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 窓]플랫폼은 진흥의 대상일까 규제의 대상일까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벤처창업학회 부회장 2021. 12. 1.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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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플랫폼에 대한 보도가 쏟아진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플랫폼을 통해 쇼핑을 하고 음식배달도 시키고 택시도 부르며 QR체크인도 한다.

하지만 플랫폼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소상공인에게 갑질을 하니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같은 법안을 도입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연 플랫폼은 우리 삶을 혁신하는 진흥의 대상일까, 규제해야 하는 대상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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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가천대 교수

요즘 하루가 멀다하고 플랫폼에 대한 보도가 쏟아진다. 그만큼 플랫폼은 우리 일상의 필수품이 됐다.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플랫폼을 통해 쇼핑을 하고 음식배달도 시키고 택시도 부르며 QR체크인도 한다. 하지만 플랫폼은 골목상권을 침해하고 소상공인에게 갑질을 하니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과 같은 법안을 도입해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과연 플랫폼은 우리 삶을 혁신하는 진흥의 대상일까, 규제해야 하는 대상일까.

플랫폼 비즈니스의 본질은 양면(two-sided) 시장이다. 한쪽 면에는 소비자, 다른 쪽면에는 공급자들을 연결하는 과정에서 플랫폼은 가치를 창출한다. 호텔 하나 소유하지 않은 에어비앤비, 차량을 직접 운영하지 않는 우버 같은 플랫폼은 소비자와 공급자들을 연결, 중개하는 것으로 사업을 성장시켰다. 이렇게 플랫폼에서는 소비자, 공급자들이 서로 연결되는 장(場)을 마련하고 선순환구조를 만들어 빠르게 성장시키는 것이 사업의 핵심이다.

그런데 양면시장이 잘 작동하기 위해서는 다수의 소비자, 다수의 공급자가 확보돼야 사업성이 있다. 예전에도 신용카드, 생활정보지 같은 양면시장이 존재했으나 스마트폰이 보급된 후 최근 10여년 동안 다양한 형태의 양면시장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최근 성공적인 스타트업은 대부분 플랫폼이고 창업경진대회에 나오는 사업계획서의 열에 아홉은 플랫폼 관련 내용이다.

또한 플랫폼에서는 롱테일(long-tail) 경제현상이 나타난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의 에릭 브린욜프슨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전통적 유통에서는 상위 20%의 상품이 전체 매출의 80%를 차지하지만 플랫폼에서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중소상공인이 많아 상위 20%의 상품이 전체 매출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소량으로 판매되는 상품이 아주 많아지는 긴 꼬리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플랫폼은 비즈니스모델 혁신과 창업생태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새로운 플랫폼의 출현은 해당 산업의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상품과 서비스가 다양해지며 소상공인들이 시장에 진입할 기회가 생긴다. 플랫폼에 소상공인 입점업체가 많아져야 고객도 늘어난다는 점에서 비즈니스모델 자체에 상생의 요소가 들어있다 할 수 있다. 전남 해남에서 선장님이 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전복을 라이브커머스 플랫폼을 통해 선상에서 생방송으로 팔기도 한다.
물론 일부 플랫폼에서 독과점적 지위를 남용하는 사례가 있을 수 있다. 입점업체가 다른 플랫폼을 선택할 수 없는 경우를 '싱글호밍'(single homing)이라 부르는데 이런 경우 플랫폼이 정한 조건을 거부하기 어렵다. 얼마 전 문제가 된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인앱결제 강제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온라인플랫폼공정화법 도입에 대한 찬반논쟁이 거세진다. 하지만 플랫폼은 아직 정의조차 되지 않은 상태로 독점적 지위에 있는 플랫폼도 있지만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한 스타트업 플랫폼들도 같이 존재해 법안 도입을 통한 일률적 규제는 성급한 면이 있다. 또한 플랫폼에서 독과점은 기존 경제학에서 접근하는 독과점 이론과 많이 다르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 새로운 위원장을 영입하는 등 기존 접근과 다른 방식을 택했다.

분명 우리나라는 플랫폼 분야에서 그 어느 나라보다 많은 기회를 가지고 있다. 다만 정부가 플랫폼을 규제한다고 할 때 부처마다 입장과 규제방법이 너무 달라 일관성이 결여돼 혁신을 저해할까 우려스럽다. 플랫폼에 대해 섣부른 규제를 실행하기보다 플랫폼경제 연구와 혁신을 추구하는 사회적 선택에 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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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벤처창업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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