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대표 칩거 "尹 리더십 어디로" vs "李 대표 자격 있나"
[아침신문 솎아보기] 윤석열·이준석 갈등 파문
조선 "尹 리더십 어딨나"면서도 "당대표 태업" 비판
중앙 "李 대표 자격 있나" 사설 내놓기도
[미디어오늘 정민경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30일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언론은 '이준석 패싱' 논란 등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갈등이 배경이라고 봤다. 이 대표가 전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그렇다면 여기까지입니다”라는 글을 남겨 대표직 사퇴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날 언론 보도와 사설 등을 보면, 경향신문은 당 내 갈등 자체에 싸늘한 민심을 주목했지만 대다수 언론은 윤석열 후보 리더십 문제라고 지적했다. 벌써부터 '문고리'라 불리는 윤 후보의 측근들도 문제라고 했다. 다만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이 대표를 비판하며 “대표 자격 있나”라고 쓰기도 했다. 언론마다 미묘하게 논조가 달랐다.
다음은 주요 종합일간지 1면 가운데 이 대표 관련 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이준석의 '당무 파업' 윤석열 선대위 '위기'”
국민일보 1면에 이준석 대표 관련 기사 없음.
동아일보 “이준석, 윤석열과 갈등 선대위 활동 전면 거부”
서울신문 “이준석, 사실상 당무 거부, 尹선대위 갈등 폭발”
세계일보 “尹득표전략 과거방법 이대론 2030 못 끌어와”(이준석 대표 인터뷰)
조선일보 “이준석, 당무 활동 당분간 중단”
중앙일보 “패싱 논란 이준석 온종일 잠적 파장”
한겨레 “당대표 잠적까지, 주도권 싸움 점입가경”
한국일보 1면에 이준석 대표 관련 기사 없음.
윤 후보 측근 '3인방' 원인으로 꼽혀
이 대표 칩거에 사퇴설까지 제기됐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윤석열 선대위'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조율 실패에 이어 시작부터 흔들리고 있다”며 “이 대표가 상임공동선대위원장직이나 대표직 사퇴 등 초강수를 던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썼다.
다만 한겨레는 3면 기사에서 “무기한 활동 중단에 돌입한 이 대표가 당대표 사퇴 등으로 추가 행동을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했다. “정권 탈환을 위한 보수 혁신과 국민의힘 개혁을 주장해온 이 대표로선 명분 없는 몽니로 비치는 것에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는 게 이유다.
언론은 윤 후보의 이 대표 패싱이 문제라고 봤다. 윤 후보 측근 권성동·윤한홍·장제원 의원이 갈등 원인이라고 꼽기도 했다.
동아일보는 5면 “尹-李 갈등 폭발, 당대표가 후보에 반기… 당내 '겨울 빨리 왔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이 대표는 다음날 오전까지 주변에 같은 뜻을 전하며 사실상 당 대표 사퇴 의사까지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고 썼다.
동아일보는 “선대위 구성 과정에서 이른바 윤 후보의 측근 '3인방' 권성동, 윤한홍, 장제원 의원이 여의도 정치권 인맥이 옅은 윤 후보 주변을 장악한 것을 대표적 원인으로 꼽고 있다”며 이 대표 패싱설의 원인을 짚었다.
경향신문은 이날 논설위원 칼럼 '여적'에서 “비전과 정책을 제시하기에도 바쁜 정당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영입을 놓고 며칠을 흘려보내더니, 이제는 당대표와 대선 후보가 갈등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며 “무대 위의 주연이든 조연이든 오로지 관객을 위해 존재한다. '정치인은 오직 국민만 두려워해야 한다'는 김무성 전 대표의 말은 여전히 유효하다. 권한 다툼만 하는 정당에서 어떻게 자기 당 대선 후보를 찍어달라고 호소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후보 리더십 어딨나” vs “대표 자격 있나”
경향신문 사설은 당 내 갈등을 짚으며 당 자체에 여론이 싸늘해졌다고 지적했고, 여타 언론들은 윤 후보를 비판하는 논조였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 “인사 논란에 '이준석 패싱'까지 싸늘한 민심 안 보이나”에서 “어쭙잖은 지지율 1위 여론조사에 도취돼 벌써 정권을 차지한 양 당내 이런저런 세력들이 주도권 싸움을 벌이고, 이런 알량한 탐욕조차 정리하지 못하는 정치력이라면 이들에게 나라 5년의 운명을 맡겨도 좋은지를 자문하는 유권자는 갈수록 늘어갈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를 패싱하는 당내 무리를 비판한 것이다.
세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상황을 이 지경으로 끌고 온 윤 후보의 책임이 크다”며 “과거에 연연하다가 청년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경고음까지 들린다. 윤 후보는 주변의 쇄신 요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썼다.
세계일보의 경우 지난달 29일 진행한 이준석 대표와의 인터뷰를 1면에 배치했다. 이 대표 입장을 전면 배치해 윤 후보를 직격한 것. 칩거 직전 이뤄진 인터뷰에서 이 대표는 윤 후보와 당에 쓴소리를 이어갔다.
