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 검토'에 당 내부 "원칙 없는 정책" 비판

송채경화 2021. 12. 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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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양도세를 감면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카드까지 꺼내들자 당 내부에서도 '원칙 없는 대선용 선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난 5월 민주당 부동산특위 때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상향 논의를 하면서 마지노선으로 잡은 게 '다주택 완화는 없다'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다주택자 규제인데, 양도세 완화를 해버리면 문재인 정부 주거정책 중에 하나도 남는 게 없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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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도 "정책신뢰 훼손, 부작용 커"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정책위의장이 11월30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1주택자 양도세를 감면하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국회 상임위원회에서 통과시킨 데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 카드까지 꺼내들자 당 내부에서도 ‘원칙 없는 대선용 선심 정책’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획재정부도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표시했다. 전문가들은 민주당 지도부가 내세운 명분인 ‘매물잠김 해소’에 관해 “효과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1일 당내에서는 다주택자 양도세 감면에 관해 스스로 신뢰를 허무는 무원칙한 행태라는 비판이 터져 나왔다. 박완주 정책위의장은 전날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배제하지 않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민주당 지도부는 양도세를 완화하면 매물잠김 현상을 풀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를 내세웠다.

이에 진성준 의원은 <한겨레>에 “우리가 양도세 중과 조처를 하면서도 미리 처분할 수 있도록 유예기간을 1년 줬다. 그때도 (매매를) 안 했던 사람들인데 이제 깎아준다고 내놓겠나. 이는 완전히 부동산 정책을 포기하는 것”이라며 “가진 사람들의 목소리가 크다고 그것만 반영하면 선거에서 이길 것처럼 얘기하지만 대선에서도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익명의 한 중진 의원도 “정부는 일관되게 투기 수요를 잡겠다고 하는데 (다주택자 양도세 인하는) 정책의 신뢰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표심을 잡으려는 욕심 때문에 그렇게 하는데 별로 슬기롭진 않다”고 지적했다.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 기조를 유지해온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다주택자 양도세 완화’를 검토하는 당 지도부와 의견을 함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쪽 선대위 관계자는 “이 후보도 현재의 부동산 여건상 주택소유자들이 물건을 내놓고 거래가 활성화되는 것이 수요 공급의 자연스러운 순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3월 이 후보가 페이스북에 “주택시장을 교란하고 집값 폭등의 주역인 주택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혜택을 취소하고 금융혜택을 제한해야 한다”고 쓴 것과는 사뭇 다른 기조다.

기재부는 이날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정부는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 흐름이 어렵게 자리 잡은 상황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유예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클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과거 양도소득세 중과 제도 도입 시 충분한 유예기간을 부여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추가적인 유예조치가 시행될 경우 정부 부동산 정책의 신뢰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다주택자 양도세까지 감면하면 문재인 정부가 거의 유일하게 성공한 ‘다주택자 규제’마저 임기 말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고 비판한다. 최은영 한국도시연구소장은 “지난 5월 민주당 부동산특위 때 1주택자 양도세 비과세 상향 논의를 하면서 마지노선으로 잡은 게 ‘다주택 완화는 없다’는 것이었다”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이 다주택자 규제인데, 양도세 완화를 해버리면 문재인 정부 주거정책 중에 하나도 남는 게 없게 된다”고 말했다.

양도세를 일시 완화하면 매물잠김 현상을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 역시 근거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박준 서울시립대 교수(국제도시과학대학원)는 “양도세 완화로 매물이 더 나오는 효과는 검증된 바가 없는 불확실한 주장”이라며 “지금 국면은 보유세 부담이 늘어나고 금리가 인상되는 것만으로도 매물이 많이 나올 수 있는 시기”라고 말했다. 송채경화 진명선 기자 kh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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