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월마트, 손님 도둑 몰고 합의금 요구하다가 24억 배상해야

미국 월마트 로고. 사진=AP뉴시스

 
미국 월마트가 고객을 도둑으로 몰고 합의금을 요구하다가 거액의 손해배상금을 지불하게 됐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앨라배마주 모바일 카운티 법원 배심원단은 전날 피고 월마트가 민사 소송을 제기한 원고 레슬리 너스에게 210만달러(한화 약 24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평결했다.

레슬리 너스는 2018년 월마트를 상대로 무고, 불법감금, 허위신고 등을 이유로 민사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너스는 2016년 11월 월마트에서 장을 본 뒤 무인계산대에서 결제를 완료했지만 계산대 스캐너가 고장나 영수증을 챙기지 못했다. 그때 마트 경비원은 그를 제지했고 도둑으로 몰기 시작했다. 경비원은 그의 말을 듣지 않고 경찰에 절도죄로 신고했다.

경찰은 수사 결과 너스를 무혐의 처리했다. 그럼에도 월마트 측 변호사는 2016년 12월부터 너스에게 “합의금 200달러(약 23만원)을 지불하지 않으면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편지를 수차례 보냈다.

너스 측은 “월마트가 고객을 도둑으로 몰고 합의금을 챙기는 행동을 반복했다”고 비판했다.

재판 과정에서 너스 측은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이 고객을 도둑으로 몬 뒤 합의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고 밝혔다. 월마트는 최근 2년 동안 합의금 명목으로 수천만달러를 챙겼다는 것이 원고 측의 주장이다.

210만달러라는 손해배상금에 월마트 측은 즉각 항소할 뜻을 밝혔다.

김형환 온라인 뉴스 기자 hwani@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