이 대표는 “윤석열 후보가 경선 때까지 밀고 올라왔던 전략을 보면 충청대망론에 조직정치를 결합한 것인데 그런 득표 전략으로는 젊은 세대를 끌어올 수 없다”, “윤 후보가 여러 조언을 듣고 바뀌는 게 유일하게 2030세대 표를 얻는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윤 후보와 당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조선일보 역시 5면 기사 제목을 “인선갈등 한달째, 정책비전도 없어… '尹리더십 어딨나'”로 뽑았다. 조선일보는 “대선을 99일 앞둔 30일 국민의힘에선 윤석열 대선 후보에 대한 리더십 문제가 불거졌다”며 “한 달 가까이 계속되는 선거대책위원회 인선 갈등, 윤 후보 측근을 둘러싼 '문고리 전횡' 공방, 윤 후보의 정책과 비전 부재 논란 등 리더십 문제가 누적돼 초유의 당 대표 당무 거부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라고 썼다.
다만 조선일보는 이 대표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음주 페북 후 전화끄고 잠적, 제1야당 대표의 태업”)를 함께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이 대표의 '정치적 태업'을 두고 당내 주류 세력의 '이준석 소외시키기' 때문이란 지적과 함께 당대표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비판도 나온다”고 전했다. 대다수 언론이 '이준석 패싱'을 문제라고 봤는데, 이 가운데서도 조선일보는 '당대표의 부적절한 처신'도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이 대표를 포함한 당내 여러 이견들을 수습해 하나의 팀으로 선대위를 이끌어야 할 책임은 윤 후보에게 있다. 이 대표는 늙고 낡았던 야당에 '이준석 현상'이라는 새바람을 일으키며 젊은 세대의 관심을 끌어모은 귀중한 자산”이라며 “식상한 인물들을 선대위에 배치한 윤 후보가 정작 이 대표와는 감정 싸움만 한다면 그것이 국민 눈에 어떻게 비치겠는가. 그로 인한 피해는 누가 보겠나. 다수 국민은 정권 교체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계속 이런 식이면 그런 민심도 흔들릴 수 있다”고 썼다.
반면 중앙일보는 “이준석의 돌연한 보이콧, 대표 자격있나”라는 사설을 썼다. 이 사설에서 중앙일보는 “물론 김 전 위원장 영입 과정에서 보인 윤 후보의 리더십이 갈등을 증폭시킨 건 사실이다. 장제원 의원을 위시한 몇몇을 두고 '문고리 권력'이란 얘기까지 나오는 것도 윤 후보가 심각하게 반성하고 조치를 취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더라도 이 대표 스스로 '후보가 무한한 권한과 무한한 책임을 가지고 간다'고 말했듯, 선대위에 관한 한 윤 후보에게 전권이 있다”고 윤 후보를 두둔했다.
종편 10주년 맞아 동아일보, 채널A 자화자찬
1일 종편 개국 10주년을 맞아 종편을 소유한 동아일보가 종편 기획을 지면에 내보냈다. 반면 또 다른 종편 채널의 모회사인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이날 지면에 종편 10주년 기획을 배치하지 않았다.
동아일보는 1일 신문 2면에 “채널A 오늘 개국 10주년”이라는 제목으로 전면을 활용했다. 기사 제목은 “최초서 최고로, 탐험가 정신으로 콘텐츠 개척… 오리지널의 힘, 세계가 인정”이었다.
“채널A가 1일로 개국 10주년을 맞았다. 채널A는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에 따듯한 웃음과 감동, 정확한 정보를 전하기 위해 한결같은 자세로 달려왔다.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창의적으로 구축해온 오리지널 콘텐츠, 현장에 발을 딛고 길어낸 불편부당한 뉴스는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이 사랑에 힘입어 채널A는 슬로건인 '꿈을 담는 캔버스'에 모든 경계를 뛰어넘는 탁월한 콘텐츠를 더 많이 그려나갈 예정”이라는 편집주를 달고 '이제 만나러 갑니다', '도시어부', '하트시그널', '강철부대', '금쪽같은 내새끼' 같은 프로그램을 홍보했다.
하단 기사로는 “오픈 스튜디오 새단장, 더 투명한 뉴스 전합니다”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1일부터 오픈 스튜디오를 새 단장해 뉴스 제작 현장을 모두에게 공개한다는 내용이다. 채널A 뉴스를 '강하고 젊은 뉴스'로 수식했다. 2019년 화성 연쇄살인사건의 용의자가 복역 중인 이춘재였음을 단독 보도한 것을 채널A 대표 뉴스로 꼽았다.
서울시 의회, TBS 출연금 증액… 오세훈과 갈등 예고
서울시의회와 오세훈 서울시장의 갈등이 예상된다. 서울시의회는 내년도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서울시가 대폭 삭감했던 TBS 교통방송 출연금을 증액했다. 반면 오 시장의 역점 사업 예산을 삭감했다.
동아일보는 12면 기사에서 “30일 시의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서울시가 삭감했던 TBS 출연금을 다시 136억 원 증액해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375억 원이었던 TBS 출연금을 123억 원 삭감해 편성했다.
동아일보는 “전체 110석 중 더불어민주당이 99석을 차지하고 있는 시의회가 오 시장의 공약 사업 예산을 줄줄이 삭감하고 있어 3일부터 열리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도 공방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미디어오늘을 지지·격려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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