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붐 사그라들까..미국 9월 주택가격 상승률 둔화
[경향신문]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천정부지로 치솟던 미국 주택가격 상승세가 지난 9월 처음으로 주춤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을 비롯해 세계의 부동산 시장이 과열된 가운데 주택가격 안정세 추이로 이어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20개 도시 평균 집값을 측정하는 ‘S&P 코어로직케이스실러’의 9월 주택가격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9.1% 상승해 8월(19.6%)에 비해 상승세가 꺾였다고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는 새학기가 시작되면서 이사 수요가 줄었고,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조금씩 인상되면서 주택 구매 수요가 다소 사그라들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안정세를 찾았다고 볼 수는 없어 향후 추세를 예단하기는 어렵다. 9월 주택가격지수 상승세가 8월에 비해 둔화된 것일 뿐 역대 9월 상승 폭으로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달 전미부동산중개인협회(NRA)가 발표한 10월 기존주택 매매가격 중간값은 35만3900달러(4억1749만원)로 전년 동월 대비 13.1% 상승했다.
S&P 코어로직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에서 20개 도시 모두 두 자릿수 증가를 보고했다. 애리조나주 피닉스가 33.1% 상승해 가장 높은 상승을 기록했다. 플로리다주의 탬파(27.7%)와 마이애미(25.2%)가 그 뒤를 따랐다. 가장 낮은 상승폭은 시카고(11.8%)와 미니애폴리스(12.8%)였다. 집값 상승으로 주택 구매를 포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10월 주택매매 건수가 증가했지만 최초 구매자 비중은 29%로 전년 동기(32%)보다 감소했다.
상승세가 주춤하긴 했지만 여전히 미국 내 주택시장에서 수요에 비해 공급이 크게 부족한 상황이어서 집값이 크게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이어지고 있다. S&P 다우존스 지수의 크레이그 라자라 전무는 “잠재적인 구매자들이 도시의 아파트에서 교외 주택으로 이사하면서 주택시장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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