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리모 유산시 20일 휴가"..골드만삭스가 꺼낸 파격 직원복지

정혜인 기자 2021. 12. 1. 0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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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미국이 역대급 인력난을 겪는 가운데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파격적인 직원 복지 계획을 발표했다.

━'가족휴가·안식년' 월가 인재 유출 막을 수 있을까━ WSJ은 골드만삭스의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실제로 누리는 직원들은 많지 않겠지만, 경영진이 우려하는 인재 유출 등의 우려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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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계가족 사망, 본인·배우자 유산시 20일 유급휴가..회사가 부담하는 퇴직연금 매칭 기여금 비중도 높여, "인재 유출 등 인력난 막으려는 월가의 이례적 도전"
/사진=AFP

코로나19(COVID-19) 여파로 미국이 역대급 인력난을 겪는 가운데 대형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가 파격적인 직원 복지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 8월 신입직원의 초봉을 기존 대비 30% 인상한 데 이어 3개월 만에 새로운 복지혜택을 내놓을 만큼 월가의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인 것으로 보인다.

29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골드만삭스가 직원들에게 보낸 공지를 검토한 결과, 월가의 실세 기업이 인재 영입 및 유지를 위해 가족 사망, 유산 등 조사(弔辭) 관련 유급 휴가일을 늘리고, 장기 근속자에 대한 무급 안식년 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새로운 정책에 따라 골드만삭스 직원들은 직계가족의 사망, 본인 또는 배우자의 유산 때 20일의 유급휴가를 받을 수 있다. 심지어 대리모가 유산했을 때도 20일간의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다. 미국의 일부 주에서는 대리모가 합법이고, 캘리포니아, 워싱턴 D. C, 오리건 등에서는 상업적인 목적인 대리모도 허용하고 있다. 비직계 가족 사망 시에는 5일간의 유급휴가가 주어진다.

안식년 제도도 도입된다. 최소 15년간 근무한 직원에게는 6주간의 무급 안식휴가가 제공되고, 이보다 근무 기간이 오래된 직원들은 더 긴 휴가를 받을 수 있다. 골드만삭스는 전체 직원의 약 10%가량인 4000명이 안식년 제도 적용 대상자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회사가 부담하는 퇴직연금 매칭 기여금의 매칭비율을 전체 연봉의 6%(기존 4%)로, 12만5000달러(약 1억4900만원) 이하는 8%로 상향 조정하고, 신입직원의 기여금 매칭 전 적용했던 1년간의 대기기간도 없애기로 했다. '매칭 기여금'이란 근로자가 퇴직연금으로 적립하는 금액의 일정 비율을 회사가 지원해주는 돈으로, 매칭 비율은 일반적으로 연봉의 3~6%다.

WSJ은 미국 기업이 직원의 가족사와 장기근속 직원에게 장기 유급휴가를 제공하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월가의 대형은행이 '빡빡한' 노동시장에서 인재 확보를 위해 경쟁하고, 직원들의 피로 해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골드만삭스가 직원의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막고자 새로운 직원 (복지) 혜택을 추가했다"고 표현했다.

지난 6월 뉴욕에 있는 골드만삭스 본사에 들어서는 직원들. /사진=블룸버그
'가족휴가·안식년' 월가 인재 유출 막을 수 있을까
WSJ은 골드만삭스의 파격적인 복지혜택을 실제로 누리는 직원들은 많지 않겠지만, 경영진이 우려하는 인재 유출 등의 우려는 다소 해소될 것으로 봤다.

코로나19(COVID-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시중에 풀린 정부의 경기부양 유동성에 전 세계적으로 증시 강세장이 형성되면서 월가의 업무량을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정부의 방역 규제 강화 속 업무 형태가 비대면 중심으로 전환된 여파로 은행 직원들의 근무환경은 악화했다.

올해 초 골드만삭스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근무실태조사에 따르면 직원들의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95시간이었고, 직장 내 스트레스가 신체적·정신적 건강에 악영향을 줬다고 답한 직원이 대다수였다. 이 문제가 불거지자 회사는 '토요일 근무 금지' 규정을 강화하겠다고 반응하기도 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벤틀리 드 베이어 인적자원책임자는 "우리는 현재 직원들과 예비 직원들에게 매력적인 가치 제안을 제공하길 원했다. 또 단순히 경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었다"며 직원들이 장기 유급휴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독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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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chimt@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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