 붙이는 일을 하던 그는 무거운 수납차에 발등이 깔리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27년이 지난 지금도 그는 굽이 있는 신발을 신지 못한다. 1995년 앉아서 일할 수 있다는 말을 듣고 로케트전기에 입사했다. 하지만 2004년 1월 그를 비롯한 여성 노동자 8명은 출산·육아휴직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인사고과를 낮게 받아 정리해고됐다. ‘해고자 복직 투쟁위원장’을 맡은 그는 ‘부당해고’에 맞서 싸워 100일 만에 원직 복직했다. 강 의원은 “복직투쟁을 하며 ‘사람이 힘’이고 ‘사람이 희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여성노동자로 일한 지 11년 만에 그는 정치에 입문했다. 2005년 퇴사해 지방선거에 출마했던 그는 2006년 서구의회 의원에 당선됐고, 2010년 광주시의회로 진출했다. 기초·광역의회를 거쳐 국회의원이 된 강 의원은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으로 활동하는 동안 지역민들을 만날 때마다 느끼는 보람이 적지 않았다”며 “조금이라도 더 바르고 나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면 우리 삶이 많이 바뀔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이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활동한 것도 삶의 역정과 무관하지 않다. 광주 광산구 동곡 출신인 그는 “오랫동안 가슴에 묻어두었던 ‘사람’과 ‘살이’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더 늦기 전에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오는 4일 광주((대중컨벤션센터)과 6일 서울(여의도 국회도서관 지하 1층 대회의실)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12월 4일 광주에서, 6일 서울에서 출판기념회를 연다. 문화창작소 청춘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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