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백신 불평등의 복수' 방치하면 '제2 오미크론' 또 온다

서영민 2021. 12. 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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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의 출현은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백신을 공평하게, 골고루 나누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건데요.

왜 그런 건지, 글로벌 ET 서영민 기자와 얘기 나눠봅니다.

일본을 비롯해 여러 나라에서 입국 금지 같은 차단 조치가 나왔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기자]

일본은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막았지만 이미 첫 확진자 나왔습니다.

지리적으로 아프리카와 가까운 유럽에선 집단감염 사례도 나왔습니다.

포르투갈의 프로축구팀 선수, 직원 등 10여 명이 확진됐고, 영국 스코틀랜드에선 남아프리카 근처도 안 간 주민 6명이 감염됐습니다.

확산 자체는 지금까지 그랬듯 막기 힘들 겁니다.

미국의 파우치 국립 알레르기 연구소 소장은 "오미크론 전염력을 보면 이미 미국 들어왔대도 놀랍지 않다" "차단해도 못 막고 시간만 좀 벌 뿐이다" 말했습니다.

[앵커]

효과가 불확실한 차단 조치가 남아공을 고립시키고 차별하는 정책이라는 우려도 나와요?

[기자]

네, 사실 남아공은 유전자 분석에 세계적으로 앞서 있습니다.

앞서 베타 변이도 남아공 과학자들이 발견했고, 이번 오미크론도 발견해낸 뒤 신속히 WHO에 보고했습니다.

바이러스 발병 사실을 국제 사회에 알리는 데 늑장을 부렸던 중국 등 일부 국가와는 달랐고, 어쩌면 조기 대응 할 수 있게 공을 세운 건데, 이렇게 봉쇄의 대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AFP통신은 남아공 외교부가 "오미크론을 발견해 벌을 받고 있다"는 성명을 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런 식이면 앞으로 새 변이를 스스로 검출해낼 능력이 있는 어떤 나라도 새 변이 발견 사실을 공개 안 할 거다"고도 했습니다.

[앵커]

세계가 좀 더 냉정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이번 오미크론 변이가 앞선 델타 변이와 닮은 꼴이란 얘기가 나와요?

[기자]

네, 백신 접종률이 낮은 지역에서 바이러스 확산이 계속되고, 반복되다가 변이로 이어졌다는 측면에서, 인도에서 시작한 델타나 남아공에서 발견한 오미크론은 유사성이 있어 보입니다.

[앵커]

백신 불평등이 변이의 씨앗이 되었다?

[기자]

네, 세계 지도 한 번 보실까요.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지금까지 백신을 한 번이라도 맞은 비율, 나라별로 표시한 건데, 파란색이 짙을수록 백신 맞은 비율이 높단 뜻입니다.

다른 대륙들보다 확연히 색깔이 옅은 지역 보이시죠?

[앵커]

딱 봐도 알겠네요, 아프리카네요.

[기자]

네, 숫자로 바꿔볼까요?

북미, 유럽 등은 1차 접종률이 80%가 넘죠.

반면, 12억 인구의 아프리카는 11% 수준입니다.

접종 완료율은 더 낮습니다.

[앵커]

'백신 불평등'이 이 정도로 심했습니까?

선진국들은 백신 나누겠다고 했던 것 같은데요?

[기자]

그 약속, 잘 안 지켜졌습니다.

미국은 약속의 25%, 유럽연합 19%, 캐나다는 5%만 나눴습니다.

중국은 절반 나눴지만, 양이 많지도 않고, 또, 사실 중국 백신은 효과에 대한 의문도 적지 않습니다.

다른 요인도 있습니다.

이코노미스트지 기사를 보니까, 백신이 있다고 해결되는 것도 아닙니다.

부자 나라들이 우간다 같은 이런 나라들에 주는 백신들이 유통기한이 짧은 경우가 많답니다.

유통기한이 2주, 3주 남은 상태로 기부된다는 거예요.

안 그래도 교통망이나 의료 전달 체계가 낙후된 지역이고 냉장 운반차도 부족하니 안 준거나 마찬가지일 수 있죠.

아니면 백신은 있지만 주사기가 부족하다거나, 이 상황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변이가 발생하기 쉽고, 또 발생하면 번지기 쉽고, 또 다른 변이 가능성을 높이고 지구촌 전체로 퍼지게 되는 거죠.

[앵커]

선진국들은 사실 백신 넘치고 또, 추가접종, 부스터 샷 하고 있잖아요?

[기자]

지금까지의 백신 불평등, 앞으로도 비슷합니다.

영국 가디언지 보도 보면, 지금까지 백신 물량 89%는 선진국 20개 나라가 싹 쓸어갔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공급될 물량도 전체의 71%를 가져간답니다.

불평등이 지속 된다면 접종률 낮은 어디선가 제2의 오미크론이 또 나와도 하나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앵커]

결국, 세계가 함께 극복해야지, 우리나라만 백신 많이 가진다고 해결되는 게 아니란 얘기잖아요?

아주 간단한 이치인데, 왜 협력을 못 할까요?

[기자]

한편에선 국내 정치적 상황이, 다른 한편에선 돈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남아공은 하도 백신 공급이 안 되니 "직접 모더나 복제해서 쓰겠다" 선언했고, WHO도 돕고 있거든요.

하지만 모더나는 핵심 기술 줄 수 없다고 선을 긋고 있습니다.

백신 특허를 한시적으로 혹은 저개발국에 한해 풀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지만, 목소리만 높지, 실제로는 안 되고 있습니다.

[앵커]

지금도 늦지 않았습니다.

선진국들이 머리 맞대고 백신 공평하게 나눌 방법, 논의해야 합니다.

잘 들었습니다.

서영민 기자 (seo017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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